박재룡 연구원께 그가 쓴 글을 읽고 나서 든 궁금증을 10월 1일에 메일을 통해 물었지만,
아직 읽지 않았고 (물론 안읽었기 때문이겠지만,) 답도 없네요.
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해결해 주실 분이 이곳에는 계실까 해서 박 연구원에게 보낸 편지 전문을 이곳에도 올립니다.
전문가 분들의 친절한 해설 부탁드립니다.
Intro
저는 이 글을 읽고 나서 부동산이 대세 하락하지 않을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글이 “삼성경제연구소의 발표 또한 부동산은 대세 하락하지 않는다고 하니 부동산 호황이 올 것입니다.” 류의 왜곡 보도로 이어질 공산이 크며, 이는 궁극적으로 내가 갖게 되는 상대적 박탈감은 차치하고라도 국가 부채 심화와 “통일세를 걷어 재정적자를 메울 것”만 같아 짜증이 나는 게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박재룡 연구원께서 어떠한 정치적 의도에 기반해서 이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Seri CEO Info 773호(이하 세리 보고서)에 제가 공감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충실한 답변 고대합니다.
부동산 대세하락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하는
삼성경제연구소 CEO Information 773호의 보완을 위한 제언
1. 세리 보고서 검토 배경
- 실물경기는 개선되고 있으나,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이다.
- 주택 가격은 하락세고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미분양은 적체되고 있다.
- 정부가 8.29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불안은 여전하다.
- 이러한 부동산 침체와 거래량 감소로 15.7조원의 소비자 후생이 감소되었다.
- 국민 부담이 우려되므로 대세하락 가능성을 검토하고 정부역할을 재조명해야 한다.
2. 대세 하락 가능성이 낮다는 근거와 정책 주문
가. 추가적 가격 조정은 크지 않다.
- 대출규제의 순기능 덕에 현 상태에서는 부동산 폭락 가능성은 적다.
나. 고령층 주택 선호와 가구 수 증가로 수요 위축 가능성은 적다.
- 베이비 붐 세대의 대량 은퇴에도 높은 주택 보유율이 예상되며, 총인구 감소에도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주택의 실질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 불안 심리로 인한 부동산 가격 급락 가능성은 낮다.
- 한국의 자가보유비율은 세계 주요국 최저 수준이며, 외환위기 직후와 달리 기대심리 하락폭이 작다.
라. 주택담보대출 채무불이행 발생 가능성은 낮다(단, 위험요인은 상존)
- 대출규제 지속 및 금리인하로 인한 이자부담 감소로 채무불이행 가능성은 낮다.
마. 정책 주문
- 양도세 중과 폐지로 거래 활성화를 유도
- 보금자리주택 공급확대와 주택연금 활성화로 불안심리 해소
- 대출규제유지, 시장 투명성 제고로 시장건전성 확보
3. 세리 보고서에 대한 의문점
가. 소비자 후생 감소 15.7조원에 대하여
- 부동산의 공급곡선과 수요곡선은 가격탄력적인가 궁금합니다. 세리 보고서 3페이지에서 근거로 제시하는 그래프의 기울기가 아무리 단순화한 것이라고 해도, 부동산의 수요/공급곡선이 모두 이렇게 완만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자칫하면 소비자 후생 감소를 과도하게 제시하기 위한 자료의 왜곡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나. 추가적인 가격 조정 가능성에 대하여
- 보고서는 시중의 가격급락 우려의 근거(선진국 대비 작은 가격조정 폭)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십니다. 저도 공감합니다.
- 그러나 주택가격형성의 수준으로부터 다시 생각해보면, 얘기가 달라질 것 같네요. 우리나라 고유의 전세제도는 주택담보대출로 중도금 내고, 전세 세입자의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른다는 점에서 DTI / LTV 규제와는 또 다른 대출 수단이지 않겠습니까. 주택가격의 과대평가를 통해 감정평가사 및 공인중개사(수수료 수입 극대화), 건설업자(조성원가 대비 분양가 극대화), 은행(이자수입 극대화) 모두가 이익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거품을 나눠 먹는 것은 욕망을 좇는 것뿐이지요. 전세제도를 통한 주택가격의 과도한 가격상승을 고려하지 않고 타 국가와의 가격 조정 가능성을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국가별로 소비재가격 및 국민 대다수 소득 평균과 생애 소득(단순 평균국민소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 하위 10%의 소득 수준을 제외한 나머지 80%의 평균 국민 소득을 보자는 것입니다.) 대비 주택가격에 대한 비교를 선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마도 이렇게 해보면 우리나라 주택가격은 심각하게 높은 수준일 겁니다.
- DTI / LTV는 담보가치 대비 대출 부실을 검토하는 것으로 담보 자체에 거품이 낀 상태에서의 논의가 어떤 의미를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다. 한국 주택자가보유비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며 기대심리하락폭이 작을 거란 예측에 대하여
- 한국 주택 자가보유비율 기준년도는 2005년으로 대부분 2007년 이후인 비교치와 시간 격차가 큰 편이네요. 2005년 이후 우리나라에 공급된 주택을 고려하면 이 비율은 많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예상은 세리 보고서 12페이지 좌측에 제시하신 그래프를 근거로 추측한 것입니다. 05년~06년에 급증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는 자산유동화를 위한 단순 주택 처분이 아닌 신규 주택 취득을 위한 대출임을 전제할 때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 현재의 금융위기는 IMF 구제금융 시기와 다르다고 하시지만, 현재도 물가상승으로 인해 실질소득이 감소한다는 측면에서 IMF 구제금융시기와 다르지 않고, 고금리에 따른 대출금 상환부담은 한은의 금리인상 기조가 변경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곧 나타날 예정이며, 세리 보고서 11페이지에서 언급하는 것과 같이 2009년 한 해 동안 24.6조원이 주택담보대출로 발생된 것은 09년 한 해 주택거래량과 비교했을 때 매수를 위한 대출이 아닌 이미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잠재적 부동산 매도로 보아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라. 주택담보대출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에 대하여
- 담보대출은 어떤 경우에 하나요? 담보가치보다 담보의 할인유동화를 통하여 실현 가능한 효익이 더 클 때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럼 주택담보대출 받은 사람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랬을까요? 대출 끼고 집을 샀거나(집값 상승 시 차익실현), 돈이 없어서 입니다. 세리 보고서 12페이지 좌측 그래프를 보면 04~06년의 주택담보대출은 06~08년의 아파트 가격 상승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한 것처럼 보이죠. 그럼 08~10년의 주택담보대출은 어떻게 보아야 하나요. 주택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0에 수렴 중입니다. 집 값은 안 오르기 때문에 04~06년과 같은 채무해소는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과연 이 그래프를 근거로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겠습니까.
- 세리 보고서 13페이지에서는 또 2009년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LTV는 34.5%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24.6조원이 증가되었다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의 수가 엄청나다는 의미죠. 만일 그 사람들이 대출 끼고 집을 샀다면 주택자가보유비율 낮다는 설명이 문제가 있고, 설령 고가 아파트를 산 사람들만이 담보대출을 받은 게 문제가 된다면 소득악화는 이미 저소득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되었다는 방증이 되고 맙니다.
마. 정책 주문의 실효에 대하여
- 거래활성화를 위한 양도세 중과 폐지는 거래활성화의 메인이 될 수 없습니다. 양도소득세는 다만 투자수익의 일종으로 과세되면 될 뿐이고 거래세로서의 양도소득세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정책은 금융/재정정책을 통한 부동산 부양보다는 자본 회전 속도를 높여서 부양하는 것이 나아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 그러나 지금의 문제는 유동화된 자본이 고여버리는 데 있습니다. 결국 보고서에서는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가 거래 활성화를 도모할 것이라는 것은 부차적인 이유처럼 보이고, 주된 이유는 “양도세가 아까워요.”로 인식됩니다.
- 양도세 중과가 주택공급을 왜곡한다는 세리 보고서 17페이지의 주장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주택공급의 왜곡은 사실 1가구 다주택에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주택공급을 늘려, 보급율이 100%를 넘어도 무주택자가 있는 것은 전세 / 월세 등 임대수익을 위한 다주택자 때문입니다. 부동산임대소득세율을 대폭 인상하여 1가구 다주택이 해소되면 자연스럽게 주택가격은 안정될 것입니다. 이것이 거래활성화와 주거안정을 동시 달성하는 길이죠. <끝>
첫댓글 아, 그리고 저는 동탄에 살면서 1호선 전철로 아산까지 출퇴근하는 무주택자입니다. 수도권 집값은 하락세라는데도, 동탄은 집값이 되려 오르는 거 같습니다. 전세가격이야 2년 전 입주 당시 대비 약 50% 상승한 것 같고요. 언제쯤 이 동네 집값도 상식수준으로 정착될까요.
세리가 사용한 기초데이터와 분석자료에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많은 부분 공감이 갑니다. 도대체 언제쯤 버블이 꺼지고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 되어 공정하고 건전한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 될까요? 중개업계는 지금 침몰 중....... 에휴....
세리연구소 연구원보다 나으신 분인듯 합니다.
부동산 시장은 염려없다는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와는 달리 삼성물산은 용산재개발사업에서 손 털고 나갔죠. 뭘 믿어야할까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