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근무조라서 한참 집중해서 잠들어있을무렵.
누군가 벨을 눌러댑니다.
부스스 일어나 나갔더니
30대 중반쯤의 차려입은여자가
[자고계셨어요 죄송해요] 라며 반갑게 웃으며 말을 건네옵니다.
여까지만 들으면 자칫 반갑고 설레는 방문자로 생각될수 있습니다.
[누구신데요] 라는 나의 질문에
[ 교회에서 나왔어요 / 아주머니계신가요 / 설문조사좀해도될까요 / 수공예동호회에서나왔는데요 ] 등등
올때마다 처음은 제각각 다른이유를 대지만
결론은 결국 하나입니다. [ '하나님의 교회'를 아시냐 ] 라고.
제가 오늘 화가 많이 난 이유는 여기서 조금더 사정이 있습니다.
처음 찾아왔을때는 약간의 불쾌함을 표시하며 오지마시라고한뒤 돌려보내었습니다.
그때도 야간이었는데. 물론 한창 자다깨서 기분은 상당히 나빴습니다만.
어쩔수 있겠습니까. 생글생글 웃는얼굴에 침뱉을수도없고.
그런데 두시간즈음 뒤에 또 누가 문을 두드리고 벨을 눌러대는거였습니다.
나가봤더니 똑같은 레퍼토리에 다른여자들이더군요.
짜증이 팍 났습니다.
그래서 화를 좀 냈습니다.
[아니 두시간전에와서 사람 잠깨웠으면 정도껏하셔야지 너무한거아닙니까 밤에 일하러가야하는데 지금]
그랬더니 죄송하답니다.
말이 난김에 조금더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입구부터 비밀번호를 누르고들어오는 집인데 어떻게 알고 들어왔냐] 고 따졌더니
누가 나오는길에 문이열리는틈으로 들어왔답니다.
아니, 이집 신축인데다 대낮이고 입주한집도 얼마 안되어서 사람도없는데 누가 이시간에 나간단말인지.
또 나간다면 방문자가 두팀이나 들어올만큼 들락거린사람이 많은것인지.
음식배달이나 우체국이나 택배기사분들등등 이런분들을 위해 입구옆에 조그맣게 매직으로 비밀번호를 써놨는데
이걸 누르고 들어온것은 불을보듯 뻔한데 거짓말을 말을 더듬으면서 거짓말인것 티 다나게 주장하고.
그랫더니 이내 인정하고 죄송하답니다.
처음부터 그랬으면 될것을 말길어지게 어디 거짓변명이나 늘어놓고 ....
어쨋거나 야간에 일을하러가야하니 다시한번 돌려보낸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것이 3주전이었습니다.
오늘 자고있는데 또 찾아와서 문두드리고 벨누르더군요.
잠결에 휘청휘청 걸어나갔더니 또 똑같은 생글생글 웃는얼굴로 똑같은 소리를 해댑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저는 [어디신데요? 어디서 오신거에요?] 라고 물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 라고적힌 전단지를 보여주기위해 옆구리에낀 영업용 다이어리를 뒤적거리더군요.
순간적으로 확 낚아챈다음 문을 쾅 닫아버렸습니다 -_-;물론 자동으로 잠기지요.
장부를 빼앗긴 여자는 밖에서 두드리고 벨누르고 난리가 났습니다.
일절무시하고 CSI로 빙의해, 이사람들이 어디서 보내는여자들인지. 왜보내는지. 이것저것 파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놀랐습니다. 주로 19세에서 23세미만의 그것도 여자분들이 진짜 많이 상담에 응함은 물론이거니와
순순히 연락처도 제공해주고 개인정보를 서스럼없이 탈탈털어 다 알려주더군요. 정말 순진한건지 모자란건지.
일단 놀란가슴을 진정하고, 도를넘어선 개인정보수집은 경찰에 갈것도없이 제가 모조리 압수하기로 하고 종이들을 빼내 찢어버렸습니다.
동시에 장부구석에 정X혜 라는 이름과 함께. 제가 살고있는지역이 [7구역] 으로 구분되어있는것도 파악했습니다.
이 여자들을 보낸곳은 광평동에있는 어떤 교회였습니다.
연락처가 있더군요.
당장에 전화를 걸어 확인했습니다. 어떤남자가 받더군요. 아마도 목사나 집사 전도사 정도였겠지요.
다짜고짜 화를 버럿버럭냈더니 불쾌해 하더군요. 보통이라면 상대가 다짜고짜 화를내면
자신이 개인이라면 그런태도를 보여도 되지만. 교회관계자가 상대가 화를낸다고 같이 화를내다니.
어쨋든 선은어떻고 후는어떻고 설명을했고 왜 화가 났는지를 설명했더니 사과는 하긴하더군요.
아주아주 성의없는 사과. 하지않는편이 나앗을정도로 허술한 사과.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욕설도 퍼붓고 겁을 잔뜩 주었더니. 놀랍게도 태도가 확 변하는것이었습니다.
상대가 불만을 말하면 같이 화를내는사람이 겁을주면 갑자기 긴장하고 태도를 정중히 한다는것은.
바꾸어말하면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사람이라는 의미아니겠습니까.
결국 결론은 저의 집의 위치를 알려주고 이근처로 다시는 사람을 보내지말라고 으름장을 놓고는
거칠었던 통화가 끝났습니다.
다음. 찢어진 개인상담지는 모조리 쓰레기통에 쑤셔넣고 명함은 챙긴다음
빈 종이만있는 장부를 문을열고 잔인하게 발앞에 툭 떨궈줬습니다. 주워가라고.
연이어 복도가 쩌렁쩌렁메아리치도록 소리를 지르며 화를내어주었습니다. (어차피 제가사는층은 낮엔 텅 빕니다 ㅋ)
그걸 알리없는 두 여자들은 행여 누가나와서들을까 눈치보느라 정신을 못차리더군요,
그 와중에 또 물어봤습니다 [비밀번호현관 어떻게 들어왔어요?]
참 어이없습니다 ㅎㅎ [누가 나오실때 들어왔는데요]
[주차장 못보셨어요? 지금 여기 신축이라 입주한세대 10곳도안되고 대낮이라 주차된 차 한대없을만치 깨끗하게 사람이없는데. 도대체 누가 나갔다는소리인데요? 이시간에 여기 빈건물이거든요?]
[죄송합니다....]
[애초에 그렇게 누가 나올때 들어왔다치더라도 그 문이 현관문이니 당신들은 지금 주거지불법침입죄에 해당하는데 알고있느냐]
[몰랐습니다]
[두번째왔던사람도 누가 나올때 들어왔다더라. 추궁했더니 비번누르고왔다더라. 법몰랐냐고하니 몰랐다더라. 똑같은말하기로 약속이라도 한것이냐]
[죄송합니다]
진짜 심하게 으르릉 으르릉 하고 겁을준뒤 마찬가지 돌려보내었습니다.
혹시 그 교회 다니시는분 계신가요.
원래 교회에서 전도라허 무작위로 임의주택에 침입해서 설문조사한다는둥 거짓말로 사람불러내어 아닌척하다가 갑자기 종교이야기로 빠진다음 무리하게 강제로 개인정보 빼내고 교회 오도록 만든답니까?
조만간에 해당 교회를 방문해볼까 생각중입니다.
필요하다면 교회의 제일 대표자나 그 임의주택방문을 지시한사람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귓방망이정도는 때려줄생각도있습니다.
그여자들이 취득한 개인정보중에는 39세 가정주부도 있었습니다.
남편이 귀가하는 시간이 적혀있다는것은. 두가지중 하나겠지요.
[저는 잘 모르니깐 남편이랑 얘기하세요. / 언제오시는데요? / XX시요] 라고 얼떨결에 알려줬거나
[남편도 함께 그 교회를 다니고싶네요 / 몃시오세요 / XX 시요] 라고 했었다는것이겠지요.
후자라면, 연락처를 두사람것을 다 알려줬을텐데.
전자일 가능성이 높아보이더군요. 전화번호도 하나만 적혀있고, 몃시부터몃시까지는 뭐하고 뭐한다 이런거 적혀있는걸보면.
덕분에 오늘 잠도 다 날리고. 열받아 미치겠습니다.
그런짓 시킨다고 와서 하는 여자들도 정신없는것이지만.
그런짓을 시킨사람은 진짜 혼이나야하지않겠습니까.
여러분들도 부디 이런사람들에게 개인정보 알려주는 허술한실수 하는일이 없으시길....
더불어 혹시 교회관계자분이 보고계시다면 이런행동 못하게 막아주세요. 이건 전도가 아니라 침해입니다..
첫댓글 현석이 야간인데 잠몬잤구나 ..
수업열심히 ..그래도
수업중에 이 일을 얘기해줬더니. 웃기게도 ㅋㅋ 일본인 선생님네에도 이사람들이 갔나봐요. 항상 둘이서 짝을지어다닌다고하네요.
넷이서 짝지어 다니다가, 건물마다 두명씩 들어가더라고하네요
임시방편으로 초임종에 아기가 자고 있어요 라도 붙혀 놓으세요 저도 교대일하는지라 잠못자는 스트레스... 잘다스리세요^^
보기만해도 오싹한 심령사진을 초인종위에 붙여둘까봐요.
안그럼 초인종을 누르면 안에서는 소리똑같지만 바깥에선 갑자기 [끼아아아악] 하는 비명소리가 나는 초인종을 달아놓고싶네요.
소리도 엄청나게크게 그냥...
상대가 화를 내면 같이 화를 내고 상대가 겁을주면 긴장하고 태도를 바꾸는게...
강자에겐 강하고 약자에겐 약한사람이야? ㅋㅋ
욱하는 성질은 있는데 겁이 많은 사람일뿐!
욱하는 성질은 있는데 겁이 많은 사람 =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사람. -_-;;
교회말고도 구미에 하나 있죠..비산동 온천건물에 본부를 두고 있고 송정동 시청근처에도 작은 본부를 두고있는 '대순진리교' 길가다가 뭐 인상이 어쩌고 저쩌고 산에서 공부하고 왔다느니 별에별말 다하는 대순~ 신평에 살때 나이 나랑 동갑뻘쯤 되는 처자들 2명이서 자고 있는데 문드드길래 뭔가하고 문열어줬는데...그냥 네~네~하고 돌려보냈더니 담날 또와~비슷한 시간에 그래서 화 이빠이 나서 욕은 아니고 목소리 쫙~깔고 자꾸 찾아오면 경찰 부른다고 담날 또오면 욕부터 나간다고 말하니깐 안왔어요....잠잘때 깨우면 진짜 피곤함......짜증나고
그런사람들은 무얼믿고 그렇게 호언장담들을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더불어 왜 사람들을 같은종교로 꼬드기고싶어하는지도 이해를 못하겠구요. 그렇게 좋으면 혼자다니던지. 왜 싫다는데 끝까지 귀찮게하는지...
전 예전 부산살때, 아는형이 신혼집에 초대해서 집들이갔더니 집안이 휑~ 하더라고요. 심지어 가전집기가 하나도없었어요. 냉장고도 밥솥도없었지요. 황당하더군요.
잠시뒤, 그 형이랑 형수님이 밥을 먹으러가재요. 한 10여분을 배고픔에 하염없이 따라 걸었습니다.
도착한곳은 [수련원] 이라고 적힌 일종의 단전호흡 이런거하는 수련원이라더군요. 신혼부부가 밥을 먹는장소로는 더없이 이상하기 짝이없었지만. 일단 배고
배고프고 해서 생각없이 따라들어갔습니다. 안쪽에 들어가니 도복같은걸 입은 아줌마가 두팔벌려 맞이해주시더군요. 밥은 진짜 주긴주더군요 거기 식당에서ㅋㅋ
밥을 다먹고나자 [차를 한잔하자] 며 이상한 방으로 유인하는거엿습니다. 불길한느낌이 강렬하게 뇌리를 스쳤지만. 어차피 저는 자신감으로 똘똘뭉쳐있어 당당히 따라들어가 차를 얻어마셨습니다.
그제야 본색을 드러내더군요. [입도식을 해야 우주의 진리를 꺠달을수있다] 랬던가? 암튼.
입도식하라고 끈질기게 고집부리더군요. 나는 필요없다 요만큼도 할생각이 없다고 반대로 완강하게 고집을 피웠고요.
제가 가졌던 자신감과는 달리. 그사람들은 쉽게 저를 포기하지않더군요.
장장 4시간에 걸친 [입도식] VS [안한다] 갑론을박을 펼친끝에 [내가 하고싶어지면 오겠다] 는 말을 남기고는 일어섰습니다.
그 형의 실체를 알게된 사건이었지요 ㅋㅋ 뭐 그뒤로도 그형님과는 잘지냅니다마는. 다시는 저한테 입도식하자는이야기안합니다.
그때 그 도복아줌마가 했던말중에 가장 대박이었던것은. [우주의 진리를 깨달으면 사람이 신선이되고 도술을 쓰고 둔갑술을 쓸수있다] 라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과학적인 증거도 있다며 바득바득 주장하던 모습이 아직도 머리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둔갑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