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 비목[碑木]에 관하여"
1964년, 강원도 화천군 백암산 계곡, 비무장지대(평화의 댐 북방 14km 휴전선 부근)를
순찰하던 ROTC 2기 한명희 소위(당시 25세. 전 서울시립대 교수, 현 예술원 부회장)는
잡초가 우거진 곳에서 이끼 낀 무명 용사의 돌무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 '비목'의 작사자 한명희 교수
6.25 때 숨진 어느 무명용사의 무덤인 듯 옆에는 녹슨 철모가 딩굴고 있었고,
무덤 머리의 십자가 비목(碑木)은 썩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보였습니다.
▲ 비목
녹슨 철모, 이끼 덮인 돌무덤, 그 옆을 지키고 있는 새하얀 산목련, 화약 냄새가 쓸고 간
깊은 계곡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
그는 돌무덤의 주인이 자신과 같은 젊은이였을 거라는 깊은 애상에 잠깁니다.
세월이 지나 4년 뒤 동양방송(TBC) 에 입사하여 PD로 일하던 한명희는 함께 일하던 장일남 작곡가(한양대 음대 명예교수. 2006년 9월 별세)가
어느날 가곡에 쓸 가사가 없어 고민하고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에 한명희는 그가 ROTC 2기로 전방 OP 근무하다 발견한 비목을 보고 썼던 시를 보여줬더니
이 시를 읽은 장일남은 '참 좋다'라고 하더니 즉석에서 작곡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 '비목'의 작곡자 장일남 교수
이 노래는 70년대 중반부터 '가고파', '그리운 금강산'과 더불어
한국인의 3대 애창곡으로 널리 불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초연(硝煙)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비목이여···"
가곡 "비목" 의 고향인 강원도 화천군에는 전쟁과 분단의 흔적들이 아직도 이곳저곳에 서려 있습니다.
6.25 당시 화천댐을 놓고 벌인 치열한 공방전으로 붉게 물들었던 파로호는 지금 신록 속에 푸르기 그지 없고, 군사정권 시절 댐 건설의 필요성을 놓고 논란이 일었던 평화의 댐은 민통선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댐 옆에는 가곡 "비목"을 기념하는 '비목공원'이 들어서 있습니다.
▲ 평화의 댐
파로호의 원래 이름은 호수모양이 전설의 새 대붕(大鵬) 을 닮았다고 대붕호(大鵬湖)였으나, 6.25 전쟁 직후
이곳을 방문했던 이승만 대통령이 1951년 화천댐 공방전에서
국군이 중공군 3개 사단을 물리치고 대승을 거둔 것과 관련하여, "적을 격파하고 포로를 많이 잡았다" 는
뜻으로 "파로호(破虜湖)" 라는 새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 파로호
파로호 경치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는 화천읍에서 평화의 댐으로 가는 460번 지방도 오른쪽에 있습니다. 파로호 휴게소에 차를 대고 5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비목공원은 1998년, 가곡 '비목' 을 기념해서 만들었습니다. 산비탈에 돌로 한반도 모양의 단을 쌓았고 곳곳에 돌무덤과 비목이 세워져 있습니다.
▲ 비목공원
▲ 비목공원 비목 노래비
화천군에서는 매년 6월 3일부터 6일까지 이곳 비목공원과 화천읍내 강변에 들어서 있는
공원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산자락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렸고 그 사이로
북한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
이곳에서 근래에 호랑이 발자국이 발견됐다고 해서 주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조국을 위해 희생한 비목의 주인공과 많은 선열들의 숭고한 넋을 생각하며
'비목'의 가사를 다시 되새겨 봅니다.
가곡 '비목'은 적막에의 두려움과 전쟁의 비참함, 그리고 그 때문에 더욱 간절한 향수 등이
서정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는 노래입니다.
비목(碑木)
[ 1 ]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 2 ]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파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첫댓글 오~~나가자 용친 좋은글 올렸네요
잘 보고 갑니다.
부지런도 하셔 ~ ?
대구에는 오늘 하루종일 비가 새벽부터 왔지요
도로유실로 아침 출근길이 부분 통제가 되기도
이시간에는 조용
목요일 상경
금요일 역탐에서 만납시다 ! ㅎ
나가자님!
몰랐던 비목에 대한 많은 배움을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저녁 되세요~^
2년전에 전국여성 생할정구체육대회가 강원도 화천에서 개최
남 ,여 혼복 행사였는데 마침 비가와서 행사를 치루지못하고
시간을 활용해서 "평화의 댐 " 방문을 했지요
그곳에서 " 비목 " 유례가 있드라고요
다음날 마침 비가 그쳐 행사를 했는데 3위를 하고 왔지요 !! ㅎ
시간 만들어 우리용방 당일 여행 한번 다녀올수있도록
가람이 게시판 지기님께서 추진 한번 해보심이 어떤지요 ??
@나가자 하하하~^가람이는 힘이 없어요,
회장님이 이것 보시면 추진 할꺼에요.
그리고 나가자님이 추진하시면 여성펜들이 많이 참석 할텐데...
@가람이
나는 앞에나서는건 싫어해요
목소리만 크지 속빈강정
그리고 !
사람은 이름을 알리는것 조심해야하고 ㅡ
돼지는 쌀찌우는것 조심 해야 ~~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