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인 테치? 잘부탁드리는 테치!"
굉장히 호화로운 2층 저택에서, 새 주인에게 인사하는 자실장.
이 자실장은 국내 최고급 실장샵에서 데려온 아주 귀엽고 똑똑한 SS급 자실장이다.
새 주인을 만나 들뜬 자실장에게 남자가 말한다.
"네 이름은 코미다. 코미, 나와 하나 약속을 하자."
"코미 테치! 무슨 약속인 테치?"
"니가 하는 모든 분충짓을 받아주겠다.
매일매일 스테이크와 스시를 바치라면 스테이크와 스시의 산을 만들어주고, 자를 낳고 싶다고 한다면 자들도 모두 길러주마.
하지만 이거 두개만 지켜라.
네 그 귀여운 외모.
그 외모에 걸맞는 행동거지.
이 두개만 지킨다면 널 죽을 때까지 상위 0.0001%의 사육실장으로 길러주마."
"텟, 테에...?"
자실장은 당황스러웠다.
자를 가지지 말것, 주는 음식을 감사하게 먹을것, 분충이 되지 말 것.
이 모든것은 태어났을 때부터 양충이었던 자실장에게 주어진 교육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눈 앞의 이 남자는 분충짓을 해도 좋다는거지?
"알, 알겠는테치..."
"응, 잘 기억해라."
그 후 며칠간은 일반적인 사육실장으로 살았다.
주어지는 고급푸드에 감사하며 조용히 먹고, 창밖의 예쁜 정원을 보며 노래를 부르거나 하는.
그러던 어느 날...
"테... 스테이크... 먹어보고 싶은...텟!!!!"
자신도 모르게 TV의 스테이크를 보니 스테이크를 먹고 싶다는 말이 튀어나온 것이었다.
코미는 남자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남자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튕겼다.
따악
그러자 저택의 사용인들이 호화로운 장식이 되있는 고급 스테이크 5장을 내왔다.
"테, 테츄아아아?!"
분명 브리더에게 받은 교육이 있었지만, 눈앞의 스테이크에서 퍼져 나오는 냄새 앞에선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이 터져나오는 탄성.
"츄...츄릅... 주,주인님... 같이 드시는테치..."
"음, 난 필요없다. 너 다 먹어라."
"테에에... 잘먹겠는테츄!"
눈앞에 환상의 음식인 스테이크가 있음에도 사용인이 썰어 먹여주는 조각을 얌전히 받아먹는 코미.
얼마후...
자실장이 성체가 될 정도의 시간이 지난 이후...
코미는 창문을 열고 바깥 바람을 쐬고 있었다.
그리고, 바람을 쐬는 모든 사육실장이 그러하듯이, 자를 가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코미는 주인에게 가서 직접 말했다.
"저, 주, 주인님..."
"아, 코미. 무슨 일이냐?"
"와, 와타시 자를 가진거 같은데스... 자를 낳게 되면 다른 곳으로 분양해주길 바라는데스..."
"...굳이 그래야하나? 키우고 싶으면 키워라."
"데,뎃?! 하지만, 주인님에게 부담이...!"
"성체실장 일만마리를 10년동안 키울 정도의 재력은 되니 상관하지 말고. 집사!"
"예, 도련님."
"코미, 임신했다니까 전용 태교 음악이랑 영양가 있는 음식들 대접해줘."
"알겠습니다, 도련님."
코미는 갈수록 혼란스러워졌다.
TV를 보며 배우는 상식들에 단 하나도 통용되지 않는 주인님.
수상할 정도로 돈이 많은 주인님.
하루종일 실장카를 타고 누벼도 끝이 보이지 않는 세레브 하우스같은 집.
예쁜 제복을 입은 수십명의 사용인들.
그러고보니, 과거에ㅡ
"테! 주인님! 저 동물은 뭐인테스?
코가 길쭉길쭉한 테스!"
"아, 저건 코끼리라는거다."
"테에... 와타시도 코끠뤼 보고 싶은테스..."
"뭐 안될것도 없지 보러가자."
"테에! 좋은테스!"
드디어 주인과 '동물원'이라는 곳에 간다.
TV에서나 보던 많은 동물들과, 맛있는 먹거리들이 넘쳐나는 동물원.
"뿌우우우우우우우..."
"테?"
코끠뤼다.
TV에서 보던 육중한 그 동물이다.
근데 이게 왜 집 뒷마당에 있는거지?
"어때, 맘에 들어?"
"주인님, 코끠뤼가 왜 집 뒷마당에 있는테스...?"
"그거? 원래 둘째 형이 동물을 좋아해서 집 뒤에 동물들을 길렀는데, 형이 독립하고 나서는 내가 기르는 중이야."
"테에... 생각하는건 그만 두겠는테스."
다시, 돌아와서ㅡ
"텟테레~"
자실장 넷과 엄지 둘을 낳은 코미.
"훈육은 알아서 잘 할거라 믿는다?"
"걱정마시는데스!"
귀여운 자들과, 세레브한 생활.
코미는 더할 나위 행복했다.
그런데...
"테, 테챠아아아아!!! 마마!! 마마!!"
"삼녀어어어!! 왜 거기있는데스!!!"
삼녀가 창문 끝에 간신히 매달려있었다.
나비를 쫓아 나가다, 미끄러진 것이다.
"기,기다리는데스... 마마가...온...?!"
삼녀를 구하러 간 코미는 삼녀와 함께 떨어졌다.
"주! 주인니이이이이이이임ㅡ"
"...사, 살은 데스? 아..."
자신의 몸에서부터 뚫려나온 쇠창살. 얼굴은 이리저리 갈려서 원형을 알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삼녀는 살렸다.
"테, 테츄우우우... 마,마마!!!"
"괜찮은데스, 삼녀... 마마는..."
"... 무슨 소리지? 거기, 누구 있... 꺄아아아악!! 도련님!!"
주변을 지나던 사용인이 코미를 발견하고 주인을 데려왔다.
암울한 표정의 주인.
"테에엥 주인님 마마가...!''
"괜찮은데스 삼녀. 주인님이 고쳐주실..."
"약속을 지키지 못했구나. 코미."
"...데?"
"처음에 했던 약속이 기억 안나나? 니 귀여운 외모를 지키겠다는."
"데...지금 이건... 재생액을 쓰면 낫는..."
"재생액? 흉터는 남는다.
그리고 써봤자 넌 죽어."
"데, 데에에... 주인님... 고쳐주시는데스..."
"집사. 폐기해."
"예. 도련님. 자실장들은 어쩔까요?"
"귀엽게 생긴 장녀와 오녀를 빼곤 다 갖다버려. 아니지. 이미 호화로운 생활을 해서 들생활은 무리겠군. 그냥 죽여."
"예."
"주, 주인님...? 자들은 왜...?"
"왜냐고? 그야,
못 생 긴 건 필 요 없 으 니 까"
이제야 이해가 됐다.
그 모든 정성과 대접.
그것은 자신의 외모로부터 나오는 것이었단걸.
이렇게 된 이상 코미가 해야할건 하나였다.
"데수우웅? 자들은 살려주는 데수웅~"
"... 외모에 맞지 않는 행동거지.
끝까지 날 실망시키는구나.
잘가라."
"데, 데, 데."
코미는 말을 잇지 못하고 죽었다.
집사는 사용인들을 시켜 시체를 치우고 자실장들의 처리를 맡기고는 커피를 홀짝이며 중얼거린다.
"벌써 다섯번째신가..."
유서깊은 전통을 가진 후작 가문, 벨라웨어 가의 사남.
그가 자신이 모시는 도련님이었다.
자신의 강아지가 염산에 녹아 괴이하게 변해버린 그 날 이후로 도련님은 극심한 외모지상주의에 걸렸다.
고양이. 앵무. 물고기 등 모든 예쁜 동물이라면 키웠으나 그의 욕구는 차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실장석이라는 동물에 관심을 돌렸다.
말 잘듣고 예쁘게 생긴 실장석이라면 수십억을 들여 키웠다.
하지만 어째선지 모두 자를 낳고 모성애를 발휘하다 저렇게 죽더라.
"이번엔 코미 님, 아니 코미의 장녀와 오녀겠군.
남은 자실장들은... 내 알바는 아니지."
집사는 조용히 커튼을 닫았다.
어디보다 호화롭지만 어딘가 적막한 별장의 하루는, 또다시 끝이 났다ㅡ.
"마마는 어디간 테치? 주인님, 아는게 있으신테치?"
"마마 없어진 레치? 주인님이 길러주시는 레치?"
"... 너희들에게 호화로운 생활을 약속해주마.
그 대신,
나와 약속 하나 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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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작가의 얘기는 종종 등장할 예정입니다
첫댓글 오오... 덤덤히 읽다가 신선해서 글 남기는 포쿠~! 우마우마한 포쿠~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