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작품은 실재 인물이나 사건, 단체를 비판할 의도가 전혀 없는 레후! 재미로만 봐주시는 레후!@
야키코. 45세.
그녀는 자신의 휼룡한 도덕성을 자랑할 기회를 찾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우월한 시민정신을 보고 존경하길 바라고 있던 것이다. 그 와중에 인터넷에서 본 한 기사.
'도시의 실장석, 핍박받는 생명.'
편파적이고 논리적 오류가 넘쳐나는 이 기사는 야키코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행동력이 뛰어난 그녀는 곧장 마트로 달려가 1Kg에 5천원인 '성분불명 실장푸드'와 '영양제로 실장석용 콘테이토'를 사서 공원으로 달려갔다.
※야키코 주말봉사 1일차※
그녀가 사는 집 주변의 공원은 대부분 구제작업이 완료되어 살아있는 실장석이 거의 없었다.
한참을 돌아다닌 끝에 발견한 성체 한마리.
''데에. 닝겐상도 와타시를 괴롭히러 온 데스? 마음대로 하는 데스. 이미 저항할 생각도 없는 데스.''
거의 독라가 되다시피 한 이 녀석은 인간에게도 동족에게도 학대받던 녀석이다.
''그렇지 않아. 나는 너희를 도우러 온 우월한 인간이란다.''
어차피 다른 실장석도 없다고 생각한 야키코는 1kg짜리 푸드와 콘테이토를 모두 그 한마리에게 주었다. 한달은 넉넉히 먹을 양의 보존식이었다.
''세상에는 착한 호ㄱ...닝겐상도 있다는 걸 깨닫은 데스. 감사한 데스.''
실장석의 감사인사에 야키코는 15분 동안의 고생이 보상받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갔다.
''뎃데로게~ 뎃데로게~''
뒤에서 누군가 노래를 부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야키코는 굳이 뒤돌아 보지 않았다.
※야키코 주말봉사 15일차※
야키코가 다시 공원을 방문한 것은 2주 뒤의 일이다.
그동안 그녀가 공원을 방문하지 않은 것은 가족 문제라던가, 직장 문제 같은 사소한 일 때문이 아니었다. '귀찮음'이라는 아주 중요한 문제 때문에 봉사를 못한 것이다.
어찌되었든 야키코가 공원에 돌아왔을 때 보게 된 건 한 실장석 일가였다.
''닝겐상께서 주신 푸드 덕분에 무사히 자를 낳아 기를 수 있었던 데스.''
혼자 먹기에는 넘쳐나던 푸드. 녀석은 그 푸드를 이용해 일가를 먹여 살린 것이다.
''테츄웅~''
귀여운 자실장의 애교를 보자 야키코는 역시 자신이 한 행동은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을 했다.
그녀는 오늘도 1kg짜리 푸드와 콘테이토를 두고 갔다. 실장석들은 감사인사를 하며 야키코를 배웅했다.
''테프픗. 마마의 말대로 아주 휼룡한 노ㅇ...''
자실장 한마리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친실장이 녀석의 입을 막았다. 야키코의 얼굴을 보며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녀석.
야키코의 눈에는 아주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야키코 주말봉사 45일※
공원의 자실장이 30마리 넘게 불어났다. 한달 전에 봤던 자실장들은 이미 중실장 상태에 들어갔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자를 낳을 수 있게 되는 데스. 전부 닝겐상의 은혜 덕분인 데스.''
친실장은 그동안 자들을 독립시키지 못했다고 한다. 탁아? 투분? 야키코는 모르는 단어들이다. 아마 실장석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용어인듯 하다.
아무튼 대가족이 되었으니 푸드도 더 많이 필요해질 것이다. 야키코는 과감하게 10kg짜리 푸드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야키코 주말봉사 70일※
이제 공원에 자실장들은 100마리를 넘어간다. 성체도 여럿 보인다.
''어제 이사온 원사육실장인 데스. 이 공원에 친절한 호ㄱ... 아니, 닝겐상이 있다고 해서 온 데스.''
자신의 검은색 머리 자실장을 내밀어 보이는 원사육실장. 야키코는 이런 품종의 실장도 있구나, 생각하며 자실장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다른 공원에서도 닝겐상의 소문을 듣고 이곳으로 이주하는 데스. 공원이 더더욱 풍요로워 지는 데스!''
야키코의 선행이 여기저기에 알려지고 있다. 감동한 야키코.
지금까지 야키코의 도움으로 독립한 자실장은 15마리. 전부 휼룡하게 마마가 되어 아기실장을 임신했다. 몇 달 이내에 공원을 자로 가득 채우게 될 것이다.
태어난 자들은 야키코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부를 것이다.
※야키코 주말봉사 78일※
비온다.
야키코는 집에서 넷플릭스 정주행이나 하기로 마음먹었다.
※야키코 주말봉사 90일※
한 남자가 실장석 일가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야키코는 용기를 내어 다가가 따진다.
''아니, 전 공원 관리인이라구요. 이곳에서 탁아 피해를 입었다는 민원을 받아서 정리하러 온 거라구요.''
비겁하게 변명이나 하는 남자를 향해 야키코는 따끔한 충고를 했다.
''그렇게 할 일이 없으면 집에 가서 넷플릭스 정주행이나 하라구욧!''
남자는 한숨을 쉬며 물러난다.
뒤에서 반달 같은 눈으로 웃으며 야키코를 찬양하는 실장석 일가. 그녀는 언제라도 자신을 믿으라며 주먹을 꽉 쥐어 보인다.
※야키코 주말봉사 99일※
내일은 야키코가 이 봉사활동을 시작한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비록 주변에서 알아주는 사람은 전혀 없었지만, 본인은 독립투사라도 된 듯한 기분으로 봉사를 계속해 왔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왜 그러니? 늘 먹는 만큼 가져왔는데?''
''모자란 데스!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데스!''
야키코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 번식력.
공원의 실장석은 이제 천마리를 넘는 정도로 많이 있다. 그중에는 임신을 한 실장석도 꽤 많이 있다.
안정된 상황이 되면 실장석들은 번식을 한다. 이 안정된 상황이란 '충분한 식량'이나 '천적의 부재' 같은 아주 단순한 일을 의미한다.
야키코의 도움으로 식량 문제는 해결 되었다. 천적도 야키코가 막아줬다. 그러니 실장석이 번식하기에 안정된 환경이 만들어졌고, 닥치는대로 번식을 계속해왔다.
이제 푸드 값에만 수십만원이 들 정도로 공원의 실장석은 늘어나 버렸다.
''너희가 너무 많이 낳아서 그런 거잖니. 앞으로는 한 일가마다 아들딸 둘만 낳아 잘 기르렴.''
''데샷! 그런 거 모르는 데스! 자로 세상을 가득 채우려면 아직 한참 모자란 데샤!''
''닥치고 밥이나 더 가지고 오는 데스! 똥노예!''
그동안의 감사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무례하고 포악한 행동만 일삼는 실장석들. 야키코는 자신이 엄한 모습을 보여 훈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너희들. 혼나고 싶어?''
''똥노예야 말로 혼나고 싶은 데스?''
야키코를 향해 날아오는 운치 세례. 미처 피하지 못한 운치에 야키코는 녹색 슬라임이 되어 버렸다.
순간 야키코는 그동안 깨닫지 못하고 있던 사실을 떠올린다.
공원의 실장석들은 닥치는 대로 기물을 파손하고, 운치로 조형물을 오염시켰으며, 재산피해까지 입히기 시작했다.
공원에서는 이 사태의 원흉을 찾아 형사처벌하겠다는 팜플렛을 내걸었다. 그동안은 무시했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버린 것이다.
''흠...도망칠까?''
야키코는 아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병신.
※야키코 봉사중지 1일째※
'오로롱 구제'
학대파를 알바로 고용해 부려먹는 이 회사는 업계에서도 가장 잔혹하기로 유명한 구제업체이다.
''햣~하!''
''햐~앗 하!''
''햣하~''
천마리를 넘어가던 공원의 실장석들은 도망갈 틈도 없이 학살을 당했다. 공원이 조용해지기 까지 걸린 시간, 대략 45분. 평화에 찌든 분충 사냥만큼 쉬운 일도 없다.
''수고하셨습니다. 마스터 토시야키.''
''그래. 참피 시체들은 전부 트럭에 싣어라.''
구제보다 어려운 게 뒷처리다. 시체 하나라도 남아있으면 공원에 민원이 들어오니 뒷처리에 더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근데 이 시체들, 어디에 씁니까? 먹을 수도 없지 않습니까?''
''아, '성분불명 실장푸드'라는 제품 만드는 공장이 있거든. 거기에 싼 값에 팔고 있어.''
''그딴 물건, 사육실장 한테도 못 먹일 텐데... 사는 사람 있습니까?''
''있어. 싼 값에 고귀한 척 하고 싶어하는 책임감없는 인간들.''
※후일담※
야키코의 선행은 CCTV에 찍혀 공원의 관리인에게도 알려졌으며, 이에 감동한 관리인들은 '고소'라는 이름의 선물로 보답했다고 한다. 이후 야키코는 메챠쿠챠 파산했다.
첫댓글 픽션입니다! 아무튼 픽션입니다!
인분충도 파킨해서 다행인데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