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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코스>
어름치마을·평창동강 민물고기생태관 → 4.5km, 10분 → 백룡동굴 → 44km, 1시간 10분 → 동강래프팅 → 12km, 20분 → 별마로천문대
원시 자연을 만나러 가는 여정은 강원도에서도 오지로 꼽는 평창군 미탄면에서 동강을 따라 영월까지 이어진다. 자연이 빚고 시간이 다듬은 거대한 자연은 우리에게 무한한 감동을 준다. 백룡동굴에서 느낀 경이로움도, 동강에서는 거친 물살을 헤쳐 나가며 맛본 성취감도 모두 자연이 건네는 선물이다. 쏟아질 듯 밤하늘을 가득 메운 수많은 별들도 조금은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한다.
어름치마을
강원도에서도 오지로 꼽는 평창군 미탄면. 이곳에서 차로 20분은 족히 가야 만날 수 있는 마을이 있다. 이름도 예쁜 어름치마을이다. 평창동강 민물고기생태관은 생태관광지로 유명한 어름치마을 초입에 있다. 생태관으로 들어서면 백룡동굴을 본떠 만든 동굴 모형이 여행자를 맞는다. 백룡동굴에 대한 내용을 음향과 영상 전시물을 통해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동강에 서식하는 민물고기를 전시한 '민물고기 자연관'은 평창동강 민물고기생태관의 핵심 공간. 어름치, 황쏘가리, 동사리 등 45종의 토종 민물고기들이 이곳에 전시돼 있다. 바위틈에 1.2m의 거대한 몸을 숨기고 있는 메기는 민물고기 자연관의 터줏대감이다.
[왼쪽/오른쪽]평창동강 민물고기생태관 내부 / 몸길이 1.2m의 토종메기
1층 전시관이 관람 공간이라면 '물고기 탐험관'과 '동강체험관'으로 구성된 2층 전시관은 체험을 위한 공간이다. 대형 스크린의 실사 영상을 보며 동강의 거센 물살을 타고 넘는 뗏목체험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만큼 스릴이 있다. 2층 전시관에서 연결되는 야외 체험장에서는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생태관을 돌아본 뒤에는 어름치마을에서 래프팅, 카약, 스카이라인, 스카이점프 등 다양한 레포츠에 도전해 보는 것도 괜찮다.
[왼쪽/오른쪽]백룡동굴 입구까지는 배를 타고 이동한다 / 백룡동굴 입구
백룡동굴(천연기념물 제260호)은 2010년 생태체험 학습형 동굴로 지정되면서 일반에 공개됐다. 1976년 마을 주민에 의해 세상에 알려진 지 30여 년 만이다. 백룡동굴은 동굴 공개 6년 만에 매년 1만여 명이 찾는 평창의 대표 생태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백룡동굴 탐방은 탐방복 갈아입기로 시작한다. 안전모와 헤드랜턴 그리고 장갑과 장화까지 꼼꼼히 챙기면 탐방 준비 끝. 탐방복이 필요한 이유는 동굴로 들어서면 절로 알게 된다. 동굴 입구까지는 배로 이동한다. 한때 철제 난간을 따라 40분 정도를 걸어야 했던 거리가 10분으로 줄었다. 동굴 입구를 지나 만나는 거대한 반석은 온돌이다. 17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온돌 밑 아궁이에는 불에 그을린 거뭇한 흔적이 남아 있다.
[왼쪽/오른쪽]백룡동굴 입구에 남아 있는 온돌 흔적 / 기어서 들어가야 할 만큼 협소한 구간도 있다.
탐방로는 생각보다 험하다. 조명이 없는 동굴에서는 안전모에 달린 헤드랜턴이 유일한 길잡이다. 좁은 탐방로도 곤혹스럽다. 안전모에 시야가 가려 천장에 머리를 부딪히는 건 예사고, 갑자기 낮아진 천장에 허리를 90도로 꺾어야 걸음을 이어갈 수 있는 구간도 여럿이다.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미끄럼 타듯 내려가는 구간이 있는가 하면, 배를 바닥에 대고 기다시피 해야 어렵사리 지날 수 있는 '개구멍'도 있다.
동굴벽을 장식하고 있는 종유석 [왼쪽/오른쪽]백룡동굴에서는 다양한 석순 종유석 석주를 관찰할 수 있다 / 파이프오르간 형태의 종유석
탐방보다 탐험에 가까운 수고를 들인 후에야 백룡동굴은 자신의 깊은 속을 드러낸다. 고드름처럼 천장에서 매달린 종유석, 삐죽빼죽 제멋대로 솟은 석순,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하나된 거대한 석주 등. 기묘한 모습의 동굴 생성물은 태초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가공만 잘하면 카메라 렌즈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프라이드에그형 석순은 그중에서 백미다. 동굴 끝 대광장에 닿으면 모든 조명을 끄고 완벽한 어둠과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도 해볼 수 있다. 1.8km에 이르는 백룡동굴에서 일반에 공개된 구간은 785m 거리의 A코스다. 동굴 탐방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이며 탐방 인원은 하루 240명으로 제한한다. 만 9세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노인은 안전상의 이유로 탐방이 허락되지 않는다.
[왼쪽/오른쪽]동강래프팅 / 래프팅 시작 전 준비운동은 필수
백룡동굴에서 동강을 따라 내려오면 영월로 이어진다. 여름철 동강은 래프팅 천국이다. 대표 래프팅 코스는 문산나루터에서 섭세나루터를 잇는 12km 구간. 급류와 평수가 적당히 섞여 스릴과 유람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코스다. 어라연을 포함한 동강의 숨은 비경과 마주하는 행운은 보너스. 영월팔경 중 하나인 어라연은 명승 제14호이기도 하다.
래프팅의 시작은 안전교육이다. 30여 분에 걸쳐 보트 탑승 요령에서 패들 사용법, 응급상황 대처법에 대한 꼼꼼한 교육이 진행된다. 물과 친해지는 것도 중요하다. '정신 통일' '우리는 하나' 군사훈련을 방불케 하는 얼차려는 물과 친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기합을 주는 안전요원도, 기합을 받는 체험객들도 모두가 즐거운, 놀이 같은 얼차려다. 안전요원의 탑승 신호에 맞춰 한 명씩 보트에 오른다. 보트 맨 앞자리는 팀원 중 힘이 가장 센 사람이, 가장 뒤에는 안전요원이 자리한다.
[왼쪽/오른쪽]동강의 풍경을 여유롭게 즐긴다 / 급류를 만나면 더욱 재미있다
하나 둘! 하나 둘! 래프팅의 성패는 단합에 있다. 탑승자 전원이 구령에 맞춰 한 몸처럼 패들을 저어야 보트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급류와 평수가 수시로 뒤바뀌는 동강에서는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거칠게 몰아붙이던 물살은 어라연을 지나면서 순해진다. 이제는 말로만 듣던, 영월 래프팅의 하이라이트, 동강낙수를 몸소 체험할 시간이다. 동강낙수는 이름처럼 보트에서 동강으로 뛰어드는 특별 이벤트. 보트에서 혹은 바위에서 동강으로 과감히 몸을 던지면 한여름 무더위 따위는 벌써 저만치 물러난다.
별마로천문대에서 바라본 풍경 [왼쪽/오른쪽]별마로천문대 천체투영실 / 별마로천문대 VR체험실
동강을 따라 영월에 들어서면 어느덧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이다. 자연을 벗 삼아 보낸 하루를 정리하기에 영월 별마로천문대 만큼 좋은 곳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시민 천문대로 주관측실, 보조관측실, 천체투영실을 갖췄다. 천체 관측은 낮 관측과 밤 관측으로 나뉜다. 낮에는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밤에는 달을 포함한 여러 천체를 관측한다. 천체 관측은 보조관측실에서 태양이나 달, 행성을 관측하고 주관측실로 이동해 성운과 은하를 관측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별마로천문대의 보조관측실은 천체 관측뿐 아니라 영월 시내와 동강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로 손색이 없다.
태양 관측에는 특수 필터가 장착된 천체망원경과 태양의 흑점을 살피는 둥근 철판이 사용된다. 망원경의 파인더를 통해 태양의 홍염을 관측하는 것과 달린 흑점은 둥근 철판에 맺힌 상으로 확인한다. 철판 위에 선명하게 드러난 먼지보다 작은 흑점이 지구보다 몇 배는 크다는 사실이 놀랍다. 밤 관측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건 역시 달이다. 대기 상태에 따라 목성 같은 행성도 관측이 가능하지만 기회가 많지는 않다.
천체투영실은 관측실에서 본 천체를 영상을 통해 다시 한 번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돔 스크린을 가득 채운 천체를 감상하며 계절별 대표 별자리를 찾아보고, 직녀성과 견우성을 잇는 은하수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북두칠성의 위치로 북극성을 찾는 방법은 덤.
천문대 2층의 VR체험실에서는 실감나는 VR영상을 통해 실제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있는 듯한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별마로천문대에서는 오후 3시 30분부터 30분 단위로 2팀씩 하루 5회 천체관측을 진행한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