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부유층 증가율 대비 소비는 늘지 않아 부자 대상 호화 서비스의 성적 저조 -
- 부자를 동경하는 일반 소비자 혹은 ‘유사 부자’가 오히려 화려한 소비를 지향해 –
- 일상 속의 작은 사치 혹은 부자의 자산을 유동화시켜 판매하는 비즈니스가 유망 –
□ ‘진짜 부자’는 이용하지 않는 초호화 서비스
ㅇ 일본에서는 부자들이 소비를 이끌어나가야 경제가 회복된다는 믿음 하에 2010년대부터 부유층을 타깃으로 한 초호화 서비스가 대거 등장하는 등 ‘부유층 대상 비즈니스’가 인기를 끌었음.
- 고급 프랑스제 요트(6,000만 엔 상당)에서 숙박을 하는 크루즈 투어, 오키나와 인근의 섬을 통째로 개발한 리조트(1박 30만 엔), 회원제로 운영되는 최첨단 의료관광 등 비일상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고가의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함.
ㅇ 그러나 일본 부자들을 타깃으로 하여 시작한 부유층 비즈니스의 실질적인 고객은 일본인이 아니라 관광을 목적으로 일본에 방문한 외국인 부자(2017년 기준 63만 명 추산)가 되는 경향이 짙음.
- 올해 8월에 오픈 예정인 세라가키 리조트의 경우 국내 홍보만 진행했음에도 전체 예약 중 30%가 외국인이며, 개업 준비실의 다니구치 메구미 매니저는 “특히 스위트룸의 경우 50% 이상 해외 고객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함.
- 2박 3일 기준 300만 엔 상당의 투어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엑스펠리사스 여행사의 마루야마 토모요시 사장도 “외국인들은 특별한 체험에 대해서 망설임 없이 돈을 지불하는 경향이 있지만, 같은 부유층이라도 일본인 고객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라고 말함.
세라가키 리조트의 광고 화면
자료원: 하얏트 호텔 홈페이지
□ 부유층의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이유
ㅇ 연 수입이 1,500만 엔 이상인 일본인은 2017년 기준 56만 명으로 2009년 45만 명 대비 24.5% 증가하였으나 이들의 소비지출액은 2011년 이래 지속적으로 10조 엔 전후를 기록하며 큰 변동이 없음.
- 한편, 1억 엔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가구 수는 2011년 기준 약 81만 개에서 2015년에는 122만 개로 4년 동안 대폭 증가(50.6%)하였음.
ㅇ 기존의 부자뿐만 아니라 새로이 부자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도 번 돈을 쓰지 않고 저축(투자 포함) 하였기 때문에 부유층의 수는 증가하였으나 소비는 늘어나지 않았으며, 새로 등장한 부유층 비즈니스도 타깃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지 못했음.
연도별 일본 부유층 수 및 소비 현황
자료원: 국세청, 내각부, 노무라종합연구소
ㅇ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에 아직 남아 있는 청빈 사상으로, 일본의 부유층은 호화로운 생활을 다른 사람에게 공개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음.
- 또한 자산이 수십억 엔이 넘는 최상위층의 경우 집안 대대로 부유한 소득계층으로서 굳이 자신이 부자임을 과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음.
- 미국의 부유층이 사치스러운 소비를 과시하는 것과는 반대로 일본의 부유층은 해외에 대저택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일본 국내에서는 소박한 집에서 사는 경우도 많음.
ㅇ 일본 내 ‘진짜 부자’의 관심사는 다음 세대에 자산을 물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소비보다는 미래를 위해 부동산 및 금융 투자, 자녀 교육 등에 돈을 쓰는 편
□ 부유층 비즈니스의 진정한 타깃은 누구?
ㅇ 일본경제신문은 소비에 실제로 기여하고 있는 계층은 보유자산 수 억 엔대에 막 진입한 ‘쁘띠 부유층’이나 신분 상승을 꿈꾸는 일반인이기 때문에 이들을 타깃으로 부유층 비즈니스를 전개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함.
ㅇ 그 근거로 일본 2위 광고 회사 하쿠호도가 2005년에 실시한 부유층에 대한 조사에 의하면 연 수입 6,000만 엔 이상의 진짜 부자 중에는 자동차 수집을 취미로 하는 사람이 9%밖에 되지 않는데에 비해 이들을 동경하는 유사 부자 중에는 31.7%의 수치를 기록함.
ㅇ 이에 대해 교토여대 타치바나키 토시아키 교수는 “기업이 고객 타게팅을 한다면 진짜 부자들을 노려서는 안된다”라며 “오히려 최상위층의 재벌이 되고 싶어 동경하며 실제 부유층보다도 화려한 소비를 선호하는 ‘유사 부자’를 노려야 한다”라고 설명함.
ㅇ 최근 일본에서는 쁘띠 부유층을 겨냥한 비즈니스가 등장하고 있으며, 그중 부유층의 자산을 유동화시켜 쁘띠 부유층에게 파는 서비스가 가장 대표적임.
- 부자들을 대상으로 애장품 매입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켓엔터프라이즈사는 자택에 방문하여 귀금속, 미술품, 수집품 등을 사들이고 이를 희망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양도하고 있음.
- 또한 여행사 잇큐닷컴의 경우 부자들이 바쁜 일정상 자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별장을 다른 사람에게 1박 당 평균 5만 엔에 대여해 주는 민박 서비스를 2016년 11월에 개시하여 이슈가 됨.
시즈오카현 소재 렌트 가능한 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