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의 히로시마역 매표창구 앞에는 길게 줄이 서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우리가 이용할 18시 29분 열차의 좌석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숙소가 있는 고쿠라역까지 갈까 아니면 하카타역을 들렀다 갈까 의논한 결과
하카타역까지 가서 호진선생의 카메라 배터리를 구입한 다음 숙소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한참을 기다려서 좌석지정권을 발급받고 매표창구를 나왔습니다.
히로시마도 하루 날 잡아서 여행하고 싶은 도시입니다만
시간이 허락해 주지를 않아서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열차를 타기 위해 12번 승강장으로 갔습니다.
잠시 후 하카타(博多)행 히카리레일스타 열차가 승강장으로 도착했습니다.
열차에 승차한 우리 일행은 피곤함에 무릎을 꿇고(?) 바로 곯아 떨어졌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열차가 하카타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한 시간 이상을 정신없이 잤더니 그래도 컨디션이 좀 나아진 것 같습니다.
열차는 19시 40분 정시로 종착역인 하카타역에 도착했습니다.
13개월만에 하카타역을 다시 찾아오게 되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맘같아서는 하카타역 주변을 돌아다니고 싶었습니다만
오늘은 시간이 늦은 관계로 호진선생의 카메라 배터리만 구입한 후 숙소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대신 내일 오전에 하카타역에 다시 들르기로 하고
일단 하카타역 치구시구치(筑紫口) 근처에 있는 요도바시카메라 3층으로 갔습니다.
가격표를 보던 호진선생이 우리나라에서 구입할 때보다 더 비싼 것 같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환율이 환율이다 보니...
그래도 당장 카메라를 사용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배터리를 사들고 나왔습니다.
배터리를 구입한 우리 일행은 하카타역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러서 텀블러도 구입했습니다.
호진선생은 이번 여행에서 텀블러만 4개째입니다. ^^;
저도 혹시나 해서 1100엔짜리 텀블러 하나를 장만(?)했습니다.
간단히 쇼핑(?)을 끝내고 나서 숙소가 있는 고쿠라역으로 가기 위해 다시 하카타역으로 갔습니다.
현재 시각은 20시 15분.. 전광판을 보니 약 10분 후에 오카야마행 고다마 열차가 출발하는군요.
4량 편성으로 운행하며 모든 객실이 자유석이기 때문에 좌석지정권 없이 빈 자리에 앉으면 됩니다.
JR패스를 제시하고 개찰구를 통과하여 열차가 대기하고 있는 13번 승강장으로 갔습니다.
신칸센 하카타역과 고쿠라역은 JR니시니혼(西日本)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기존 재래선 하카타역은 JR큐슈(九州)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JR큐슈에서 판매하는 큐슈레일패스 또는 북큐슈레일패스를 이용하는 여행객이
신칸센 하카타역-고쿠라역을 이용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일행은 막강 JR패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관이 없습니다.
단지 신칸센 노조미 열차만 이용하지 않으면 됩니다.
JR패스로 신칸센 노조미 열차를 이용하면 표 없이 승차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큐슈신칸센 미즈호 열차도 JR패스 이용이 불가합니다)
신칸센 하카타역 역명판은 JR니시니혼 소속을 뜻하는 파란색입니다.
이것저것 사진을 찍고 나서 열차에 승차했더니
예상과 달리 손님이 많이 타서 빈 자리 찾기가 쉽지 않군요.
겨우 비어 있는 좌석을 찾아서 앉을 수 있었습니다.
하카타역을 정시로 출발한 열차는 19분만에 고쿠라(小倉)역에 도착했습니다.
특급열차를 탔다면 40분이 넘게 걸리는 거리인데.. 역시 신칸센입니다.
숙소는 고쿠라역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토요코인 고쿠라역北口입니다.
일단 숙소로 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저녁식사입니다.
비록 뽀글이를 만들어 먹기는 했지만 간만에 먹은 라면은 꿀맛 그 자체였습니다.
정신없이 먹느라 인증사진도 제대로 못 찍어 놓았군요. 호진선생은 찍었으려나.. ^^;
저녁을 해결하고 나서 다시 숙소를 나와서 고쿠라역 주변 탐험을 시작했습니다.
역시 13개월만에 고쿠라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고쿠라역 주변 상점을 구경하다가 스타벅스를 발견한 호진선생...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매장으로 들어갑니다.
매장 구경을 하면서 친절한 종업원 언니(?)와 능숙하게 대화를 하는군요. 영어로~ ^^;
그렇게 간단히 고쿠라역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나서 고쿠라역 매표창구로 갔습니다.
좌석지정권을 받기 위해 내일의 일정표를 내밀었더니 모두 매진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아뿔싸!! 내일이 토요일이라는 것을 계산에 넣지 않았군요.
전광판에 표시된 오늘의 마지막 열차도 금요일 밤이라 그런지 좌석이 하나도 없습니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내일은 하루 종일 기차를 타고 큐슈 지역을 한 바퀴 도는 날입니다.
예전에 많이 여행했던 코스입니다만
그동안 얼마나 변했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내일의 여행을 기대하며 피곤했지만 즐거웠던 5일차를 마무리했습니다.
<11월 26일 현지 여행경비 사용내역(총 15350엔)>
1. 고속버스 왕복 2,400엔
2. 아와지월드파크 입장료 1,400엔
3. 대관람차 1,000엔
4. 오카야마 사보텐 도시락 1,700엔
5. 후쿠오카 스타벅스 텀블러 1,100엔
6. 숙박비(2박) 7,750엔
※ 다음 여행기에서 계속됩니다.
※ 본 여행기는 Naver Blog(http://blog.naver.com/a2237535)와
Cyworld(http://www.cyworld.com/Baechujangsa)에 동시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