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크메르의 세계
[종합 1보] 캄보디아 야당, 3일간의 대규모 부정선거 항의시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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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FP) 일요일(9.15) 아침 일찍부터 '프리덤 파크'에는 군중들이 모여들었다. |

야당인 '캄보디아 구국당'(CNRP)이 지난 7월28일 실시된 부정선거에 항의하기 위해, 오늘(9.15 일) 아침 7시30분(학국시각 오전 9시30분)부터 2박3일간의 대규모 집회를 시작했다. 정부 당국에서는 가두행진을 불허하고 위반자들을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야당은 당국의 경고를 무시하듯, 이날 아침 가두행진을 시작으로 시위의 막을 올렸다.
삼 랑시(Sam Rainsy, 삼랭시) 총재와 껨 속하(Kem Sokha, 켐 소카) 부총재는 아침 7시30분에 각기 다른 행렬을 이끌고 프놈펜(Phnom Penh) 시가지를 행진했다. 껨 속하 부총재는 자신의 딸과 함께 뚜올꼭(Toul Kork)에서 출발해 동쪽으로 행진했고, 삼 랑시 총재는 남쪽에서부터 '모니웡 대로'(Monivong Boulevard, 모니봉 대로)를 따라 북상했다.
두 지도자가 지나는 길에서는 행진 인원이 급격히 불어나며 합류했고, 많은 수의 스님들도 동참했다. 삼 랑시 총재의 행렬 뒷부분에는 봉제공장 노동자들을 태운 수많은 트럭들이 그 뒤를 따랐다.
두 지도자는 집회 장소인 '프리덤 파크'(Freedom Park: 자유공원) 앞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집회장 안으로 들어가, 오전 10시10분경(한국시각 12시10분경) 무대에 올랐다. 동이 트기 전부터 '프리덤 파크'에 모여있던 군중들은 두 지도자 및 여타 연사들의 연설과 공연에 환호했다.
껨 속하 부총재는 "우리가 도둑맞은 표를 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이곳에 모였다"고 말했고, 삼 랑시 총재는 "봉제공장 노동자들을 태운 트럭만 해도 300대가 왔다"고 말했다. 삼 랑시 총재는 "정말 많은 사람이 모였다. 너무 멋지다"라고 말한 후, "저 뒤에 계신 분들은 서로 밀지 마시라. 잘못하면 동쪽 끝의 강물에 빠지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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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evin Doyle) 스님들과 함께 행렬의 선두에 서서 행진하는 삼 랑시 총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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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evin Doyle) 모니웡 대로의 행진 대열의 뒤를 따르고 있는 트럭들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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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evin Doyle) 삼 랑시 총재와 함께 행진하고 있는 캄보디아의 젊은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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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프리덤 파크' 앞에서 합류하여 손을 맞잡은 껨 속하 부총재와 삼 랑시 총재. |
다시금 가두로
연단에서의 집회를 일시적으로 마친 삼 랑시 총재와 껨 속하 부총재는 일부 시위대를 이끌고 동쪽의 강변으로 나아간 후, 왕궁 앞을 따라 다시금 행진에 나섰다. 삼 랑시 총재 일행은 대로를 가로막은 철조망 바리케이드 앞에서 경찰 및 헌병 병력들에게 말을 건네기도 했고, 보안 병력은 일부 철조망 바리케이드를 치워서 시위대가 충돌 없이 통과하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삼 랑시 총재가 이끄는 행렬은 왕궁 앞의 작은 사당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분향을 했고, 시위대는 경찰 병력에게 생수를 제공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후 다시금 '프리덤 파크'로 돌아와 점심 식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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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evin Doyle) 강변에서 연설 중인 삼 랑시 총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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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evin Doyle) 점심 식사를 기다리고 있는 '프리덤 파크'의 야당 지지자들. |
오후 6시에 찾아올 첫번째 고비
캄보디아 당국은 야당의 집회에 대해 가두행진 및 오후 6시 이후의 야간 체류를 불허했다. 하지만 이미 가두행진 불허 방침은 무용지물이 된 상태에서, 과연 오후 6시 이후 시위대가 '프리덤 파크'에 철야로 머물 수 있을 것인가가 또 한번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 랑시 총재와 껨 속하 부총재 등 야당 지도부는 내일 오전 9시(학국시각 오전 11시) 국회에서 훈센(Hun Sen) 총리가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 인민당'(CPP) 대표단과 만나 다시 한번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삼 랑시 총재와 껨 속하 부총재는 오늘 밤을 '프리덤 파크'에서 보낼 예정이다.
엄중한 경계 강화
야당의 집회가 시작되면서, 프놈펜 시내 주요 도로와 시설들에서 경비가 강화됐다.
당국은 현재 프놈펜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들을 차단하고 있고, 집회장 주변으로 통하는 대로들에서도 철조망 바리케이드들을 철통 같이 설치해두고 있다. 특히 훈센 총리의 프놈펜 자택이 위치한 '독립기념탑' 주변에서는, 모든 도로들이 바리케이드로 봉쇄됐다. 또한 왕궁과 국회의사당에서도 엄중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프리덤 파크' 주변에서는 경찰과 헌병 병력들이 시위대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배치되어, 충돌을 피하고 있다.
주요 외신기자들은 자신들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프리덤 파크' 주변에서는 현재도 계속해서 군중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군중 수가 늘어나면서, 현재는 '프리덤 파크' 뿐만 아니라 인근의 '왓 프놈'(Wat Phnom) 사원에도 또 하나의 집회장이 마련되었다. 주요 언론인들은 현재의 군중 규모를 최소 3만명 이상으로 보고 있고, 10만명 정도로 추산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크메르의 세계'는 이후로도 온라인 생중계 홈을 통해, 계속해서 현장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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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evin Doyle) 프놈펜 시내 주요 도로들에는 현재 이와 같은 철조망 바리케이들이 무수히 설치되어 있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있다. 이 사진은 훈센 총리 자택 주변으로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그 뒤로는 물대포로 사용될 소방차가 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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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evin Doyle) 시위에 참가한 스님들이 차단된 바리케이드 앞에서 멈춰서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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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케빈 도일 편집국장에 따르면,
왕궁 뒷쪽의 '깐타 보파 아동병원' 쪽으로 들어가던 어린이 환자를 태운 응급차 한대가
경비 병력의 제지를 받고 들어가지를 못하고 있다 합니다.
경비 병력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아무도 통과시키지 말라는 명령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