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든 만나지게 마련이다.
그것도 꼭 만나야 할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러한 법...오늘
모처럼 나들이 삼아 안성으로 날아온 발걸음 또한
그 인연에서 벗어나지 않음이니
우연치고는 참으로 당연한 필연인 게다.
마침
머지않은 무설재 음악회를 위해
여기 저기 뜨락을 정리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 찾아든 발길이라
덕분에 바쁜 마음을 잠시 접는다.
무심코 찾아들었지만
어쩌다 보니 무설재 신선과 얽힌 사이...참으로
세상이 넓고도 좁다는 사실을 무설재 뜨락에서 매번 경험하게 된다.
한때
대한 경제의 주역이었으며
나라의 안위와 실질적 성장의 주역들이었던 빛나는 과거를 뒤로 하고
이제로는
퇴색하지 않을 노년을 위해 거침없이 달려온 시간들을
잠시 잠재우면서
천천히 주어진 날들을 아껴쓰는 슬기로움으로 살아내며
대가없이 소모되는 나머지 인생은 절대 환영하지 않는다는 유쾌한 씨들...
그러나
그 유쾌한 씨들 역시
인생 후반부에는
절대절명의 여성 권좌 앞에서는 마당쇠 3대 원칙을 지켜야 한다.
다시 한번 마당쇠 3대 원칙을 짚고 넘어가자면
1 주는대로 먹고
2 시키는 대로 하고
3 때리는 대로 맞고..............를 잘 지키다 보면
마당쇠, 마님에게 불리워 목욕 재계할 날도 있는 법.
어쨋거나
앞만 보고 달려온 공직자의 생활을 내려 놓고
지금은 우리나라 스케이트 협회 회장님이신 신건조 님.
일명
독일병정이라는 닉네임으로 활약하던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별 변함없는 한결같음 뒤에는 그 불같은 성정도 남겨져 있음이니
때론 감당하지 못할 불뚝 성정만큼이나
추진력 또한 대단한 파워풀이었음을 알겠다.
그런
에너자이저 신건조 님이 유난히 좋아한다는 온천...그
온천 매니아로서 맺어진 인연 또한 만만치 않다는데
오늘의 동행자가 그런 인연이라는 말씀.
독일병정, 탱크...부서지지 않는 철벽 앞에서
오로지 지고지순의 현모양처와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물을 자처하던 지기자 님.
한 눈에 보아도 우아하고 교양있는 매무새와 말씨가
매우 매력적이어서 나이듦의 아름다운 전형을 보는 것 같다.
그러나
늘 앞면이 있으면 뒷면도 있는 법.
그녀의 성정 그대로 끝없을 것 같았던 샘물이
단 한번의 뇌경색 쓰러짐으로 세상살이을 강탈 당하고
새삼스럽게 지나온 날들로 부터
묶인 사슬을 풀어내게 됨이니
가끔은 살면서 한번쯤 진한 고통을 감내해야 만이
자신의 존재를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갖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 그녀는
뇌경색으로 인한 언어 상실과 반쪽의 마비로 부터 탈출한
인간 승리의 본보기임은 말할 것도 없고
스스로의 인간 본연의 자신을 되찾음으로 인해
새로운 날들을 꿈꾸고 있는 미래 지향적인 여성으로 탈바꿈을 시도중이기도 하니
일명
전화위복이랄 수도 있는 그녀의 앞날은
재생의 기쁨을 만끽하는 날들로 점철될 것이다.
그런 그녀가 남긴 말 한마디 왈
넘치는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 는 조상들의 지혜와 진리...무엇이든
주고 받는 것에도 절제가 필요하다 는 일명 "고장난 저울"의 실체적인 말씀 이다.
우연치고는 필연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인연의 끈...그 남자
김수길 님의 찾아듬이 그러하다.
예정없이 찾았으나
이래 저래 신선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신선의 지인과도 잘 아는 사이라...역시
어디에서 누구와 만나게 될 줄 모르는 세상이니 잘 살아내고 볼 일 이긴 하다.
그런 그 역시 불도저와 같은 뚝심으로 세상 살아내기에 주저함이 없음이나
그저 앞만 보고 무작정 밀어붙인 세월이 이제는 어느 틈엔가 뒷전으로 물러나 앉고
지쳐가는 삶자락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자 애씀이니
그의 일과 중에 하나는
온천욕을 즐기며 새로운 인연을 만나 또 다른 세상의 경험을 함께 나누는 것이요
인생 후반부 동반자를 재구성 하는 일이다.
물론
이미 20여 년 전에 도시를 버리고 용인으로 내려와
온갖 고생과 험난함을 겪고 나서 이뤄낸 입지전이야 이루 말할 수도 없지만
척박하고 지난하며 퍽퍽했던 중장비 업체의 거친 삶을 뒤로 하고
이제로는 문화의 향내와 함께 부드럽게 살아지기를 희망하노니
그의 인생 터닝 포인트가 다시 시작될 조짐이 보인다.
당연히 새로움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하지만
그 보이지 않는 저변에는 60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동안이요
당차고 당당하고 자신의 존재감만으로도 세상 살아내는 것에 휘둘림이 없는
그녀 김화진 님이 있음이니
그녀의 에너지.... 보지 않아도 알 일이요
자신이 있어야만 다른 이들이 존재한다는 실존감에 있어서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현명한 그녀기에
척박한 시골살이를 자청한 이래로 지금까지
단 한번의 흔들림도 없이 꿋꿋하게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음이니
그녀 말마따나 현업 주부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라
전문 주부 역시 세상의 주역이라는 말씀 또한 간과 할 수 없음이다.
그녀들
늦은 나이에 만나 음양의 조화를 완벽하게 이루며
서로에게 삶의 지혜를 나눠주는 지기가 되었음이니
오다가다 만나는 인연일 지라도
그 안에 미처 빛나지 못한 보석을 발견한 그 기쁨은
무엇에도 비길 것이 없을 것이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래도 할 말은 많고 갈 길은 멀고
다시 한번 재회의 시간을 기약하며
원주로
용인으로
각자의 둥지를 향해 떠나는 걸음이
마냥 경쾌하기만 하다...............
가을
또한 깊어만 간다.
첫댓글 그제는 황토방 도배하고 어제는 장작 좀 팻습니다. 마님께서 홍시 한개와 냉매실차를 주셨습니다. 그리곤 물 받아 놓았으니 씻으라고 하셨습니다.......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나봅니다.
ㅎㅎㅎㅎ 그러게요. 그래도 머슴보다 훨 낫죠?
ㅎㅎㅎ 마구마구 즐기세요. 그 시간.
ㅎㅎㅎ 재밌어요~! 귀여운 Okay님~! ^ ^
인연...주임공들을 뵈니 노년을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네요. 그런 생각이 들면서 나의 노년에도 새로운 비젼이 느껴집니다. ^ ^
그러게, 인생 선배는 괜히 잇는 것이 아니죠? 밥 숟가락의 차이...어쨋거나 인생 후반부도 잘 살아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