送友(송우)
하응림(河應臨: 1536~1567)
본관은 진주(晉州). 자는 대이(大而), 호는 청천(菁天).
1555년(명종 10)에 진사시에 1559년에 정시문과에 갑과로 급제하여 예문관검열이 되었다.
1563년에 부수찬에 올랐으며, 1566년에는 공조좌랑을 거쳐 예조정랑이 되었다.
문장이 뛰어나서 송익필과 더불어 8문장으로 일컬어졌다.
시서화(詩書畵)에 있어서 이름을 떨쳤다.
바쁘고 급하게 서교에서 벗과 작별하면서
草草西郊別 초초서교별
못내 아쉬움에 갈 바람에 술 한 잔을 마시네
秋風酒一杯 추풍주일배
청산에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靑山人不見 청산인불견
홀로 해가 저물 때 돌아왔네
斜日獨歸來 사일독귀래
*草草:몹시 단출하다, 갖출 것을 갖추지 못하여 초라하다, 황급하다, 바쁘고 급하다, 풀이 우거지다.
** 西郊: 서대문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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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는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있다.
시에도 이와 마찬가지로
詩讖(시참)이 있다.
말 그대로 ‘지은 시가 훗날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그의 지인들은 이 시를 읽고 난 뒤에
그가 얼마 살지 못한다고 하였다.
많은 사람들의 우려 속에
그는 젊은 나이에 세상과 작별을 했다.
詩 · 書· 畵에 탁월한 재주를 펼치기도 전에
그는 홀로 돌아오지 못하는 길을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