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도에서 구읍뱃터까지는
불과 십분 정도 떨어진 거리
고물의 흰 갈매기 변방의 친구처럼 내려꽃혀
새우깡을 낚아챈다
모이주며
이 모습에 희희락락하는 노부부
용왕님 뵙고 해송 내음새 맡으러 가는 길에
바닷속에 뜬 한 송이 함박꽃의 언덕 작약도
月尾丘邑十分隔...월미구읍십분격
船尾白鷗塞友降...선미백구새우강
喜喜樂樂老夫婦...희희락락노부부
龍王海松芍藥崗...용왕해송작약강
월미도포구에 내려서 배를 탄다
며칠동안 지속되던 우울함이 조금 걷힌다,,
배를 탄다는 것은 아마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청량제같은 건지도 모른다,,,
10분 정도밖에 안 걸리는 짧은 뱃길이지만 그런대로 여행기분이 났다
고물에서 밖을 내다보니 갈매기가 많이 쫓아오고있다
인간의 새우깡에 길들여진 저들,,,,
옆의 사람은 혀를 차지만 머 어쩌랴,,
어차피 인간이나 동물 모두가 먹고살기가 쉬운 쪽을 찾는게 이치아닌가?
오죽하면 매월당선생께서 逃名却自爲求名이라 했겠는가?
작약도
마침 위 사진의 노부부가 눈에 들어왔다
허락도 받지않고 뒷 모습을 찍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노년의 삶인가~~~
눈으로 웅변해주는 이 모습에 난 한참을 바라다보았다,,,
노년에는 짝밖에 없다고,,,,,,
그러니 짝잃은 갈매기는 얼마나 외로울꼬?
새삼스레 세상의 4대 비극 중 鰥과 寡가 얼마나 큰 슬픔인가를 생각해본다,,,,
鰥의 외로움 寡의 눈물,,,,,
구읍뱃터앞 어시장은 철거되고없었다,,여기도 개발중이란다
인근의 포장마차촌에서 산낙지와 회 한 사라로 배를 채우고 있는데 옆 집 아줌마가 우리가 있는 횟집 주인에게 바늘을 빌리러왔다
사연인즉 아까 그 노부부 중 할아버지가 먹은게 체했는지 손톱위를 따 주어야한다고,,,
에그 별 일이야없겠지만서도,,,,
식사 마치고 나와 걷는다
찔레꽃 보고 이름모를 노란 바닷가 꽃에 경탄해마지않고 오른 편의 작약도 그 모습에 옛 일도 떠올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