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입니다. 승미와 사회를 봐야 하기 때문에 옷을 맞춰 입기로 합니다. 사회자니까 치마를 입기로 했는데, 승미가 빨간 치마밖에 없습니다. 아침부터 집에 들러 원피스를 가져왔습니다.
도착해서 조금 앉아 있으니 지역 인사 다닐 시간입니다. 서울떡집, 이레상사, 파리바게트, 람보 문구 들렀습니다. 엊그제 저희 왔다고 인사드렸는데 벌써 마지막 인사입니다. 마음이 이상합니다.
람보 문구에서 큐시트 만들 때 사용할 검정 하드보드지를 구입했습니다. "그냥 가져가도 되는데." 람보 문구 사장님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큐시트는 기획단 혜경이가 낸 아이디어입니다. 사회를 볼 때 큐시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해 주었습니다. 혜경이 덕분에 조금 더 멋진 사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돌아와 계속 큐시트 만들기에 전념했습니다. 검정 하드보드지를 자르고, 붙이고, 뒤에는 예쁘게 '한여름 밤의 샬레 극장' 써 붙였습니다. 다 만드니까 왠지 실감나기 시작합니다.
다 만들고 나니 어느새 아이들과 약속한 3시입니다. 원래는 샬레 어린이집 앞에서 만나 놀이터에서 함께 놀려고 했으나 날이 너무 뜨거워 항상 만나던 도서관에서 만났습니다. 2시 50분쯤 도착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들 벌써 와 있었습니다. 이제는 다들 친해져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얘들아 안녕! 완전 빨리 와 있었네!" 했습니다. 아이들이 웃으며 저를 맞이해 줍니다. "다들 노래 연습은 많이 해 봤어? 밖에서 연습해 보려고 했는데 날이 너무 뜨겁다. 여기서 해야 될 것 같애." 했습니다. 그때 경리주임님 오셔서 "독서실에 사람 있어서 크게 연습 못 할 수도 있겠네. 잠시만." 하고 어디론가 가셨습니다. 맞은 편에 있는 회의실에 에어컨 켜 주시며 "여기서 연습해요. 여기서는 크게 연습해도 돼. 에어컨 틀었으니까 문 닫는 것 잊지 말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렸습니다.
경리주임님이 특별히 마련해 주신 회의실에서 연습해 보기로 합니다. 원래 박자가 어려워서 제가 박수를 쳐 주었습니다. 오늘은 실전처럼 해 보기 위해 박수를 안 쳤습니다. 버벅거리다가 이내 박자 잘 맞춰 줍니다.
그런 뒤 "오늘 너희 소개할 거야. 너희가 준비하고 만든 샬레 극장이니까 주인공이 빠지면 안 되잖아! 선생님이 '기획단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름이 호명될 때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말할 거야. 이름이 불려질 때마다 그 이름에 해당하는 사람이 인사하면 되는 거야. 알겠지요?"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말도 참 잘 듣습니다.
"인터뷰도 누구 해야 되는지 잊지 않았지? 그럼 우리 순서도 정해 보자. 1번으로 할 사람?" 혜경이가 손을 듭니다.
2번은 아미, 3번은 가현이, 4번 지수, 5번 가연이입니다.
별것 하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4시가 되었습니다. 슬슬 준비를 시작해야 됩니다. "선생님 위에 가서 준비할 건데 같이 갈 사람!" 했습니다. 아이들 모두가 "저요!" 해 줍니다. 다 함께 준비하러 갑니다.
가죽공예동아리원 분들께서 떡볶이 준비와 전시품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저도 열심히 영화제 물품들 날랐습니다. 오늘따라 바람이 많이 붑니다. 날씨도 우리 극장 응원해 주고 있습니다.
4시 30분쯤 안내방송 하러 갔습니다. 우리 프로 안내방송러 기획단 아이들은 역시나 잘해 줍니다. 이제 방송에 일가견이 있습니다.
5시가 되었습니다. 류진숙 샬레 통장님께서 주신 카드로 부대찌개 먹으러 갑니다. 박상빈 선생님, 승미, 저 그리고 아이들 기획단 6명이 처음으로 함께 밥을 먹습니다. 가현이가 "우와, 선생님이랑 같이 밥 먹는다!" 하면서 좋아해 주었습니다. 먹으러 가서 통장님께 감사하다는 영상 편지도 찍었습니다. 해맑은 모습을 보니 오늘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다 먹고 본격적으로 리허설 해 보기 시작합니다. 바이올린 협주팀부터 연주해 보기 시작합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먼저 안내방송부터 했습니다. "잠시 후 2018년 한여름 밤의 샬레 극장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시작 전 다양한 구경거리가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또한 쾌적한 샬레 아파트를 위해 쓰레기는 쓰레기 봉투에 넣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했습니다. 두 번 반복했습니다. 그런 뒤 바이올린 협주팀 리허설을 해 봅니다. 인사부터 제대로 했습니다. 어제도 느꼈지만 바이올린 협주팀 정말 잘합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 연습해 볼 시간입니다. 제가 항상 박수를 쳐 주고 박자를 맞춰 주다가 안 해 주니 우왕좌왕합니다. "얘들아, 크게! 앞에 보고!" 계속 외쳤습니다. 그래도 꽤 잘합니다.
리허설 모두 끝마치고 정말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어떻게 시작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7시가 되었습니다. 블루투스 마이크로 말해 보려 했는데 소리가 너무 작아 잘 들리지 않습니다. 하는 수없이 마이크 한 개로 승미와 나눠 말하기로 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오늘 사회를 맡은 김제사회복지관 최수경, 홍승미입니다.
날씨가 매우 더운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참석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번 년도 샬레 극장은 특별히 아이들 기획단과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아이들 기획단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기획단, 입장해 주세요!" 말했습니다. 큰 박수와 함께 우리 기획단 입장하기 시작합니다.
다 입장하고 나서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러 주었습니다. 나혜경, 진아미, 김가연, 홍가현, 김지수, 황혜은. 모두 인사를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퇴장했습니다.
순서 안내를 끝낸 후 입주민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기획단 아이들의 입주민 인터뷰가 있겠습니다. 기획단이 여기 계시는 입주민 분들 중 한 분을 선정해 앞으로 데리고 올 텐데,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거절하지 마시고 앞으로 나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잘 나오지 않으시려고 합니다. 관리 소장님도 나오지 않으셨습니다.결국 한번 더 반복했습니다.
원래는 순서를 정했었는데 그냥 먼저 섭외한 순으로 인터뷰 진행하기로 합니다. 가현이가 제일 먼저 데리고 왔습니다. 류진숙 통장님, 가현이 어머님이십니다. 가현이가 "어디 사는 누구시죠?" 말했습니다. "저 이백몇 동 사는 류진숙입니다. 안녕하세요~"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뒤 "가죽공예동아리를 홍보해 주세요." 가현이가 말했습니다. 통장님께서 홍보해 주셨습니다. 시간상 질문 한 개씩이어서 이렇게 마무리지었습니다.
가연이는 이미라 어머님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무슨 영화를 보고 싶으신가요?" 여쭈었습니다. 어머님께서 "저는 이번에 상영하는 영화도 참 좋지만, 한여름 밤의 샬레 극장이라는 것에 맞게 공포 영화가 보고 싶네요! 다음 년도에는 공포 영화로 좀 어떻게 추진되었으면 해요~" 말씀하셨습니다. 다들 크게 웃었습니다.
그런 뒤 아미, 지수 순으로 차례차례 데리고 옵니다. 다들 인터뷰 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혜경이가 관리소장님을 대신해 작년 간식을 사 주셨던 분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혜경이가 "작년에 이어 이번 년도에도 간식을 사 주셨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여쭈어 봤습니다. "저는 한 일이 없죠. 관리 소장님이랑 통장님들께서 다 하신 일이고 주민들 모두 참여해 주신 거죠, 뭐." 대답해 주셨습니다.
다음으로는 기획단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그간의 모든 활동이 담겨 있었으나 날이 밝아서 잘 보이지 않은 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어 바로 공연입니다. 기획단이 일렬로 서 있다가 등장합니다. 척척 잘해 줍니다. 가현이가 "차렷 인사!" 했습니다. 아이들이 "안녕하세요, 기획단입니다!" 했습니다. 이제 바로 노래를 시작합니다.
항상 처음 들어갈 때 힘들어 했던 아이들이 시작부터 너무 잘해 줍니다. 박자 딱 맞게 들어왔습니다. 박자 하나도 안 틀리고 가사 하나도 안 틀리고 멋있게 마무리했습니다. 우리 아이들 실전파인가 봅니다.
이어 바이올린 협주팀도 공연해 줍니다. 정말 수준급으로 잘해 줍니다. 덕분에 샬레 극장이 한층 더 빛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준비하신 홍보 영상입니다. 이것까지 다 보게 되면 벌써 영화 상영할 시간입니다. 정신없이 진행하다 보니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던 것입니다.
박상빈 선생님께서 "여성새로일하기센터 홍보 영상 보고 10분 쉬었다가 40분에 영화 상영 시작한다고 안내 멘트 하고, 가서 안내 방송도 좀 해" 말씀해 주셔서 안내 멘트부터 했습니다.
그런 뒤 승미와 함께 내려가서 안내 방송 시작해 봅니다. 항상 아이들 하는 것만 봤지 제가 하는 건 처음이라 긴장됩니다. 우리 기획단 이렇게 긴장되는 걸 잘해 냈습니다. 참 대견합니다.
"안내 말씀 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7시 40분부터 영화가 상영될 예정입니다. 장소는 샬레 어린이집 앞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방송한 뒤 바로 올라갔습니다.
이제야 주변 둘러 볼 정신이 들었습니다. 어느새 많은 분들이 구경 와 계셨습니다. 아이스크림 드시는 분, 음료수 먹으며 구경하시는 분, 치킨 먹으시는 분... 그중 눈에 띄는 분이 계셨습니다. 전에 물품 빌릴 때 엘레베이터에서 뵀던 분입니다. 꼭 와 주시겠다고 약속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가서 인사드렸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번에 엘레베이터에서 봤던 학생이에요. 정말 와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말씀드렸습니다. 쑥쓰럽게 웃으십니다.
40분이 되었습니다 "여러분~ 우리 무슨 영화 볼지 되게 궁금하셨죠! 무슨 영화 볼 것 같아요~?" 물어봤습니다. 여기저기서 "포뇨요~" 대답합니다. 철저히 비밀로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알고 계셨나 봅니다.
"맞습니다. 바로바로 벼랑 위의 포뇨입니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은 모두 정숙한 분위기로 시청해 주세요." 말씀드리고 옆으로 나왔습니다. 이제 거의 끝났습니다.
영화 상영될 때 이곳저곳 둘러 보았습니다. 분수대에서 노는 친구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극장 구경해 주는 친구들이 더 많았습니다. 참 고마웠습니다.
정수현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여러 이야기 중 "참 잘했다." 말씀해 주신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 돌아가서도 그 "참 잘했다."라는 말 못 잊을 것 같습니다. 많이 미숙했는데 잘해 주셨다고 말씀해 주시니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영화가 다 끝난 후 "한 달 동안 기획단과 함께 준비했던 샬레 극장이 이로써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늦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시청해 주신 입주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말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수고했어요!" 말씀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마무리할 때도 입주민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정말 샬레 극장 우리 입주민들 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모두 끝났습니다. 마지막 잘 끝낸 것 같아 시원하면서도 섭섭합니다. 아이들 기획단 이제 더 이상 보지 못합니다. 원래 다음 주 화요일 감사인사드리러 다닐 예정이었는데 아이들이 거의 휴가를 떠납니다. 만날 수 있는 친구들만 만나야 될 것 같습니다.
한 달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훅 지나가 버렸습니다. 좋은 추억 만들어 준 기획단, 입주민, 관리사무소 직원분들, 입주자대표회장님을 비롯해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아디오스 샬레 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