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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 어린이 문학 022|리사 레일스백 글|강수정 옮김|사라조 프리덴 그림
212쪽|값 9,000원|ISBN 978-89-7184-656-8 74840
아빠와 함께 살기 위해서는 절대로 평범해질 수 없다!
자신을 천재 화가라고 생각하는 열한 살 누니.
먼 나라에서 일하는 아빠와 함께 살기 위해
유별나게 유별난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간략한 소개
자신을 천재 화가라고 생각하는 열한 살 누니의 유별난 일상
이 책은 자신을 천재 화가라고 생각하는 조금은 엉뚱하고 자기중심적인 열한 살 누니가 학교에서 열린 그림 그리기 대회를 통해 마음의 문을 열고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누니는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지내야 하는 아픔을 지닌 아이다. 누니가 유치원에 다닐 때 화가였던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 버린다. 슬픔에 잠긴 아빠는 누니를 이모네 집에 맡기고 먼 나라로 일을 하러 떠난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갑자기 혼자가 된 누니는 그림을 그리는 일과 보고 싶은 아빠에게 편지를 쓰는 일로 자신의 마음을 달랜다.
누니는 천재 화가인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돌아가신 엄마와 유명한 화가들의 삶을 담아 놓은 책《우리 시대의 걸작》의 화가들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평범한 이모네 가족을 하루빨리 떠나 아빠와 함께 살고 싶다.
하지만 누니는 학교에서 열린 그림 그리기 대회를 계기로 이모네 가족이 자신을 정말로 사랑한다는 것, 그림에는 털끝만큼도 재능이 없지만 수학 천재인 르노가 자신에게 정말 소중한 친구라는 사실, 늘 질투했던 모범생 수 앤에게도 아픈 가족사가 있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된다. 늘 아무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툴툴거리던 누니가 비로소 마음의 문을 열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누니는 늘 벗어나려고 했던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누니의 정체성 찾기; 청색 시대, 보라색 시대, 물방울무늬 시대
누니는 자신의 화가 인생의 몇 가지 중요한 시기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우선 엄마의 죽음 즈음에서 시작된 청색 시대는 누니의 슬픈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시기다. 누니는 금방이라도 폭풍우가 칠 것 같은 어둡고 칙칙한 파란색으로 듣도 보도 못한 끔찍한 병에 걸린 자화상을 수도 없이 그려 아빠에게 편지로 보낸다.
또한 아빠가 보내 준 엄마의 보라색 그림과 함께 시작된 보라색 시대는 누니가 자신의 상처를 보듬어 가며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과도기 같은 시기이다. 누니는 겉으로는 자신만만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사랑받고 이해받기를 원하는 아이다. 그래서 자신의 그림이 이해받지 못한다고 생각했을 때 다시는 그림을 그리지 않겠다고 생각할 만큼 절망한다. 하지만 누니는 환상 속에 나타난 엄마와 유명한 화가들을 통해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그림에 대한 확신과 열정 그리고 용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누니는 이제 보라색 시대보다 훨씬 뛰어날 물방울무늬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렇듯 누니는 엄마가 남긴 그림과 아빠의 편지, 그리고 이모네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잃지 않고 뛰어난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조금씩 성장한다.
이 책은 조금은 엉뚱하고 자기중심적인 누니가 자신의 독특함을 잃지 않고 성장해 가는 모습을 통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주변의 넉넉한 이해와 관심의 테두리가 얼마나 큰 힘이 되어 주는지를 보여 준다. 또한 자신의 정체성과 장래 희망을 고민하는 시기인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 누니가 용감하고 씩씩하게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하고 싶은 일에 용감하게 도전해 보기를 바란다.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은 펜과 잉크, 수채화 물감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서 그려 낸 감각적이고 추상적인 그림이다. 누니의 변화무쌍한 청색 시대, 보라색 시대, 물방울무늬 시대가 완벽하게 표현되어 있다.
내용 소개
나는 천재 화가 누니 노튼이야!
자신을 천재 화가라고 생각하는 열한 살 누니의 화가로서의 첫발은 유치원 때 그린 파란색 자화상이었다. 그런데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부터 모든 게 엉망이 되고 말았다. 고고학자인 아빠마저 자신을 이모네 가족에게 맡기고 먼 나라로 떠나 버린 것이다. 그때부터 누니의 그림은 쭉 우울한 파란색이었다. 누니는 오늘도 아빠에게 끔찍한 병에 걸렸다고 지금 당장 집으로 돌아오라는 편지를 썼다.
아빠가 저를 여기에, 그러니까 이모네 집에 맡긴 건 제가 진짜 집에서 진짜 가족하고 사는 편이 더 좋을 거라고 믿으셨기 때문이에요.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왜냐하면, 음, 아빠는 이름도 이상한 먼 나라에서 유물을 발굴하는 고고학자이기 때문이에요. 오랫동안 땅속에 묻혀 있던 뼈나 항아리 같은 걸 파내고, 백만 년 전에나 그렸을 엉성한 동굴 그림을 들여다보는 게 아빠의 일이거든요. 아빠는 동굴 같은 걸 탐험하며 끊임없이 돌아다니며 사는 걸 제가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신 거예요.
”그렇잖아. 그런 게 너한테 무슨 재미가 있겠니? 제대로 된 학교에 다닐 수도 없고, 친구 한 명 없이 지내야 할 텐데.”
이것도 아빠가 하신 말씀 그대로예요. 제가 듣기엔 완벽하게 환상적인 생활일 것 같은데 말이죠. 저는 사실 땀투성이 낙타를 타고 머나먼 나라로 가서 살고 싶었어요. 여기만 아니라면 어디든 좋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두어 주 전에 아빠한테 또 편지를 썼어요. 이번엔 파란 입에서 파란 거품이 부글거리는 파란 자화상을 그렸어요. 그걸 봉투에 넣고 언제나처럼 스카치테이프로 봉했죠. 아마도 지금까지 엄청나게 독창적인 작품을 넣은 편지를 한 백통쯤 보냈을 거예요. 제 작품이 동굴 속의 괴상한 그림보다 훨씬 낫다는 걸 아빠한테 한 번씩 일깨워 줘야 하거든요. 아빠는 대개 편지를 받자마자 답장을 쓰셨는데, 가끔은 집으로 아예 달려오시기도 했답니다. 전에는 이런 방법이 통했거든요. ―8-9쪽
보라색 시대에는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누니는 아빠에게서 보라색 모자와 냅킨에 그린 엄마의 보라색 그림을 선물로 받은 뒤, 우울한 청색 시대를 끝내고 희망찬 보라색 시대를 맞이한다. 누니는 보라색 시대에는 학교에 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 선언했건만 단짝 르노에게 학교에서 그림 그리기 대회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누니는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우승을 해서 아빠를 집으로 오게 하겠다고 결심한다.
“학교에서도 그림 그리 대회를 하는데, 화가가 되겠다고 굳이 서둘러서 멀리 이사를 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
나는 르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림 그리기 대회? 무슨 그림 그리기 대회?”
“릴리 선생님이 지난주 목요일에 전교생한테 말씀하셨잖아.”
“릴리 선생님이?”
“응, 너도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나는 혀를 쑥 내밀고서 머릿속을 샅샅이 뒤져 봤다. 아니, 그림 그리기 대회가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내가 모를 수 있지? 그것도 릴리 미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는데? 그러다 지난 목요일에 교장실에 불려 갔던 일이 기억났다. 그것도 하필이면 미술 시간이었다. 사회 시간에 책에다 그림을 그리다가 선생님한테 딱 걸렸다. 내 독창성을 전혀 몰라보시는 사회 선생님이 책에다 낙서를 했다고 야단을 치시다가, 말로니 교장 선생님을 말로만 교장 선생님이라고 불렀다는 이유로 나를 교장실에 보내 버렸다.
“물론 학교에서 열리는 그림 그리기 대회를 파리나 로마 같은 데랑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냥…….”
나는 《우리 시대의 걸작》을 빨간 가방에 넣고 고리를 딸깍 채웠다. 그러고는 미친 듯이 학교로 달려갔다. ―46-47쪽에서
심각한 슬럼프에 빠지다
누니는 오늘도 교장실에 불려 가는 바람에 미술 시간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릴리 미술 선생님이 누니를 찾아온 것이다. 누니는 릴리 선생님에게 그림 그리기 대회 주제가 하필이면 가족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림 그리기 대회는 이틀 앞으로 다가왔는데, 누니에게는 그림으로 그릴 진짜 가족이 옆에 없었다. 누니는 심각한 슬럼프에 빠지고 만다.
나도 잭슨 폴록처럼 해 보았다. 이젤에서 도화지를 떼어 바닥에 펼치고 그 주변에서 춤을 추며 물감을 떨어뜨렸다. 똑똑, 철썩철썩, 온통 보라였다.
조그만 누니 노튼은 이제 보이지 않았다. 물감을 뿌린 내 그림을 잭슨 폴록이 봤다면 틀림없이 좋아했겠지. 잭슨이 《우리 시대의 걸작》에서 걸어 나와 함께 물감을 뿌리며 그림을 그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두말할 필요도 없이 너무나 훌륭한 그림이 탄생할 텐데. 하지만 가족을 그려야 하는 그림 그리기 대회의 주제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
나는 도화지를 공처럼 조그맣게 뭉쳐서 침대 밑의 옷가지와 수학 교과서 옆으로 던져 넣었다.
불쌍해라, 가여운 누니 노튼. 나는 심각한 화가의 슬럼프에 빠지고 말았다. 게다가 그림으로 그릴 진짜 가족도 없었다. ―109쪽에서
갈기갈기 찢긴 걸작
누니는 심각한 슬럼프도 이겨 내고 온 힘을 쏟아 이모네 가족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그려 낸다. 누니는 엄청난 걸작을 그렸다고 생각하고 자신만만하게 그림을 펼쳐 든다. 엄청난 환호와 박수를 기대했건만, 누니의 그림을 본 이모네 가족은 웃음을 터뜨린다. 화가 난 누니는 자신의 그림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다시는 그림을 그리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화가의 자신감 같은 건 진작에 사라져 버렸다. 나는 우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걸 그리기까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제 마음을 온통 쏟아부었다고요. 열심히 관찰하고, 심각한 슬럼프도 이겨 내고, 모두를…… 가장 완벽하게 표현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는데.”
하지만 다들 웃느라고 내 말을 듣지 못했다.
“아주 특별한 화, 화, 화가의 힘을 잔뜩 쏟은 그림인데.”
나는 이제 말까지 더듬었다.
“세 사람은 어느 책에도 실리지 않을 거예요.”
나는 신경질적으로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사람들이 나에 대한 책을 쓰더라도 말이에요.”
나는 내 그림을 바라보았다. 이빨머리와 둘둘 말린 오렌지 콧수염, 외계인 안테나와 커다란 타코 카우보이는 전혀 걸작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꼴사나워 보였다. 아주아주 꼴사나운 그림이었다. 사람들한테 웃음이나 사다니.
나는 그림을 쫙쫙쫙 찢어 버렸다. 허공에 뿌린 종이는 마치 눈처럼 실비아 이모와 랠프 이모부와 주니어의 머리 위로 천천히 떨어졌다. ―154쪽에서
새로운 물방울무늬 시대가 시작되다!
누니는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상을 타진 못하지만 만사 제쳐두고 달려온 이모네 가족이 자신을 정말로 사랑한다는 것, 그림에는 털끝만큼도 재능이 없지만 단짝 친구이자 수학 천재인 르노가 자신에게 정말 소중한 친구라는 사실, 늘 질투했던 모범생 수 앤에게도 아픈 가족사가 있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되면서 꼭꼭 닫아 두었던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이제 누니는 여전히 조금은 우울했던 보라색 시대를 끝내고 물방울무늬 시대를 맞이한다.
소포를 풀었더니 그 안에는 미라나 동굴 바퀴벌레 보다 훨씬 좋은 게 들어 있었어요.. 도무지 제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건 저 머나먼 그리스에서 보내온 물방울무늬 스카프였어요!
나는 당장 새 스카프를 목에 둘렀어요. 무릎까지 늘어질 만큼 길었지만 상관없었어요. 앞으로 이 물방울무늬 스카프를 벗는 일은 결코 없을 거예요..
아빠는 세계 지도도 조그맣게 접어서 보내 주셨어요. 그 지도 뒤에는 오래전에 엄마가 그린 자화상이 있었죠. 엄마의 물방울무늬 그림은 정말 근사했어요.
보라색 중국 화가 모자는 벗어서 빨간 가방 속의 《우리 시대의걸작》 위에 내려놓았어요. 그러고는 가방의 고리를 철컥 채웠죠..
왜냐하면 오늘은 저의 물방울무늬 시대가 시작되는 첫 날이기 때문입니다. 예술계와 역사학계의 여러분, 이 점을 잊지 말아 주세요. 저의 물방울무늬 시대는 지난 보라색 시대보다 더 뛰어날거예요. 저는 그 점을 확신합니다.
―210-211쪽에서
지은이 및 그린이 소개
글쓴이 : 리사 레일스백 Lisa Railsback
미국에서 극작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본더맨 전미 청년 극작가 심포지엄 상을 비롯해 여러 가지 상을 받았다. 어른과 어린이를 위해서 쓴 희곡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연극으로 만들어졌다. 《유별나게 유별난 누니》도 원래는 희곡이었다. 현재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강아지와 고양이 그리고 여러 야생 동물들과 함께 살고 있다.
옮긴이 : 강수정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여자라는 종족》, 《신도 버린 사람들》, 《앗 뜨거워》,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등이 있다.
그린이 : 사라조 프리덴 Sarajo Frieden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대자연 속에서 자란 데다 헝가리에 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아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그림을 주로 그렸다. 그녀의 작품은 카드와 책, 베갯잇, 가방으로 만들어져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으며,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과 런던과 로마의 화랑에서도 만날 수 있다.
차례
푸르죽죽 우울한 내 인생
천재 화가의 유별나게 유별난 아침 기상
학교에 꼭 가야 해?
뻐드렁니 수학 선생님과 코끼리
엄청난 예술 선언
보라색 보디 페인팅
완벽하게 완벽한 릴리 미술 선생님
외계인 포로가 된 천재 화가
깜짝 놀랄 만한 보라색 선물
심각한 슬럼프에 빠지다
코 밑에 있었던 해답
찢어 버린 걸작
실용적인 조수, 르노
책 속에서 튀어나온 화가들
연두색 리본의 주인공은?
백 년 뒤가 아니더라도
천재 화가의 임시 가족
우리는 모두 즐거운 화가
대단히 예술적인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