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체육교육과 박승빈
나는 스스로 굉장히 합리적이고, 계획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최근 지속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MBTI 검사에서도 마지막 두 자리는 항상 TJ로 끝나는 이성적이고 계획적인 사람 즉, 꽉 막힌 사람이었다. 이런 나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내가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면 인생에 있어 큰 선택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진학'을 할 때 나의 선택은 항상 직관으로 이루어졌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첫번째, 머나먼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고등학교 입시시절이었다. 그때의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무슨 이유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냥, 그냥 가고싶어서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사실 공부가 하기 싫었던 것 같기도 하다.) 성적이 안되는 것도 아니었다. 친한 친구들이 많이 간 것도 아니었다. 그냥 내가 가고싶어서 부모님, 선생님들께 공업고등학교에 가겠다고 했다. 물론 처음에 부모님은 반대하셨다.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허락 해 주셨고나는 청주공업고등학교 항공기계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지나와서 생각해보니 나는 공고에 가면 삼성에 취직할 줄 알았던 거 같기도 하다. 어찌됐든 고등학교 진학은 나의 직관으로 이루어진 첫번째 선택으로 기억된다.
두번째, 대학교 입시시절이다. 때는 바야흐로 2019년 가을이었다,,,, 공고에 진학한 나는 생각보다 암담한 고졸취업의 벽에 부딪혀 대학진학을 준비하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공고를 나왔기에 공대로 입시를 준비했고 결과부터 말하자면 나름 만족할 수 있는 대학에 합격을 했었다. 하지만 내가 왜 현재 인하대학교 체육교육과에 있을까? 때는 현역 수능을 10일정도 앞둔 날이었다. 그때 문득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나는 평생 공업과 관련된 일을 하며 살아가고싶지 않다.', '체육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 그날 학교가 끝난 후 바로 집에가서 선언했다. "엄마 나 재수할래 체육교육과 가고싶어" 지금 생각해보니 정신 나간 놈이 틀림 없다. 왜냐하면 나는 고등학교 3년동안 내가 수능을 볼 거란 생각도 하지 않았으며 학교에서는 수능에 관한 수업을 한 적이 없었을 뿐더러 수능에서 보는 과목의 수업조차 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찌저찌 시간은 흐르고 결국 나의 첫번째 수능이 끝난 다음날 나는 바로 메가스터디 결제를 해버렸다. 재수를 결정하는데 단 10분이 안걸렸던 것 같다. 아마 내 인생에 있어 이보다 큰 직관을 사용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부모님이 합격한 대학에 등록은 하라고 하셔서 등록만 해놓고 나는 처음으로 수능공부를 시작했다. 참고로 자기자랑을 하자면 체육교육과 입시를 준비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체대입시학원을 다니지만 나는 나의 직관을 믿고 가볍게 Pass했다. 수능 끝나고 학원을 다녀도 만점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ㅋ 그렇게 수능과 실기시험이 모두 끝나고 나는 가, 나, 다군 모두 합격을 하게 되었다. 대학을 선택할 때 또 한번의 직관이 발휘되었다. 그때 주변의 사람들은 가군대학을 가라고 했었다. 또 학교의 간판으로만 보자면 나군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나는 다군인 인하대학교 체육교육과에 진학을 했다. 그냥 인하대학교가 좋았다. 고등학교 시절 인하공전에 진학할까 생각해보아서일까? 그냥 인하대학교가 너무 좋아 선택하게 됐다.
이렇게 직관으로 이루어진 나의 입시 스토리는 끝이난다. 직관으로 이루어지는 나의 모든 선택에 100% 만족하지는 못하겠지만 체육이 하고싶어 재수를 결정한 그 순간의 직관만큼은 나에게 칭찬해주고싶다. 나는 지금의 삶이 너무 행복하고 이 길이 내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직관아 고마워~ 직관 최고!
첫댓글 수능 10일 남은 상태에서 저런 생각을 하고 결심을 바로 행동으로 옮긴 점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라면 수능 직전 저런 생각이 들어도 새로운 걸 행하기엔 불안해서 기존의 길을 걸었을 거 같은데, 학우님은 직관대로 자신의 결심을 믿으셨기에 지금 본인이 만족하는 생활을 하고 계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대뜸 수능을 안 보겠다고 직관적으로 결정을 내렸던 경험이 있어서 박승빈 님의 입시와 관련된 직관 경험담에 큰 공감을 하고 갑니다! 자신을 믿고 직관을 앞세워 걸어오신 길이 정말 멋있으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직관적으로 전진하며 나아가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이정도면 엠비티아이가 잘못된 거 아닌가요,,,ㅎㅎㅎ 정말 직관적인 삶을 살아오셨고 그런 삶도 충분히 멋지다는 걸 보여주신 좋은 예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