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음식의 세계사를 읽고>
202312839 이희원
집에서 홀로 자취하며 매일 매일이 우울하고 공허, 피폐한 것 같아 책 4권 정도를 구매했다.
여러 취미 활동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요리를 할 때와 쌍안경을 들고 나가 생물 탐구를 할 때 가장 인상 깊고 즐겁다는 것을 파악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생명과학 분야의 책은 수없이 읽었기 때문에 요리, 요리사에 대한 책만 3권 산 것이다. 옥수수, 감자, 바나나, 빵, 포도, 후추, 차... 이 중 ‘처음 읽는 음식의 세계사’를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음식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첫 번째로 감자튀김, 포테이토칩으로 사랑받고 있는 감자는 처음에 악마의 과일이라고도 불리었는데 이는 컴컴한 땅 밑에 자라며 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어 탈이 나기도 하고 감자 싹의 독소 때문에 병이 생겨서라고 한다. 이 때문에 돼지사료나 전쟁포로들의 식량만으로 사용했는데 그 이후에 별 이상이 없는 것이 확인된 후 널리 보급되었다고 한다. 또한 감자는 날씨에 영향을 적게 받으며 금세 자라는 구황작물이라고 하여 굶주릴 때 자주 먹었다고 한다. 감자로 인한 가장 큰 사건은 아일랜드의 감자 대기근이란 사건인데 영국이 옆 나라인 아일랜드의 땅을 빼앗아가고 아일랜드의 곡식을 헐값에 가져가게 되는데, 이때 온 마을에 감자가 썩어버리는 감자 마름 병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게 되었다고 한다. 감자만을 먹어온 가난한 아일랜드 국민들은 수백만이 아사하였다. 하지만 영국은 옆 나라 사정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뒤늦게 빅토리아 여왕이 원조를 보내주었지만 너무 늦은데다가 양이 매우 적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아일랜드 사람들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위한 투쟁을 벌였다고 한다. 1851년~1905년 사이 많은 아일랜드인들이 대거 이주하게 되는 발판이 된 중요한 사건이며, 그 무대의 주인공은 감자인 것이다.
두 번째는 바나나이다. 특히 이 책의 내용을 보면서 가장 충격을 받았는데, 바나나가 대표적인 환경오염 작물이라는 것이다! 유명 브랜드의 바나나 회사들은 바나나를 재배하고 가공하는 작업에서 많은 양의 살충제, 제초제, 왁스들을 사용하는데 그 양은 바나나농장에 경비행기를 동원한다고 하니 입이 떡 벌어진다. 이 온갖 약들 때문에 바나나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피해도 크다고 한다. 독성 물질에 노출된 채 일하기 때문에 피부병이 나기도 하고 불임도 되기도 한다는데 왜 그 살충제를 줄이지 않는 것일까? 그건 바나나가 상하기 쉬운 과일이기 때문이란다. 원래 바나나는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병충해에 강한 캐번디시라는 한 가지 종류만 기르게 되었다. 이 한 가지 종류라도 상품화시키기 위해 엄청난 양의 살충제를 뿌려댄 것이었다. 바나나에 얽힌 가장 끔찍한 사건은 바나나 리퍼블릭의 비애이다. 우선 바나나 ‘리퍼블릭’의 뜻은 바나나 ‘공화국’인데 이는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도미니카 공화국, 과테말라 등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몇 나라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이들 나라는 대부분 커피나 바나나 등을 다루는 다국적 기업의 플랜테이션에서 일해 번 돈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이와 같은 플랜테이션에서 바나나 회사들이 바나나 노동자를 탄압한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쓴 책 "백 년 동안의 고독"은 실제 콜럼비아 바나나 대학살이라 불리는 일을 토대로 쓴 것이었다. 이 일은 콜로비아의 바난 농장의 노동자들이 정당한 보수와 작업 환경의 개선을 요구하나 번번이 무시당하자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게 되고 회사는 콜롬비아 정부를 압박하여 계엄을 선포해 군사권을 발동시켜 바나나 농장의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이 시에네가 광장에서 열리는 예배에 참석할 때, 5분 안에 구역을 깨끗이 비우라는 명령을 받은 콜롬비아 군인들이 노동자들을 무차별 사격한 일이었다.
위에 많은 음식들은 식민지 전쟁의 참혹함과 힘든 굶주림을 이겨내려 한 그 시대의 사람들의 상처와 고난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엔 그 음식들이 어디서 왔는지, 어떤 사연과 아픔을 안고 식탁위에 올라와 있는 지도 모른 채 냠냠 거리며 먹고 있었다. 식민지로 신음 하던 아일랜드 사람들의 유일한 음식 감자, 콜롬비아 노동자들의 핏빛 역사를 담고 있는 바나나를 앞으로는 내 입에 들어가 가기 전에, “아, 이 음식은 그 시대 사람들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음식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를 바란다.
오늘날 식탁 위는 전 세계의 식자재가 활약하는 대극장이 되었다. 식탁 위에 올라오는 식재료와 요리는 제각각 맡은 연기를 하며 매일 세계사를 재연하고 있다. 배경지식 없이 요리하던 내가 각각의 식자재가 언제, 어떻게 모습을 드러냈는지를 알고 식탁이라는 무대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어 밋밋했던 나의 요리에 이야기를 첨가해 더욱 풍성하게 꾸밀 수 있게 해준 감사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