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화제의 방송 프로그램. 바로 NBS한국농업방송이 자랑하는 <생방송 가락동 365>가 그 주인공이다. 매주 월~금요일 오후 7시면 약속한 듯 텔레비전 앞에 앉게 된다는 전국 방방곡곡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모았다.
◆생생함과 편의성 ‘으뜸’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락값은 우리나라 농산물의 ‘기준가격’을 만든다. 가락시장에 농산물을 출하하지 않는 농민이라도 <생방송 가락동 365>에 눈을 번쩍 뜨고 귀를 쫑긋 세우는 이유다. 품목별 평균·최고·최저 경락값에 시장 반입량, 경매사와 전문가의 분석·전망까지 이어져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사과와 고추를 재배 중인 강효정씨(36·경기 포천)는 “가장 규모가 큰 공영도매시장에서 경락값이 결정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며 “가락시장에 출하하지 않더라도 농산물의 판매가격을 정하는 데 정말 유익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1만9835㎡(6000평) 규모로 양파밭을 일구는 이세현씨(64·전남 무안)도 “지금까진 가락시장 시세를 확인하려면 농협에 가거나 다른 방법으로 시간을 들여야 했다”며 “이제는 경락값 추이부터 전국 출하물량까지 손쉽게 가늠해볼 수 있어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생방송 가락동 365>가 지닌 생생함과 편의성은 각 농협에서도 으뜸으로 치고 있다. 포괄적인 농산물 유통정보가 담긴 덕분에 공동선별 물량의 출하시기를 조절하는 일에 쏠쏠한 효과를 봐서다.
김기선 충북 남제천농협 조합장은 “시황·산지동향에 농가수취값 증대를 위한 유통비법까지 담겨서 좋다”며 “앞으로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태현 충남 논산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 역시 “가락시장의 시황을 현장감 있게 보여줘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며 “그 어떤 매체에서 제공하는 자료보다 훨씬 신뢰감을 느낄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산지와 전문가 인터뷰는 유통업계 종사자들에게 아주 유익한 정보”라고 덧붙였다.
황창호 경북 봉화농협 수박공선회장도 “경매사가 직접 출연해 거래상황과 전망을 알려주니 안방에서 편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시세나 출하물량을 알아보기 위해 가락시장에 전화하거나 인터넷으로 찾아보는 수고를 덜어줬다”고 말했다.
이기종 경남 합천 동부농협 과장은 “농산물 출하전략과 가격전망에 대한 경매사와의 인터뷰가 매우 유익하다”며 “농협에서도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저장성 있는 품목은 출하시기를 일정부분 조절할 예정”이라고 했다.
◆출하전략과 소비지 동향 ‘기대’
시청자들은 애정이 듬뿍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시너지효과를 거둘 알토란 같은 정보를 챙겨달라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풋고추 재배농민 심상환씨(56·경남 밀양)는 “품목별 경락값 전망과 유통흐름을 짚어줘 만족스럽다”면서도 “농민들이 놓칠 수 있는 출하전략이나 소비지 동향까지 다뤄주면 더 좋겠다”고 주문했다.
배추·멜론·토마토를 재배하는 박근호씨(33·강원 홍천)도 “가락시장에서 농산물이 낙찰된 후 어떻게 유통되는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가 도매시장 경락값과 소비지 가격이 왜 다른지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우수한 산지조직을 가락시장 관계자에게 소개하는 코너, 농업계 바깥에서도 관심을 둘 만한 코너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많았다. <생방송 가락동 365>가 좀더 보폭을 넓혀달라는 뜻이다.
2만8099㎡(8500평)의 배 과수원을 운영 중인 이한복씨(58·경기 평택)는 “산지의 우수한 공선출하회나 규모화된 생산조직에 대한 정보도 담겼으면 좋겠다”며 “아울러 지난해 같은 시기와 시세 차이가 클 때는 그 이유를 소비자에게 자세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영두 한국새농민회 전북도회 사무처장도 “도시 주부들이 싱싱한 농산물을 봤다면 소비촉진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예를 들어 <생방송 가락동 365> 다음에 요리 프로그램이 이어져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경식 충남농협지역본부 산지유통단 차장 역시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농업·농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해줘야 한다”며 “농산물 유통정보를 중심으로 삼더라도 소비자들의 기호나 산지에 바라는 점도 담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기관에서도 농산물 유통환경 개선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최병옥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원예실장은 “앞으로도 <생방송 가락동 365>가 농산물 유통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리라 기대한다”며 “농산물 수급조절에 대한 홍보도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신속ㆍ정확하게 농산물 유통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며 “다양하고 수준 높은 농산물 유통정보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