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래빠는 신통력으로 사악한 의도를 지닌 학자들과의 논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아들인 래충빠는 만족하지 못했다. 래충빠는 스승님이 승려들의 질문에 학자적인 태도로 대답해 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이리하여 래충빠는 속으로 생각했다.
'기적의 능력으로도 확신시킬 수 없는 이들 학자들을 설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논리와 논쟁에 대응하든지 흑마술이나 저주를 행하는 수밖에 없으리라. 스승님께 흑마술의 가르침을 청할 수도 있겠지만 허락하지 않으실 것이다. 오, 제기랄! 저 저주받을 학자들이 순수한 신통술을 마술로 경멸하다니......! 저들은 마땅히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스승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실 거야. 오, 그렇다! 스승께서는 한 생애 동안에 불타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핵심교의을 통달하신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저 학자들을 설복시키기 위해 인도로 가서 논리학과 학식을 배워야 한다!'
그는 미라래빠에게 나아가 자신의 뜻을 말씀드렸다. 미라래빠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래충빠야, 만약 논쟁에서 우리가 지고 있었다면 어떻게 학자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우리를 신용했었겠는가? 만약에 그대가 단순한 논리학을 배울 마음에서 인도까지 가려 한다면 그대는 무언가 그릇되고 가치없는 짓을 행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명상 수행을 소홀히 할지도 모른다. '언어학'을 배우면 언어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언어에 관한 모든 지식을 통달할 수는 없으며, 또한 모든 논쟁에서 이길 수도 없는 법이다. 단지 붓다만이 모든 질문과 도전에 응할 수 있다. 그러나 붓다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행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최상의 길은 인생의 온갖 잡념과 소원을 버리고, 수도에 전념하는 일이다. 혹자는 흑마술로 사람들을 죽일 수도 있겠지만 그 희생자들을 윤회 세계에서 구해내지 못하면 그들은 다 같이 저주받게 된다. 이전에 나는 원수들을 저주하기 위해 흑마술을 행하였으나 이 죄로 인하여 마르빠 스승으로부터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단다. 인생은 짧고 죽음은 언제 찾아올 지 모른다. 그러므로 모든 일을 접어두고 수도에 전념하도록 하여라."
스승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래충빠는 끝까지 인도에 갈 것을 고집하였다.
미라래빠는 말하였다.
"나의 충고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대는 인도에 가도 좋다. 그러나 나는 그대에게 논리학을 공부하라고 거기에 보내는 것은 아니다. 마르빠 스승의 곁에 있을 때 나는 스승으로부터 무형(無形) 다끼니 다르마 계(系)의 아홉 가지 완전한 가르침들 중에서 네 가지만을 전수받았다. 나머지 다섯 가지는 인도에 가면 전수받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우리의 법손(法孫) 가운데 한 제자가 나로빠의 법을 가져와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예언하셨다. 나는 지금까지 수도에만 전념하였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 일을 실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가르침은 구해와야 한다. 나는 이미 늙었고 쇠약하다. 게다가 마음을 완전히 깨달았기 때문에 거기에 갈 필요가 없다. 그대가 인도로 가서 그 가르침들을 전해오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되는구나. 인도에 가되 이 일을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그대가 여행을 하려면 황금이 필요할 것이다."
그후 미라래빠와 래충빠는 보시자들이 예물로 바친 황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리하여 꽤 많은 양의 황금이 모아졌다.
여제자 센도르모아 레쎄붐은 많은 보시자들과 함께 래충빠를 위해 훌륭한 환송연을 베풀었다. 이 연회에서 미라래빠는 그 동안 모은 황금을 래충빠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아들 래충빠야, 나의 노래를 듣고 깊이 생각하여라. 인도에서 그대는 이와 같이 가르침을 전해받도록 하여라."
마르빠 역경사께 예배드리네.
우리로 하여금 임의 법통(法統), 굳건히 지키게 하시길!
논쟁의 패배자, 무명(無名)의 아들은
명상을 그만두고 저 멀리 떠나지만
이는 수행자가 피해야 할 일.
인도에 당도하거든, 래충빠야,
대학자 나로빠 법전의
'무형 다끼니 진리'를 구하렴.
부디 언어 집착에는 떨어지지 말진저!
미라는 처음부터 진인(眞人)을 만났나니
하여 스승 마르빠의 손 안에 자신을 맡겼네.
바른 가르침으로 '말 이빨 흰 바위산'에서 수도했네.
마침내 바른 장소 찾아다녀 보시받으며
친척 떠나 친구 떠나 거닐었네.
윤회와 열반을 모두 버려
희망도 두려움도 없이 명상 수도에 불퇴전(不退轉) 하였네.
가파른 언덕 비탈에서
마르빠 스승은 말씀하셨네.
"전륜성왕(轉輪聖王)은 여의주를 지녔는데
다섯 금시조(金翅鳥) 가족은 법성(法性)의 창공을 나네.
지중한 가르침은 인도에 있나니
첫째는 광명 지혜등(智慧燈)이요,
둘째는 나디·쁘라나의 윤망(輪網)이요,
셋째는 지복의 성언(聖言)이요,
넷째는 대원평등경(大圓平等鏡)이요,
다섯째는 진아 해탈의 마하무드라이네.
다섯 교의는 인도에서 구할진저."
미라는 너무 늙어 갈 수 없나니
마르빠의 법손이여,
진리를 구하러 인도로 갈진저.
첫댓글 불퇴전의 지위에 오르기를.
나무아미타불 _()_
인생은 짧고 죽음은 언제 찾아올 지 모른다. 그러니 수행에 전념하자.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