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좋아하는 그룹입니다.
삶은 천국과 지옥으로 언제나 변하지만 그것을 바꿀 수 있는 것도 또한 자신이다 라고 .....
취향대로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https://youtu.be/QQkDPViF2-4
BLACK SABBATH/ HEAVEN AND HELL
두 남자 2.
🍀
눈물이 안개처럼 뿌옇게 앞을 가렸다.
봇대도 아이들이 그리워졌다.
무슨 일이든 사춘기 특유의 툭툭거리던 딸과 유난히 애교쟁이였던 아들.
그날 이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던 아이들이 안개 속에서 웃고 있었다.
긴 침묵을 깬 것은 남보였다
" 이승에서 인연은 이미 지나갔어도, 지독한 그리움만 남아 힘이드네 "
녀석의 얼굴은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붉게 충혈된 녀석의 눈에서 아련한 아픔을 보았다..
남보가 끓인 잡어 매운탕은 웬만한 매운탕집의 음식보다 휠씬 입맛을 당기게 만들었다.
" 제수씨도 오랫만에 맛있게 드셨겠구먼.
아주 좋아하시겠다 . 잘 했어 "
봇대는 퇴주그릇의 술을 뿌리고 남보에게 술 을 따라 주었다
" 짜식 . 제삿날이면 제삿날이라고 한마디라도 하지 . 난 여지껏 네 마누라가 있었는지도 몰랐잖아 "
아직 눈이 벌겋게 부어있는 녀석은 따라 주는 술을 넙죽 받아 마셨다.
" 한 잔 더 주라 "
" 응 걱정말고 마셔라. 모처럼 마누라랑 아이도 만나는 날인데 ....."
봇대는 아예 술병을 그에게 넘겨 주었다
" 아뭏튼 너는 이상한 놈이야. 그렇게 속을 보이지 않고 한 마디도 없더니 갑자기 제삿날이라니 ~"
" 미안해. 몇 해동안은 제삿날은 알고 있어도 제사 지낼 꿈도 못 꿨어 . 너 한테 이렇게 빌붙어 있으니 마누라 얼굴이라도 한번 보는거지. 봇대야. 미안하고 고맙다 "
" 짜식 ~ 제수씨가 아들 데리고 널 얼마나 기다렸겠냐 ! 오늘 젯밥이라도 차렸으니 나도 기분이 좋다. 한 잔 받아. "
둘은 권커니 받거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사진 속에 그의 아내와 아들은 밤이 깊어도 껴안고 잠이 들지 못하고 있었다.
" 벌써 이십년이 다 되어가네 "
" 그래 ? 오래전에 떠나셨구먼 ."
" 응. 모두 내 잘못이지 "
벌겋게 오른 얼굴로 남보는 한숨을 길게 내 쉬었다
평소에는 술을 마셔도 속내를 들어내지 않았던 녀석이, 자신의 과거는 아직 한번도 뱉은 적이 없던 녀석이 오늘따라 지난 날을 덤덤하게 털어 놓았다.
🍀
" 여보 . 다 준비했어요."
" 응 . 뒷자리에 담요도 한 장 준비해요."
" 네 "
정 춘식은 새로 뽑은 그랜저의 트렁크를 열고 여행 가방을 넣고 아내와 아들을 뒷자리에 태웠다.
모처럼 바닷가로의 여행에 아내와 아이는 들떠 있었다
돈을 번다는 핑게로 가까운 고궁이나 공원 한번 제대로 다녀오지 못했던 그였다.
춘식은 D 상업고등학교를 나와 기계 부속을 찍어 내는 중견기업의 경리과에 입사를 하였다. 처음에는 월급이나 계산하고 창고 재고나 관리를 하였으나 어린 나이에도 빈틈이 없었고 눈썰미가 있었던 춘식이었다.
성실하던 그를 눈여겨 보던 사장은 남보가 군대를 다녀온 후 그에게 경리 파트의 업무를 맡겼다.
숫자에 허술함이 없었던 그는 차근차근 경력도 쌓아가며 경리과의 실무를 담당하는 계장자리에 올랐다.
은행을 다니면서 회사의 자금 관리를 하며 실질적으로 회사의 생명줄을 관리하는 업무였다.
은행에는 실무급으로 자리잡은 동기들이 여럿 있었기에 회사측에서도 그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
몇 해가 지나서 남보는 거래처 회사의 경리 아가씨를 만나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였다.
그녀는 남보만큼 야무지고 빈틈이 없었다.
그녀 역시 허황된 꿈에 젖어들던 또래들 보다 현실적이고 착실한 생활을 하는 춘식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모든 것은 그를 위해 준비한 것처럼 잘 풀려 나갔고 탄탄대로를 달렸다.
다만 회사에서의 그의 위치만큼 따라 주지 않는 것이 있었다
그에게 다소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그의 직함에 어울리는 학벌이 걸림돌이었다.
위로 올라가면 올라 갈수록 걸리는 것이 많았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필요한 출세 조건의 하나인 학벌과 학맥이 슬슬 그의 뒷춤을 잡기 시작했다
회사도 성장을 하고 사장은 그의 아들을 경리과에 앉혔다. 대학을 나와 춘식의 후임으로 일을 배우게 하였다.
새로운 사고와 드라이한 일처리가 장삿꾼 집안의 핏줄을 타고 태어나서인지 매끄러웠다.
물론 사장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이 한몫 거들고 있었다.
그 무렵 회사는 중국 바람을 타고 큰 공장을 중국으로 옮겼다.
서울에는 본사의 일부분만 남겨두었다. 급박하게 변화하는 조직 안에서 춘식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 갔다.
어정쩡한 위치에 놓인 그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아내와 의논을 하였다. 아내는 춘식의 의견에 무조건 따르겠노라 하였다.
" 당신이 똥지게를 진다면 난 바가지를 들고 따라 갈게요 ."
그녀의 말 한마디는 천군만마 보다 더 힘이 되었다
춘식은 회사에 사표를 썼다.
그리고 아내와 둘이서 중국의 값싼 물건을 수입해서 파는 일을 시작했다.
쉽지 않은 첫걸음이었지만 아내의 의견대로 의류쪽으로 가닥을 모았다.
아마추어 같았던 아내가 디자인 한 옷이 예상외로 대박을 쳤다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하룻새에 몇 천만원의 현찰이 굴러 들어왔고 부부는 밤이 되면 돈 세는 일 때문에 잠조차 자지 못했다.
그렇다고 사람을 더 충원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 부부는 돈 버는 재미에 빠져 있었다.
중국을 오고 가며 바쁘게 살았다.
세상의 돈이 모두 제 것 같았고. 모든 곳이 만만해 보였다.
그렇게 삼년이 지나자 비슷한 업자들이 우후죽순 식으로 생겨났다.
수입이 예전만 못하고 슬슬 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었다.
춘식은 다시 아내에게 의견을 물었다.
" 여보 이제 다른 업종으로 바꾸면 어떨까요 ?"
" 네 . 나도 요즘 그런 생각을 안해본건 아닌데요..... 중국 보다는 동남아 쪽으로 가서 뭔가 찾아 보는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내의 촉은 상당한 경지에 이르렀다.
그녀가 시키는대로 하면 무슨 일이든 잘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약간의 대출을 받아서 서울 변두리의 작은 상가 건물도 한 채를 사두었다.
춘식의 본가나 처갓집 사람들도 모두 부러워했다.
필리핀 쪽에 봉제 공장을 알아 보았다.
미국 쪽으로 인형을 수출할 계획을 짰다.
일부는 국내에서 팔기로 하고 차근차근 준비를 하였다.
영업을 뛰어줄 고등학교 후배도 둘 씩이나 뽑았다.
춘식은 삼년 동안의 변화에 스스로 놀라워했다
아마 그대로 회사에 다녔으면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이 자신 앞에 벌어지고 있다.
모두 아내의 덕분이라 생각했다.
새로운 사업의 준비가 착착 맞아 떨어져가고 있었다.
함께 일을 하게된 후배들은 현지 법인을 만들고 직원을 뽑고 거래처인 미국의 백화점과 에이전트를 만나고 있었다 .밤낮없이 사업을 준비하던 춘식이 모처럼 집에 들렀던 날이다
" 아빠 . 우리는 어린이공원 안 놀러가 ?"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들이 불만이 여간 아니었다.
돈을 번다고 부부가 밤낮없이 뛰고 하나 있는 아들은 처가에 맡기다시피 했었다.
" 여보 . 우리 여행이라도 가요 .한번도 쉬어 보질 못한것 같아요."
" 그럽시다. 나도 새로 시작 하기전에 우리 식구끼리 오붓한 시간 만들고 싶었어요. "
춘식은 후배에게 며칠간 휴가를 다녀오겠다고
일러두고 휴가 준비를 하였다
새로 뽑은 자가용에 춘식은 아내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을 태우고 바닷가로 떠났다.
동해의 떠오르는 태양은 그들의 새로운 출발을 축복하는듯 하였다.
햇살과 금빛 모래. 발목을 감아도는 부드러운 파도와 시원한 바람. 얼마만에 느껴보는 행복감에 푹 잠겨있었다.
아내와 아이는 바닷가에서의 휴가에 무척 행복해 하였다.
" 여보 . 우리 둘째 만들까 ?"
아내는 대답대신 그의 팔을 꼬집었다
부부는 뜨겁게 사랑을 나누었다.
며칠의 달콤하고 건강한 휴식의 시간이 지났다
이제 또 열심히 일을 하고 먼 미래를 위해
한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가 되었다.
모든 일에 자신감으로 충만하였다.
🍀
평일밤의 영동고속도로는 한적했다
달리는 차들은 제 기능을 더 하지 못해 안달이 난 것처럼 달렸다
아내와 아이는 뒷자리에서 잠이 들었다
춘식은 속도를 내지않고 천천히 제한속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어둠은 산과 숲을 잠들게하고 오고 가는 차량의 불빛을 빨아 들이고 있었다.
차가 곡선도로를 접어 들고 있었다
무엇인가 불빛이 그를 강하게 비추었다
< 쾅 !! >
그리고 깜깜한 어둠 속으로 들어 갔다.
순간적으로 차가 몇 바퀴를 구르는것 같았다
" 여보 ~ "
아내와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 현우야 ~~"
" 여보 ~ "
그의 목소리는 입안에서 맴돌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뒤에서 졸음 운전을 하던 거대한 트럭이 구부러진 길에서 속력을 줄이지 못하고 그의 자동차 뒷부분을 강하게 때려 박아 버린것이다.
춘식의 차는 고속도로 바닥을 수십 차례 구르다 도로를 벗어나 십여 미터의 낭떨어지로 굴러 떨어졌다.
그의 차는 형체도 알아 볼수 없이 망가지고 찌그러져 버렸다.
" 아니 그렇게 큰 사고가?"
녀석은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 응. 아내와 아이가 차창 밖으로 튀어 나왔다네
형체조차 제대로 찾을 수 없이 너덜너덜하게
. 아이는 더 말할것도 없고 "
" 아~ 어찌 그런 .... "
" 너무 참혹해서 입관 하던날 내 어머니와 장모님. 두분이 그만 혼절까지 하셨다네 "
" 저런 .저런 "
" 장모님이 훗날 그말을 해 주시더군. 난 며칠동안 깨어나지 못했어."
" 자식 . 그런 아픔이 있으면서도 어째 말 한 마디 없었냐 !"
남보는 소주 한 병을 따서 잔을 채웠다.
그리고는 시원하게 목구멍으로 털어 넣었다
" 사람의 인연이 끊기는건 순간이야. 그동안 이어져온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칼로 짜르듯이 단절이 될 때 ...... 뭐라 .... 말을 해야해. ?"
남보는 남의 이야기를 하듯 조용히 말을 이었다.
그러나 눈에는 이슬이 한 점 한 점 고였다.
"같이 한 침대에서 살 부비며 자고 . 밥을 먹고 얼굴을 맞대고 커피 한 잔을 하고 '나 다녀 올께' 하고 나간 사람을 이 세상 사람이 아닐때 말이야. .... 그런거 생각해 봤어 ?"
남보는 말을 마치고 봇대를 보며 피식 웃었다
슬픔보다 더한 깊은 아픔이 담겨 있었다
봇대도 술 몇 잔을 거푸 마셨다.
그런 아픔을 가슴에 안고 살아왔을 녀석이 커다란 바위처럼 다가왔다
춘식이 병원에서 정신을 차리고 난후에야 아내와 아들이 자기 곁을 영원히 떠났다는 것을 실감하였다.
그도 겨우 사지에서 벗어난 몸이었다
칼질로 도배가 되다시피한 몸은 자유롭지 못했다
어느 하나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아내와 아들이 어떻게 어디에 있는지 보고 싶어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
병신이 된 몸이 조금 나아졌을때 그는 억지로 병원을 나와 아내와 아이를 만날 수 있었다
작은 항아리 안에 담겨 차가운 유리벽 안에서 자고 있는 그들을 깨웠다
" 여보 ~ 여보 ~ 나 왔어 . 일어나 봐요 "
" 아들 ~아드~~ 을~~ "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가 입밖으로 새어 나왔다.
힘없는 목소리는 허공으로 잘게 부수어졌다
같이 죽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럽고
휠체어에 갇힌 몸으로는 그들을 따라 갈 수 조차 없었다.
병원에서 일 년을 누워 있었다
시작하려던 사업은 모두 엉망이 되어 있었다
대출금의 이자가 눈덩이처럼 쌓여갔다
후배도 춘식을 볼 면목이 없었는지 나타나지 않았다.
춘식은 그들을 이해하였다.
시작도 못하고 깨어진 일이야 일이지만 그에게 아내의 존재를 다시 느끼게 되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을 돌아 보았다.
날개가 꺽인 초라한 한 마리의 병든 새였다.
아내가 없이는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퇴원을 하고 그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텅빈 아파트는 낯설기만 하였다
침실과 아들이 지내던 방과 거실 . 부엌 모두 변한 것은 없었다.
낯선 곳에 홀로 뚝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곳에는 아직 아내와 아이가 있었다
방문을 열면 여행을 떠날 때의 아내의 들뜬 음성이 들렸고. 아들의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여기저기 새어 나왔다
화장대 뒤에서 . 주방의 냉장고 뒤에서
아들의 책갈피 속에서. 그들은 춘식을 부르고 있었다.
환청은 그에게 끝없이 들려 왔다.
불을 켜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것 같아서 밤새 전등이란 전등은 모두 켜두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 딩동. 딩동 >
아들이 먼저 문을 열고 뒤 따라 아내가 들어 왔다
장을 보고 왔는지 쇼핑봉투가 가득 넘쳤다.
그러나 그것은 볼 수 없는 허상일 뿐이었다.
그의 삶은 모두 헝클어져 있었다.
환상과 환청은 그에게서 떠나지 않았다.
어디에서 그 실마리를 풀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
🍀
* 해바라기.
누가
파란 하늘에
그림 한 폭
그리라 한다면
하늘 가득
해바라기꽃
한 송이
그려 넣겠소.
키 작은 해바라기
해를 따라
나를 따라
언제나 바라보는
바라기
스무 다섯해
시계 바늘 돌고 돌다
어느새
멈추고
어둠 저 뒷편에
잠시 쉬러 간 사이
나는
해바라기 환한 미소만
그리워
해 저무는
세월 강가를
헤진 몸 절뚝이며
서성입니다
ㅡ 峨嵯 . 2013ㅡ
몸과 마음은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짧은 시간에 자신과 그를 둘러 쌌던 모든것이 변해 있었다.
그가 할 수 있은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것은 술을 마시는 일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숙취의 고통이 수반되어도 해가 지고 어둠이 스물스물 검은 혀를 낼름거리며 그의 몸을 더듬으면 그는 진한 알콜의 향에 빠져 들었다
모친과 형이 그를 찾아 왔을때 그는 거의 죽은 사람이었다.
다시 병원에 입원을 시켰다. 약물로 마비된 신경은 모든것을 흐리게 만들었다
회색의 아침과 회색의 밤이 이어졌다.
알콜. 정신 병원 .
머릿속에 기억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죽음이라는 것도 의식 할 수 없었다.
그가 정신병원에 있는 동안 그의 형은 재산을 정리 하였다.
그의 업체는 시작도 못해보고 파산되었다.
빚을 정리하고, 남은 재산과 그의 아파트와 건물도 모두 형이 처분 하였다.
아무것도 남아 있는 것은 없었다.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돌아가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다
그의 형은 변두리 산동네에 허름한 집 한 채를 그의 명의로 올려 주었다
거기에는 아내도 아이도 없었다
무한한 적막 만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외롭다거나 쓸쓸한 감상도 그에게는 남아 있지 않았다.
🍀
살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예전의 지인들을 찾았다.
모두 폐인이 되어버린 그를 피하였다
혹은 밥이라도 먹으라고 주머니에 용돈 몇 푼을 찔러주는 사람은 그래도 나은 사람이었다.
망가진 몸으로 힘든 일은 무리였던 그에게 돌아오는 일자리는 없었다.
나이 사십이 갓 넘은 그의 육체는 이미 살아있는 몸이 아니었다.
여기저기 노력끝에 빌딩 경비원으로 취업을 하였다 .
먹고 살아야 할 절실한 이유도 없었지만 죽음 이란 것도 생각하지 못했다.
목숨이란 것이 붙어있는 움직이는 나무나 돌 같았다
시계추 같은 생활이었다.
그러다 한 여자를 알게 되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자가 춘식을 꼬셨다고 하는 편이 옳다
춘식은 여자와 살림을 차렸다.
그저 여자였다.
그녀는 그에게 경제력을 원했고 벌어오는 모든것을 바쳤다.
그에게는 어떤 욕심도 욕망도 없었다.
잠자리도 포기한 지 오래되었다
그렇게 한 여자가 지나가고 또 다른 여자가.
또 다른 여자가 그를 스쳐 지나갔다.
어느해. 그 산동네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 온다는 소문이 돌았다.
집값이 뛰었다. 어느 부동산 업자의 달콤한 말에 여자는 집을 팔았다.
그러나 그 돈으로 서울 시내에서 그가 살만한 집은 없었다.
그나마 정이라고 남아 있었던지 여자는 몇 푼의 돈을 쥐어 주고 떠나갔다
희망도 삶에 대한 의지도 없이 살아 갔다
십여년의 방황의 시절이었다.
봇대를 만났을 때 그는 고시원 생활을 했었다. 뻑하면 짤리는 경비원 파리 목숨에
온전한 수입을 바랄 수도 없었다 .
불규칙한 날들의 거북한 삶이었다.
연락처를 교환하고 서너 달이 지나 봇대에게 전화를 했다.
남보 . 그 녀석이었다.
처음 . 딱 한번 갔던 번개에서 알게 된 남자.
순수했던 녀석.
그날부터 남보는 그의 싱글 아파트에서 기거를 하였다.
" 나 딱 석달만 있다 나갈게. 고마워 "
" 자식 . 석 달 아니라 삼 년 있어도 뭐라 안한다 "
그렇게 함께 한지 정말 삼년이 되어 간다
얼마전에 다니던 경비일도 또 짤렸다.
" 고용보험이나 또 타 먹지 머 ~"
" 그래 쉴 때 쉬어라 "
그러던 그가 오늘 자기 아내와 아이의 기일을 챙겼다.
" 봇대야 , 정말 고맙다 . 이 험하고 팍팍한 세상에 나 같은 놈을 믿어 주어서 .....
여기 온지도 삼년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생각을 했지.
이제 사람답게 , 아내와 아이한테 부끄럽지 않은 남편으로 아버지로 살고 싶어 .
먼 훗날 하늘에서 만나도 당당하게 만나기 위해서 말이야 "
나는 녀석의 손을 꽉 잡아 주었다.
이럴 때 남자들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온 몸으로 . 가슴으로 하나가 된다.
봇대는 알고 있다.
녀석이 제법 돈도 모았다.
이곳 싱글 아파트 전세라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춘식아 "
" 응 "
모처럼 많은 술을 마셨어도 녀석은 말짱했다
" 너 . 우리 시장에 경비 안해볼래 ?"
사실 아파트 경비보다 심간 편한 자리라 오래동안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다."
" 어 .좋지 "
" 그래 내일 경비 반장한테 얘기해 볼께. 며칠 푹 쉬어라 ."
" 그런데 봇대야 . 나 부탁이 있어 "
" 뭔데 ?"
" 나 내일 차 좀 빌려주라 ."
" 어디 가려구 ?"
" 마누라가 보고 싶다 . 아들 녀석도 "
" 자식 ㅡ 그럼 같이가자. 제수씨 신고도 받고 "
" 고맙다 . 친구야 "
남보의 눈시울이 다시 붉어지고 있었다.
봇대도 코끝이 시려왔다
둥근 보름달이 창문에 걸터 앉아 그 두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 보고 있었다.
ㅡ 끝 ㅡ
" 오늘 모처럼 번개나 가 볼까 ?"
" 자식 웬 바람이 불어서 "
" 얌마 . 어제 집 청소하는데 네 방에 말라 비틀어진 화장지가 그리 싸였냐 !"
" 낄낄낄 "
" 너 여자 친구 하나 만들어 줘야 내가 편할것 같다 . 이놈 봇대야 !!"
" 어디라고 ? 번개 치는 곳이 ? "
" 응 . 종로 인사 한마당 ! "
" 낄낄낄 .......:"
" 낄낄낄 ........."
https://youtu.be/brZagBF9KY0
첫댓글 뭐야! 인사 한마당? 헐~
히히히 ~
먼저 그 장소가 폐쇄됐다 ㅋㅋ
명보아트홀 ~^^
오잉~
화장지는 욕실에 있어야지
청소좀 하고 살어~ 말라 비틀어진 화장지도 치우고
그리고 쉰네나는 글 제목에
댓글 초장부터 쉰네나는 호래비 둘이 헐~ 히히~ 낄끼거리니 오만 정내미가 와락 떨어져~
무시라~ 시금털털한 분위기가 여기까지 날라오구만
낄끔한 여성회원님들 여기 딜다 보지 마세요 ~
아이구 ~ 초를 쳐요 . 초를 쳐 !!
아지매들 그런 냄새 더 좋아해
은미~일한 그럼 臭취臭 !
히히힛
올리신 일상의 글이 솔직하고 유쾌해서 좋았는데, 이제보니 작가님이신가봐요. ' 두 남자'의 이야기에 제 눈에도 이슬이 한 점, 두 점 쌓이네요. 매력있는 소설 잘 읽었습니다. 다른 소설도 찾아봐야겠네요~~
ㅎㅎ ~
감사합니다 ~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존경스럽고 밥이라도 사고 싶은 분이 제 글 찾아 보겠다는 분 입니다 ~^^*
만수무강에 ~
로또 대박이라도 터지시기를 기원합니다 ~^^*
헤헤헤 ~^^*
ㅎㅎ
잘 읽었어요
시방 출근 하는 버스안
봇대와 남보의 삶
이제는 재미난 일들만 있길 바랄 뿐 입니다
오분전님도 그저 건강만 하소서......
아마도 잘 살고 있는지
확실한 건 알 수없으나
이땅 어딘가에 살고 있을거예요~^^*
기온이 주가처럼 떨어집니다
건강 잘 살피소서 ~
오분전님
설마 실화는 아니지요?
제가 쓴 글들은 모두 허구의 상황입니다 ~^^
머릿속에서 뽑아낸 픽션이지요 ~
그렇지만 사람이 살고 있는한 평범하고 있을 법한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감기조심 조심하시고 기쁜 날 되소서 ~^^
@오분전 소설가이십니다.
상상한것을 글로
나타낸다는건
아무나 못하지요.
@신미주 에공 ~~^^
재미 삼아서 꾸며본 글인 걸요 ~^^
감사합니다 ~
소설이라도 꾸민 이야기라고 하지 말아요.
소설같은 삶, 삶같은 소설.
이곳이 재판정인가요?
풍류방인걸요.
^^*~
여기저기 남의 삶을 훔쳐 본 거라 ~ 혹시나 절도죄에 걸릴까봐 그랬습니다
자수합니다 ~^^*
모레 罰酒 한 잔 내려 주세요 ~^^
@오분전 나는 그날 양띠방 주관 산행 마치고
양띠 진행요원들 위로하러 간다네요.
@석촌 그날 비가 내린다는데 등산길 조심히 다녀오세요
쌀쌀한 날씨라 ~ 염려 됩니다 ~
^^*~
들여다보면 다들 참 한이 한자락 씩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순탄 하게 흘러가는 인생이 몇이나 될까요?
잘 읽었습니다.
흐리고 비 오는 날도 있지만 우리들은 희망을 가슴에 안고 살잖아요 .
누구에게나 등불같은 희망 !
꺼지지 않도록 ~^^*
즐거운 하루 되소서 ~^^
인사한마당? 유명세를 타네요. ㅎㅎㅎ
흐흐흐 ~
광고료 받아야겠지요 ?
받으면 몽땅 술 사겠습니다
기온이 떨어집니다
건강 잘 지키시고
즐거운 날 되소서 ~^^
읽다 보니 이것 저것 생각하게 되네요.
잘 읽고 갑니다.
글 고마워요.
아고 ~ 죄송합니다
단순한게 편안한 건데 ~
불편을 드렸나 봅니다 ~
번개때 뵙게되면 특주 올리겠습니다 ~^^*
편안한 하루 되소서 ~
2편으로 끝납니까?
남보얘기만 하고 정작 봇대얘기는 없네요...ㅎ
^^*~
상상으로 만들어 가시기를 바랍니다 ~
두 남자 ~ 지금 우리 곁 어딘가에서 별빛처럼 살아가고 있을 거예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
찾아 읽었습니다.
밥 사세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