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조지 플로이드’되나…뉴욕경찰 소요대비‘비상’
▶ ‘엄마!’ 부르며 숨진 흑인 구타 현장 동영상 공개
▶ 곳곳 경관폭력 항의시위, 폭행 관여 5명 경찰 모두 기소
2023/01/30
28일 맨하탄 타임스스퀘어에서 시위대가 경찰의 무차별 폭력에 항의하는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테니시주 멤피스에서 교통 단속 중이던 경찰관들의 심한 구타로 흑인 남성 운전자 타이어 니컬스(29)가 숨진 사건이 발생, 제2의 ‘로드니킹’이나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비화될 것으로 우려되며 뉴욕경찰에도 비상이 걸렸다.
타일러 니컬스 체포당시 장면. [로이터]
지난 7일 발생한 이 사건과 관련 멤피스 경찰국이 사건 발생 3주여가 지난 27일 구타 발생 당시 현장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바디캠 동영상을 전격 공개하자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어졌고 뉴욕 등 전국 곳곳에서 분노한 시민들의 규탄 시위가 이어지며 소요사태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시경(NYPD)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비상대처에 나섰다.
앞서 니컬스는 지난 7일 난폭 운전으로 정지 지시를 받은 뒤 달아나다 붙잡혀 경찰관들중 한명에게 멱살이 잡힌 뒤 항변하자 경찰 여럿이 달려들어 그를 에워싸고 동시에 주먹과 발로 때리기 시작했다. 이어 옆에 서 있던 다른 경찰관이 통증과 눈물을 유발하는 ‘페퍼 스프레이’를 꺼내 얼굴에 뿌리자 이를 맞은 니컬스는 “엄마”라고 외치며 울부짖었다.
축 늘어진 니컬스가 붙들어 일으켜지자 다른 경찰관은 얼굴에 폭행을 이어갔다.
현장에서 니컬스에 몰매를 가한 경찰관 5명은 모두 흑인이었다. 니컬스는 체포된 후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졌고, 사흘 뒤인 10일 신부전과 심장마비로 숨졌다. 그는 희귀 질환인 크론병을 앓고 있었다. 해당 경찰관들은 모두 해고됐으며, 대배심은 전날 이들을 2급 살인과 가중 폭행 등 혐의로 기소할 것을 결정했다.
니컬스 사망후 심각한 구타 사실이 유족들에 의해 확인돼 비판여론이 확산된 데다 27일 니컬스에 대한 경찰의 무차별 구타 장면 담은 동영상이 전격 공개되자 곳곳에서 분노한 시민들의 규탄 시위가 진행됐다.
뉴욕에서는 맨하탄 타임스스퀘어 한복판에 모인 시위대중 한명이 경찰차량 유리창을 부수고 일부가 경찰과 충돌, 3명이 체포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했을 때처럼 미국 내에서 전국적인 항의 시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NBC 방송은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처럼 전국적인 항의시위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3년전 비무장 상태의 흑인 청년 플로이드가 ’숨을 쉴 수 없다“며 애원했음에도 목을 찍어누른 경찰에 의해 사망한 사건이다.
평화행진으로 시작됐던 시위가 유혈충돌로 번졌던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재연될 것을 우려해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폭력 시위를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고 니컬스의 어머니 로번 웰스도 방송을 통해 지지자들을 향해 평화적 시위를 호소했다.
[미주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