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는 언제나 중요했다 - 출생과 사망, 결혼과 이주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남아 있는 한 인구는 역사의 경로를 결정할 것이다.
지난 200여 년에 걸쳐 진행된 인구 혁명은 세계를 바꾸어 놓았다. 인구 혁명은 국가의 흥망성쇠나 권력과 경제의 대대적인 전환에도 관여했을 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인구 혁명의 이야기는 한 세대 만에 낳은 자녀 대부분이 성년기 이전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된 영국 여성들의 이야기이자. 평생 한 번도 아이를 낳아본 적 없이 아파트에서 고독사하는 일본 노인들의 이야기이자, 기회를 찾아 지중해를 건너가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은 '백성의 숫자가 국부를 만들어낸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잉글랜드와 영국 전반의 인구 성장은 영국이 19세기를 거치면서 최고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같은 시기에 유럽 바깥에서도 영국 출신 이주자들이 증가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영국이 세게 최고 강대국으로 우뚝 서는 데 인구 성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지형이 확대됨에 따라 인구도 불어나서 1850년대에는 2,300만 명, 1900년에는 영국의 인구를 크게 앞선 7,600만 명에 달했다. 미국이 1848년 이후에 멕시코 총 면적의 절반에 해당하는 멕시코 북부를 손쉽게 흡수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인구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미국의 유대인이 600만 명에 달하고 아르헨티나 국민 60%가 스스로를 이탈리아계로 밝히는 것은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에 있었던 인구 이동의 결과물이다.
히틀러는 결국 인구가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했다. '출생률 하락이 모든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다. 출생률은 우리를 살리는 젖병과 같다'
러시아 인구의 팽창과 독일의 인구 성장 둔화가 없었다면 소련이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낙태는 당신의 행복을 빼앗아갑니다' 스탈린과 소련 공산당 지도부는 인구의 중요성을 깨닫고 출산율 높이기 위해 낙태를 금지하고 출산 장려 정책을 시행했다
1950년에는 미국과 그 이외 서구의 선진국 국민이 세계 인구의 20~25%를 차지했다. 현재 그 비율은 15% 아래로 떨어졌으며 21세기 중반에는 가까스로 10%를 유지하리라 예상된다.
일본, 중국, 그 이외 동아시아 국가, 동남아시아는 현재 세계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거주하고 있으며, 유럽이나 북미와 동일한 변혁을 연쇄적으로 경험한 지역이다.
한국의 중위 연령은 1950년 이후 현재까지 20세에서 40세로 이미 2배 높아졌으며, 유엔의 예측에 따르면 2040년에는 50세에 이를 전망이다.
거대한 인구 물결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과거도, 현재도 이해할 수 없다
ㅇ 영국이 한때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인구 덕분이었다. 산업혁명 이후 상하수도가 개선되고 의료보건 기술이 발전하고 물산이 풍부해지면서 영아사망률이 떨어지고 기대수명이 늘어났다.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영국은 수백만 명을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내보냈고 이를 통해 영어를 쓰는 인구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왔다.
ㅇ 같은 맥락에서 미국이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이 된 까닭은 미국 국민이 유럽 각국이나 일본인보다 더 잘 살아서가 아니라 그 나라들보다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ㅇ 독일과 프랑스가 뒤이어 산업혁명에 성공했으나 이들은 인구에서 영국에 밀렸다.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것도 인구수에서 밀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ㅇ 한 사회의 중위 연령이 높을수록 그 사회는 안정적이고 사건 사고가 줄어든다. 중위 연령이 낮은 사회는 범죄율이 높고 혁명세력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