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 MARKSMAN - FERNANDO TORRES



500억원 소년
스페인 출신의 라파 베니테즈 감독이 2004년 부임하자마자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이끌며 멍석이 깔렸다. 라파루션의 시작의 발판을 마련한 베니테즈는 이후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의 영입을 당당하게 요구하기 시작했다. 결국 호세 레이나, 다니엘 아게르, 피터 크라우치(이상 05-06시즌), 파비우 아우렐리오, 하보 마스체라노, 딕 카이트, 저메인 페넌트(이상 06-07시즌) 등 단 2번의 영입으로 리버풀의 주축 스쿼드는 확실히 일신했다. 애석하게도 성적이 제자리(두 시즌 공히 3위)를 맴돌았을 뿐이다. 따라서 리버풀에게 올 시즌은 '삼세판' 투자였다. 이래도 안되겠냐는 각오로 창고의 돈을 방출했는데, 다만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코드를 달리했다. 기존의 영입이 전체적인 틀을 잡는 것에 주력했다면 이번에는 수준급 화기 구입에 매진했다. 내 몸집만 키운다고 무작정 상대방이 쓰러지는 것이 아님을 깨달은 모양이다. 요시 베나윤, 안드레이 보로닌, 라이언 바벨 등 준척급 공격 자원들이 리버풀에 합류하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이들은 핵심은 아니었다. '들러리'라고 폄하하기에는 그들의 이름값이 아까우나 공들여 단장시킨 '신부'는 따로 있었으니 억울해도 별 수 없다.
이적료 약 500억원. 이때껏 리버풀이 누군가를 영입하기 위해 이런 거금을 쏟아 부은 적이 없었다. 그만큼 공격력 증대에 목이 말랐다는 방증이다. 이안 러쉬, 로비 파울러, 마이클 오언이후로 이렇다할 특급 스트라이커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선수,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그리 무시무시해 보이지 않았다. 2007년 여름,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안필드에 입성하던 호리호리한 선수의 닉네임은 '소년'이라는 뜻의 엘 니뇨(El Nino). 그 때까지만 해도, 앳됨이 느껴지는 페르난도 토레스가 '붉은 제국 재건'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적잖았다.











반신반의를 잠재우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리버풀의 세번째 환골탈태 역시 성공이라는 종착지에 도달하지 못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날 등 시즌 막바지까지 선두경쟁을 벌이던 라이벌들과는 달리 리버풀은 어느 순간부터 차기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 사수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등하게 싸우다 밀린 것도 아니고 소위 '노는물'이 달랐으니 체면이 말이 아니다. 구단 수뇌부와 베니테즈 감독의 불화가 시즌 중반 이후 끊이지 않았다는 것도 원하던 그림을 그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버풀의 세번째 변화가 시행착오만 남긴 것은 아니다. 중반을 넘어설 때만 해도 흉년으로 종지부를 찍을 것만 깥았는데 끝을 향할 수록 빈 바구니에 달콤한 열매들이 채워지고 있다.
무엇보다 챔피언스리그 4강이라는 가시적 성과가 크다. 지난 시즌 준우승에 이어 연속진출이고 2005년 우승까지 상기할 때 역시 큰 무대에 강하다는 인상을 재차 각인시켰다. 비슷한 기간 이정도의 위력을 발휘한 클럽은 AC밀란 뿐이다. 16강에서 이탈리아 챔피언 인터밀란을, 8강에서 자국리그 맞적수 아스날을 제압하고 이룬 성과이니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친 생채기도 어느 정도 치료할 수 있었다. 결국 애초 설정했던 2마리 토끼 중 하나는 잡은 셈이니 마냥 울상일 상황은 아니다. 꿈의 무대 4강이 대외적 자존심을 세워주었다면 토레스의 위풍당당함은 내부적 만족이다. 외려 이것이 더 기쁠지도 모르겠다.
17살의 나이로 조국 스페인에서 프로에 입문한 이후 지난 시즌까지 오로지 프리메라리가와 AT 마드리드에서만 활약했으니 커리어 최초로 해외리그를 경험하고 있는 토레스다. 요컨대 잉글랜드도 처음이요 용병으로서의 플레이도 초짜인 토레스가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1시즌 만에 강력한 득점왕 후보로 올라서고 있는 형국이다. 리그에서 24골을 터뜨려서 적응을 둘러싼 반신반의를 무색하게 하며 자신의 최다 득점기록이던 2003-04시즌의 20골을 뛰어넘었고, 전체 득점랭킹도 2위에 해당한다. 또한, 프리미어리그 외국인 데뷔시즌 득점기록(루드 반니스텔루이: 23골) 또한 갈아치웠다. 단연, 2007-08시즌 '최고의 이적생'이라는 타이틀은 토레스의 몫이다.





아이답지 않은 아이
스티븐 제라드가 버티는 허리의 단단함이야 특별히 부족한 것이 없었고, 제이미 캐러거가 축이 되는 플랫 4의 견고함도 누군가를 부러워할 수준이 아니었던 리버풀이 이제 '우리에게도 상대를 쓰러뜨릴 특급 저격수가 있다'라고 자랑할만하다. 그만큼 토레스는 발군인데 케빈 키건, 케니 달글리시, 이안 러쉬, 등 1970~80년대 리버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특급사수'들의 맺힌 한을 풀어줄수 있는, 제대로 된 후임이 들어왔다는 호들갑이 머쓱하지 않을 활약상이다.
실제로 리버풀 출신의 플레이어가 한 시즌 리그 20골 이상을 기록한 것은 1995-96시즌 로비 파울러(現블랙번/당시 28골) 이후 12년만에 경사다. 리버풀이 얼마나 '특급 킬러'에 굶주렸는지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 3월에는 안필드에서 2경기 연속으로 해트트릭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1946년 재키 바머가 홈구장을 연방 달군 이후 60년만의 재현이라며 리버풀 전역을 들끓게 했던 인물, 바로 토레스다. 기복없이 꾸준했는데 탄력 받을때는 몰아치기에도 능했다는 말이다. 게다가 홈에서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는 스타성도 충분하다. 리그에서 24골, 칼링컵에서 3골, 챔피언스리그에서 6골을 몰아치며, 33골을 넣었으니, 2000년대 초 클럽의 아이콘이던 마이클 오언의 한 시즌 최다골(28골)까지도 능가했다. 단순히 많이 넣은 수준에서 그치는 것도 아니다.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8강을 결정짓는 원정 결승골(인터밀란/0-1), 리그 4위 경쟁을 벌이던 '머지사이드 더비' 혈투에서의 결승골(에버튼/1-0) 등 결승전 급 비중의 매치업에서 승리를 이끄는 기특함까지 선보였다. 열성적이기로 소문난 서포터 '더 콥(THE KOP)'은 지금 무서운 아이를 보는 맛에 쏠쏠할 것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최다 이적료 기록이 아깝지 않은 '아이답지 않은 아이' 페르난도 토레스다. 그리고 아직 나이가 어려, 더 성장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기에 또 웃을 수 있는 행복이다.

제라드, 제짝을 만나다
마니아들에게는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근래 리버풀은 제라드 '원맨팀'의 인상이 없지 않았다. 굳이 퇴로를 만든다면, 적어도 최전방의 무게는 마뜩지 않았고 더구나 큰 무대의 높은 곳으로 향할수록 제라드의 힘에 따라 크게 좌우됐다. 암암리에 제라드가 해결사가 되어주길 기대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토레스의 등장이 더욱 반가운지 모르겠다.
언급했듯 올 시즌 토레스는 꾸준했다. 골을 많이 넣었다는 1차적인 성과가 기쁘고 그 이면의 '한결같음'이 고무적이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일정수준에 이른 선수라면, 컨디션이 좋을 때 좋은 활약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톱클래스이나 아니냐는 '좋은 활약'의 연속성에 따라 갈린다. 그래서 토레스가 박수 받을만하다는 것이다. '득점에 따른 기여도'로 범위를 좁힐 때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토레스를 따를만한 선수는 아데바요르와 호나우도정도이다. 다만, 호나우도는 벌써 5시즌 째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고, 아데바요르 역시 3시즌 째다. 토레스는 데뷔 시즌부터 이런 활약을 보여 더욱 주목을 받는것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AT 마드리드 시절 단 1번도 챔피언스리그에 나간 적이 없었던 토레스인데 주눅 드는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다. 4강까지 10경기 6골.(4강 2차전 첼시원정에서는 무득점 기록을 깨뜨리는 골까지 넣었다.) 하기야, 이미 독일월드컵 본선까지 누볐으니 맹목적으로 큰 무대에 대한 두려움을 핸디캡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고군분투하던 캡틴 제라드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고, 마이클 오언 - 스티븐 제라드라는 굉장한 콤비가 보여주던 호흡을 토레스가 온 이후에 페르난도 토레스 - 스티븐 제라드 듀오가 보여주고 있다. 토레스가 지금과 같다면, 두 선수의 조합은 앞으로 더욱 더 기세가 등등할 전망이다.
꿈꿔볼 꿈
4월 11일 PFA는 '올해의 선수' 후보 6인을 선정, 발표했다. 토레스는 호나우도와 동료 제라드를 비롯, 세스크 파브레가스, 엠마누엘 아데바요르, 데이비드 제임스 등과 함께 시즌을 빛낸 인물로 공인받았다.(PFA 시즌 베스트 11) 하지만 아직은 토레스가 프리미어리그의 아이콘은 아니다. 소속팀 리버풀이 조연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붉은 제국 재건 사업은 아직 미완성이다. 하지만 잠시 유보라고 해두는 게 낫겠다. 실로 오랜만에 나타난 '특급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토레스가 있기에, 이제 꿈꿔 봄직한 꿈에 가까워지고 있다.
첫댓글 멋지다 저격수
makersman 뜻이 저격수, 사격의 명수라는.. ㅎ
리버풀 메인스나 -토레스-
토레이번시즌에는 epl 우승이다!!
리버풀이진짜 우승할꺼같다는 ㅎㄷㄷ 남은일정보니 리버풀이 유리하다
이거 베일 기사 그대로 가져왔네
드록바 다음으로 타팀공격수가 이렇게 탐나는건 오랜만임 진짜 최고의 기량을 가진선수 이런 최고의 선수를 가진 리버풀팬분들 넘 부럽넹..ㅠㅠ
저격수? 토레스 서든실력쩔겠ㄴㅔ
허허
나쁜개그
앙리도 저격수인가요..? 저격수하니까 앙리가 생각이나서;
앙리는 왠지 저격수랑 이미지가 안 어울리는?ㅎ 너무 장난꾸러기라서 그런가
난 스나이퍼하면 설기현
리버풀이 우승했으면 하는 1인
이어짐을 막기위한 맨유가 우승했으면하는 1인
이번 시즌 정말 꼭 리그우승하자...
정말 대박영입 !
꽤 오래전 기사군요 베스트일레븐 기사 고대로... 언제껀지 기억이 안날정도로 오래된 베스트일레븐꺼 ㅎㅎ
네. 맞아요. 제가 예전에 일일이 다 옮겨서 블로그에 올렸던겁니다. ㅎ
정말 수고하셨어요 간지나는 기산데..ㅎㅎ갑자기 올리시니까 풀럼전이 기대되네요
토레스 당신은 나의 영원한 팬입니다
ㄷㄷ 무서운 강요다
ㄲㄲㄲ
역시 캐간지 토레스~
진짜 너구리가 토레 온 뒤로 웃는 날이 많아졌음 ㅋㅋ 제토 화이팅
토레스가 정말 최고야
다음시즌 토레스 득점왕 예약
ㄱㄱ
이번시즌은 부상땜에 주춤햇지만 다음시즌엔 득점왕 예약 토레스~
다음시즌은 컨페더레이션스컵이 있어서 또 불안함...제대로 쉬질 못하네...스페인의성공에 따른 고충 ㅡㅜ
메인스나 제라드 어태커 토레스
진짜 눈 이쁘다..-ㅁ-딸 낳았으면..
카카 , 토레스 , 호날두 셋이 서있음 간지좔좔... 사비광팬인데! 사비는 좀.. 아저씨포스가 나고.. 메시는 보류..
응? 토레스가 제라드보다 크네? 토레스 185정도에 제라드 187정도로 알고있었는데;;
둘이 비슷합니다 제라드가 187은 절대 아니죠~ 183정도로 베컴과비슷함
토레스 183 제라드 188 로 알고있는데;
제라드 무지큽니다;;; 리버풀과 계약할때 오웬보다 조금큰정도였는데 지금은... 사진보면 토레스가 2~3센치는 더 커보이네;; 암튼 제라드 87정도인거 확실한데;;
제라드 188입니다 .. 183은 ....
베컴보단 클텐데; 저사진이 촘 이상하게 나온듯
깔창.
파울러사진의 하체를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사진 호날두..... 패션센스........................... 옷걸이가 아깝다 ㅋㅋㅋㅋ
사비는 진짜아저씨같네 ㅋㅋㅋ
토레스 다음시즌 득점왕 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