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통령, 코트서 '인생 3쿼터'
고양 오리온 인수 데이원자산운용
남자농구 최초 금융회사 운영 사례
2018년 대표팀 감독 이후 방송 활약
행정가로 4년 만에 다시 '현장으로'
사령탑에는 김승기 KGC 감독 물망
'농구 대통령' 허재 전 농구대표팀 감독(57)이 농구계에 돌아온다.
예능 프로그럄을 누비며 주가를 높였던 그가 자신의 고향과 같은 농구판에서 또 다른 변신에 나선다.
이제 경기를 지휘하는 감독이 아닌 선수단을 구성하고 지원하는 구단 행정가로 새롭게 출발한다.
자산운용사 대이원자산운용이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을 인수했다.
11일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며 허재 전 감독을 최고 책임자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허재 전 감독은 선수 시절 농구대잔치 최우수선수(MVP)로 3차례나 선정됐고,
감독으로서는 전주 KCC를 이끌며 2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뤄낸 한국 농구 역사상 독보적인 최고 스타다.
2016년부터 국가대표 감독을 맡은 허재 전 검독은 2018년 자카르타.팔램방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수확한 뒤 물러났다.
이후 농구계를 잠시 떠나있던 중 방송인으로 변신해 각종 예능프로그램과 광고 등에서 꾸밈 없이 편안한 모습으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4년 만에 다시 코트에 돌아오는 허재 전 감독은 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감독으로 잔뼈가 굵은 농구판에서 이젠 구단의 최고 책임자가 됐다.
그는 일찍이 내정된 채로 사령탑 선임을 비롯한 스태프 구성을 지휘해왔다.
데이원자산운용 측은 '허재 전 감독은 구단 임원직을 맡게 된다.
직함이 사장일지 단장일지는 아직 논의 중이지만 현재 사령탑 영인 등 주용 작업을 함께 진행 중'이라며
'사령탑은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
몇 분의 후보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허재 전 감독은 농구단 최고 책임자로 구단의 운영을 총괄하며 새롭게 출발하는 팀의 연착륙을 이끌고
코트에 새바람을 일으킬 준비를 하게 된다.
사령탑으로는 김승기 안양 KGC 인삼공사 감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고 올 시즌에도 준우승으로 좋은 성적을 낸 김승기 감독은 용산고, 중앙대 출신으로
허재 전 감독과도 깊은 인연이 있어 농구계에서는 일찍이 새 구단 사령탑으로 내정됐다고 소문이 났다.
데이원자산운용 측은 김승기 감독에 대해 '검토 중인 후보 감독 중 한 분'이라고 했다.
데이원자산운용은 오리온을 인수하면서 연고지는 고양으로 유지한다.
기존 사무국 직원과 선수단 모두 그대로 승계된다.
구단 고위 프런트와 코칭스태프만 교체된다.
KBL은 곧 총회를 열어 데이원자산운용의 회원 가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총회에서 데이원자산운용의 가입이 승인되면 금융회사가 국내 프로농구단을 운영하는 첫 사례가 된다.
여자프로농구 WKBL은 6개 구단 모두를 금융회사가 운영하고 있지만,
남자 프로농구는 1997년 리그창설 이래 금융회사가 합류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데이원자산운용은 농구단 인수를 시작으로 축구단, 배구단, e-스포츠단, 탁구단 등
다양한 종목의 프로 스포츠 구단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