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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꿈꾸며 살아간다. 물질적 풍요를 이루게 해달라는.......
재화란 결국은 모래성과 같아서 보다 큰 욕망을 낳는다.
행복한 삶이란 어떤 것일까. 인생에 있어 한번쯤 도전해 볼만한 가치 있는 일에 미쳐보는 것이야 말로 멋지고 행복한 삶이였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여행은 보고 느끼는 감정의 변화에 대한 설렘이라고 정의해 본다.
우수농업인 해외연수를 통해 보다 발전된 평택 농업의 미래를 꿈꾸며 6박 8일 간의 호주, 뉴질랜드로 출발하려는 순간 얼마 전 손질했던 코털이 적당히 자라서 자꾸 콧속을 자극한다. 반사적으로 그쪽으로 손이 갔지만 여행 출발 시간도 촉박하여 이내 잊어버리고 말았다.
“여행을 떠날 때는 오래된 구두와 음악을 준비하라.”는 말이 있다. 편하고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떠나라는 뜻인데 새 운동화에 자꾸 마음에 걸렸다.
드디어 오후 7시 10분 인천 국제공항 출발.
제주도 부근부터 기류 변화로 동체가 심하게 좌우로 흔들렸다. 승객들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고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외국인도 있었다. 몇 시간 동안 계속되다 비로소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서야 기내식이 공급되기 시작했고 승객들은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돌아보면 나의 인생 여정도 굴곡의 연속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90년대 초 벼농사 직파 재배를 시도하여 참새와 비둘기떼 피해로 재차 3차 파종하며 얼마나 가슴 조리며 주위 시선을 의식해야만했던가. 병원 직장시절 오전 근무 조건으로 원곡에 하우스를 임대하여 복수박을 심고 한밤 중 폭우소리에 놀라 뛰쳐나가 밤새도록 양수기로 물을 펴냈지만 거의가 열과가 되고 말았던 일이며 조생종 벼 후작으로 김장 배추 무를 심었지만 상품가치가 없어 산지 폐기하여야만 했던 일이며 쌀겨 농법을 시작하고 엄청난 양의 쌀겨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뿌려야 했던 일은 지금 생각해봐도 끔직한 입에 단내가 날 정도의 중노동이었으며 바람에 쌀겨가 떠밀려 모가 녹아버리는 바람에 보다 못해 “그 따위로 농사를 지으려면 당장 때려치우라.”는 아버지와 말다툼했던 일은 이제 당신의 몸조차 추스르기 어려울 정도로 몸이 쇠약해지신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 그저 송구하고 죄스러울 뿐이다. 밭미나리 재배 시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일이며 연근 인력 대신 포크레인 수확으로 상품성 없는 연근이 되고 말았던 일 등이 있었지만 시련의 와중에 120여 가지의 벼 품종을 재배하며 금향미라는 국내 단하나 뿐인 품종을 찾아낸 것은 커다란 보람이었다. 시련에 대한 도전은 계속되어 4배체 메밀나물 재배라는 발상의 전환은 그 가능성만으로 족해야했으며 오리떼 습격으로 3,000평에서 6가마의 쌀을 생산하는 전무후무한 일도 겪었다. 9월초에 생산되는 초극조생종 기하라미야자키라는 품종을 심어 그해 잦은 비로 한 톨도 수확 못 했던 일 등 실패와 좌절의 연속이었고 어떻게 하면 폐농하는 가의 표본이 되고 말아서 동네 사람들에게 늘 심심치 않은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보다 못한 동네 어른께서“여보게 힘들게 왜 그 고생을 사서하나 편하게 병원근무나 하지 않고...”
2008년 녹색 농촌 체험 바람새 마을 논 풀장을 운영하며 42일 동안 무려 7kg이 빠질 정도로 심신이 파김치가 되었던 일 등 지난 17년 동안의 나의 영농일지는 시련과 도전으로 점철된 생생한 기록이다. 본 해외연수의 목적은 단편적인 선진 농업 기술을 배운다는 자세보다 그 동안의 노고에 대한 휴식이라는 보상의 자세로 임하고자 했다. 샘물을 퍼내면 새로운 물이 채워지고 마음을 비우면 새로운 지혜가 생겨난다는 진리를 믿기에...
호주 시드니 공항에 아침 7시에 도착하였다. 입국절차를 받는데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 시드니 공항을 나서니 우리나라 5월의 날씨처럼 평온하고 온화한 날씨가 우리 일행을 포근하게 반겼다. 현지 가이드와 미팅 후 유네스코가 지정한 자연 유산중의 하나인 첫 방문지 블루마운틴으로 향하였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시드니는 중심가에만 빌딩이 있고 주변은 녹지공간과 단독 주택이 잘 어우러진 도시라는 느낌이 들었다.(자연 경관을 고려한 고도 제한을 두고 있다고 함) 가로수는 참나무류가 주종을 이루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코알라의 먹이로 유명한 유칼립투스였다. 유칼립투스는 현존하는 최고의 종이 원료이고 속성수이며 목질이 강하여 호주에서는 전봇대와 목책, 수변데크 기둥 등으로 쓰이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는 철도침목이나 방부목 대신 친환경건축재 용도로 유칼립투스 원목의 수요가 많이 있을 것 같다.
푸른 빛 웅장한 풍채를 자랑하는 ‘블루마운틴 에코 포인트(BLUE MOUNTAIN Echo Point)’에서 내려다보이는 비경은 신이 아니면 만들어 낼 수 없는 탄성 그 자체였다. 과거 석탄 레일을 개조한 궤도열차에 탑승하여 블루마운틴 울창한 삼림 속으로 수직 하강하였다.(경사 52도의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관광궤도열차) 불현듯 한 때 독일에 파견되었던 우리들 광부들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우리들 부모님들의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 희생의 사랑을 자양분 삼아 오늘의 내가 있듯 월남 파병, 독일의 간호사 파견, 중동 근로자 파견 등은 오늘날 우리나라의 경제기반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역사란 내일을 비추는 거울”이라 했듯 본 여행을 통해 지난 나의 나날을 반추해 보고 오늘이라는 이정표 앞에서 앞으로 가야할 길을 정리해 보는 계기가 되고자 한다. 블루마운틴의 거대한 원시림을 산책하는 중 키스하는 나무, 포옹하는 나무, 땅으로부터 벼락 맞은 나무 등을 볼 수 있었는데, 에머니티가 부족한 바람새 마을에 어떠한 소재에 스토리텔링 할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케이블카에 탑승하여 바라다 보이는 끝없이 펼쳐진 푸른빛 고요의 신비와 아찔한 비경에 그저 감탄사가 절로 나올 뿐이었다. 주술사에 의해 바위가 된 세자매를 찾지 못하고 죽은 아버지가 까마귀로 환생하여 아직도 세자매봉 근처를 떠돌고 있다는 슬픈 전설이 담긴 세자매봉에서 바라보는 '재미슨'계곡은 그림에서나 보던 미국의 ‘그랜더캐넌’을 이곳에서 보는 듯 했다.
빅토리아 전통가옥들이 들어서 있는‘에번리컨트리하우스(Avonleigh Country House)’에서 중식.
이곳은 호주 정부에서 문화재로 지정한 곳으로 일반 식당과는 달리 예약에 의해서만 식사가 제공되며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아산 외암민속마을을 연상하면 될 듯하다. 호주에서는 오래된 건물부지에 재건축시 외형만은 보존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역사를 지키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다시 시드니로 귀환하여 시드니타워와 달링하버 그리고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모노레일을 탑승했다.
‘미시즈 매쿼리스 포인트(Mrs. Macquarie's Point)’는 총독의 아내인 매쿼리스 부인이 항해나간 남편을 기다리던 곳으로 매쿼리 부인의 의자라는 별칭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호주의 상징 ‘오페라 하우스’와 세계적 명소 코트행어(Coat Hanger)라는 별명을 가진 ‘하버브릿지(Harbour Bridge)’를 바라보기 가장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기다림이란 우리들 인생 여정에 있어 반드시 거치는 성숙으로 넘어가는 인고의 과정이 아닐까 잠시 생각해 봤다.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가 함께 어울려 만들어낸 최고의 절경을 배경으로 우리 연수단 일행도 한 컽 찰깍!
호주 최대의 수산 도매시장 ‘피쉬마켓(Fish Market)’은 우리나라 노량시장과 같은 곳으로 매일 수산물 경매가 이루어진다 한다. 이곳 상권은 중국 화교들이 잡고 있다고 한다. 해변가 갈매기 떼가 호시탐탐 식탁에 놓인 생선을 노리고 있어 여간 성가시게 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 내륙에 위치한 해구(갈매기)호수 공원을 방문했을 때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 수많은 갈매기 떼들이 몰려드는 장면을 보고 진위천변에 이런 명소를 만들면 단일체험 프로그램만으로도 바람새마을 특화체험이 될 것이란 생각을 해 본적이 있었다. 아산만 방조제에서 부터 먹이 길들이기로 시작하여 마을 앞 진위천 까지 끌고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여행 3일째, ‘맥윌리암스와인회사(McWilliam's Wine)’를 방문하였다. 6대에 걸쳐 운영되고 있는 호주 최대의 와인 회사로 “와인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고 위대한 와인은 맥윌리암스가 만든다.”는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자식들에게도 자랑스럽게 농업을 가업으로 전승할 수 있는 내일의 우리 농업을 꿈꾸어 본다.
호주에서 생산된 와인 또한 프랑스 보르드와인 못지않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기후와 토양 그리고 최고의 재배 기술에 의해 최상의 포도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여러 종류의 와인을 시음하며 가장 입맛에 맞는 ‘핑크’와 ‘마리아’라는 와인을 구입하였다. 8일간의 해외여행이라는 호사를 나 혼자 누리는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을까 하여 신여사와는 ‘핑크와인’을 혜인, 준태와는 ‘마리아와인’을 마시며 모처럼 화목한 웃음을 만들어 보고자...
다음 행선지는 바다와 사막이 공존하는 모험의 땅이라 불리는 ‘포트 스테판(Port Stephens)’으로 이동 중 끝없이 이어지는 유칼립투스의 울창한 숲을 감상했다. ‘스톡턴 비치(Stockton Beach)’는 바람에 의해 형성된 사구(모래언덕)와 바다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륜구동 지프를 타고 언덕 사이를 누비며 정상에 올라 가파른 경사의 모래 썰매체험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기에 충분했다. 진위천변 모래와 제방을 이용하면 바람새 마을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4일째, ‘플레밍턴(Flemington)’지역에 위치한 ‘패디스 마켓’을 방문했다. 생산자인 농민이 일정한 자릿세를 내고 직접 농산물을 내다 파는 농민시장 형태로 우리나라에도 수원 등 몇 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평적 유통구조는 생산자,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로 단순히 물건만을 팔고 사는 장소가 아니라 인간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와 정보가 교류되는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해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평택시에서도 시청이나 공설 운동장 한 켠에 상설 농민시장을 운영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시드니에 소재한 ‘DPI(Department of Primary Industries 기초산업청)’은 1차 산업인 농업, 어업 등을 관리하는 정부산하기관으로 주요산업의 수익성과 지속가능한 개발 촉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DPI관계자로 부터 호주 농업에 대한 전반적 브리핑과 질문을 통해 호주농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제스틱 크루즈’에 탐승하여 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인 시드니항을 감상하는 낭만을 즐겼다. 시원한 바닷바람에 맥주 한잔을 마시니 어느덧 흰색 요트의 꿈에 사르르 젖어들었다.
호주는 인구 약 2천 3십만 명의 6개주로 구성된 연방 국가이고 수도는 ‘캔버라( Canberra )’이며 우리가 방문한‘뉴 사우스웨일 주(NSW)’가 인구가 가장 많다. 해안 지대를 접하여 도시가 발달 되었고 시드니는 인구 390만의 가장 큰 도시이다. 수도 캔버라의 인구는 31만 정도인데, 인구가 적은 이유는 행정수도 목적으로 신설된 도시이기 때문이란다. 면적은 우리나라의 35배 크기이고 계절은 우리나라와 정반대이다. 호주 한국 교민은 2006년 현재 약 6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환경보존과 국민 건강 복지가 가장 잘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주의 산업구조는 3차>1차>2차 순이며 지적 산업이 40% 정도 차지하며 노벨상을 9회 수상한 저력 있는 국가이다.
요란한 흔들림에 잠에서 깨어났다. 비행기는 뉴질랜드 남태평양 상공을 날고 있었다. 기류 불안정으로 잠시 동체가 흔들렸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자 아저씨 아주머니 승무원들이 기내 서비스를 하기 시작했다. 앞치마를 두르고 선한 웃음을 머금은 눈동자가 승객들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쭉 빠진 미모의 세련된 승무원을 연상했다면 오산이다. 얼굴선은 굵고 각졌으며 골격이 우람한 모습이 호주인과 사뭇 대조적이다. 어딘가 우리나라 사람과 정서적으로 공통분모가 있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뉴질랜드 인구는 약 380만 명이고 수도는 ‘웰링톤(Wellington)’으로 인구가 329만 명이다. 원주민인 마오리족은 전체 인구 중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 다른 선진 국가와 마찬가지로 사회 복지제도가 잘 되어있는 나라로 보건, 복지, 교육 부분에 전체 예산의 50% 이상을 편성하고 있다 한다. 호주와 마찬가지로 계절이 우리와 정반대이고 기후는 해양성 기후로 한서의 차이가 심하지 않지만 일교차가 커서 하루 동안 사계절이 나타난다고 할 정도이다. ‘오클랜드(Auckland)’는 웰링톤이 수도가 되기 전 뉴질랜드의 수도였으며 최대의 항구도시로 북 섬의 관문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교민 수는 약 2만으로 추산되고 있다.
밤 12시 경 오클랜드에 도착하였다. 뉴질랜드는 호주보다 화물 검색이 더욱 철저했다. 자국 농산물을 보호하기 위해 검역을 철저히 하는 까닭이다. 공항이나 부두에서의 검역 뿐 아니라 수입 농산물 보관 창고도 수시로 검사를 받는다 한다. 현지 가이드와 간단한 미팅 후 숙소인 ‘홀리데인(hOLIDAY INN)’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여행 5일째이자 뉴질랜드 첫 날,‘프루이 캐즈 컴퍼니’농산물 유통회사 견학. 뉴질랜드 전체 농산물의 65%가 이 회사를 통해 거래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경매를 통해 거래 되었지만 지금은 시중 판매가격을 반영하여 적정 가격을 회사 측에서 제시하여 거래된다고 한다. 세계적인 청렴 1위 국가이며 순수의 나라라 표현되는 뉴질랜드가 아니면 지켜질 수 없는 일로 그만큼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본다. 유통구조는 ‘얌’이라는 중간 수집 유통회사를 통해 농산물을 구매하거나 생산자로부터 직접 구매하고, 슈퍼마켓 등 중간 상인에게 공급하는 단계로 되어있다. 수수료는 5~15% 정도이고 생산자에게는 일주일 후 결제하는 방식으로 회사에서는 그 기간 동안 이 자금을 운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유통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외치지만 아직도 저가의 농산물 구매에 고가 농산물 판매라는 상술에 생산자, 소비자 모두가 피해자이다. 새악뜰 생농회라는 친환경농산물 생산자 모임을 10년 째 조직 운영하고 있는데, 인터넷 판매 및 생협 어린이 집, 교회 등을 통해 직판하고 있지만 어려움도 많다. 쌀 한 가지 단일 품목만으로는 한계성을 가질 수밖에 없고 연중 판매 방식이라 농가의 입장에서는 푼돈이 되어 계획적인 가계 운영이 어렵다는 점이 있다. 향후 바람새 마을이라는 체험공간을 활용하여 본 우수농업인 해외연수 회원들의 다양한 농산물까지 연계 판매하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유항의 도시 ‘로토루아(Rotorua)’로 이동하여 한국인이 운영하는 아산목장을 방문하여 모처럼 한국식 점심을 맛있게 들었다. 150ha 규모의 농장으로 소와 양, 염소, 사슴 등을 키우며 바비큐를 겸한 한식당을 경영하는 관광농업 형태의 목장이라 볼 수 있다. 금융계에 근무했던 분으로 미국을 거쳐 뉴질랜드에 정착하기까지 얼마나 어려운 난관을 거쳤을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한 구절이 생각난다.“하나의 세계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알에서 깨어나는 고통이 있어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하여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라사스라 한다.”인고란 고난에서 행복으로 이끌어주는 배와 같은 것이 아닐까.......
일정에 없었던‘아그로돔(Agrodome)’을 방문했다. 현재 뉴질랜드에서 사육하고 있는 양(19종)을 소개하고 양털깍기쇼, 소젖짜기 체험과 양몰이 개의 오리 몰기 시연 등이 참으로 재미있게 진행되었다. 오래 전 부터 진행되어져 온 쇼인지라 노하우가 쌓여서인지 관광객들의 심리를 무엇보다 잘 파악하여 쇼가 진행된다. 관람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코너가 다양하고 위트 넘치는 멘트가 모두 한국어로 서비스 되고 있어서인지 남녀노소 누구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스트롱 아이 독(strong eye dog)’이라는 우리말로 째려보는 개는 짖지 않고 째려보며 살금살금 접근하여 양을 모는 개로 바람새 마을에 가을 수확한 논에 오리나 토끼, 닭 등을 풀어놓고 이 개를 통해 우리에 몰아넣는 체험도 재미있을 듯하다. 트렉타 달구지 투어 가이드 칠수씨의 구수한 입담은 우리 모두에게 배꼽이 나오도록 웃음을 선사했다. 워킹홀리데이(Working-holiday)를 통해 오늘날 철수에서 칠수로 거듭나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니 뭉클한 그 무엇과 사람 사는 세상에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고 하지 못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칠수씨 파이팅!”
‘뤼게스(RYDGEG)’호텔을 숙소로 정하고 폴리네시안 핫 풀에서 유황온천욕으로 피로를 풀고 마오리 민속 공연 관람으로 하루 일정을 마쳤다.
여행 6일째 뉴질랜드 둘째 날, 로토루아를 출발하여‘갈리티아’로 이동 중 끝없이 펼쳐지는 남반구 최대 인공조림 지대인 ‘카인가로아’는 바다라는 표현이 맞을 듯 광활했다. 조림사업은 후대를 염두 해 둔 중장기 사업이다. 뉴질랜드라는 천혜의 땅에 낙농과 목축도 어울리지만 조림사업이야말로 뉴질랜드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처럼 협소한 면적에서는 그저 부러운 대상일 뿐. 어떠한 일을 하던 긴 안목을 가진 혜안도 필요하다.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급급해하고 편협했던 지난날들을 반성해 본다.
전직이 은행업에 종사했던 우리 교민이 운영하는 타조농장을 방문하여 트랙타 기차(달구지의 이곳 이름)타고 타조 사파리 투어, 타조 먹이주기, 갈라티아 공원 숲 산책, 청정약수 시음 그리고 와인과 함께하는 타조 알 시식 등을 체험하였다. 오스트리치(Ostrich)라는 명칭보다 우리말인 TAJO라는 이름을 고집하는 우직함에서 개척자 정신을 읽을 수 있었다. 누군가가 앞서 먼저 하지 않으면 발전이란 있을 수 없다. 발전이란 앞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선구자는 숲속에 새로운 길을 내는 외로운자 라고 정의해 본다. 조용필의‘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떠올라 혼자 씩 웃었다. 인근 현지인 할머니가 운영하는 주택식당에서 타조고기 시식 후 로토루아로 다시 귀환하였다. 도중에 ‘레드우드 수목원(Redwood Grove)’에 들려 우람한 메타세콰이아 숲속을 잠시 산책했다.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바다처럼 넓은 로토루아 호수에 들려 흑고니와 갈매기의 향연을 보며 휴식을 취하였다. 근처에 잔디 볼링장(론볼)이 있어 눈여겨봤다. 소프트 볼만한 크기의 흰색과 검은색의 단단한 공으로 표적구에 가깝게 근접시키는 게임으로 어릴적 구슬치기하는 것과 비슷했다. 바람새마을 체험프로그램화에 응용해 볼만한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교민이 운영하는 한식당‘야끼야끼’에 들려 사슴전골을 영양식으로 하여 막걸리 한 잔을 걸치니 우리나라 어느 식당에 와있다는 착각을 느꼈다. 저녁시간 평택농업 발전을 위한 결의와 연수단 회원 상호간 우의를 다지기 위해 노래방에서 간단한 단합대회를 가졌다.
여행 7일 째 뉴질랜드 셋 째날, 뉴질랜드 녹용 홍보관을 거쳐 ‘테푸이아(TEPUIA)’지열지대에 위치한 마오리 민속 마을을 방문하여 전통 가옥과 각종공예품 등을 관람하고 주변에 있는‘포호투(POHUTU)’간헐천과 뉴질랜드 천연기념물 ‘키위새(kiwi)’를 관람했다. ‘마오리(maori)’족 인사말은 “키아오라(Kiaora)”로 “안녕하세요.”라는 뜻이라 한다. 포 카레카레~ 아나~ 나와 이오 로토루아~ (비바람이 치던 바다로 시작하는 연가)‘포카레 카레 아나’는 이 곳 마오리 전통민요이다.‘키위푸르트(kiwi-fruit )’라는 과일 이름은 키위새의 몸통과 닮은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뉴질랜드는 3개의 키위가 있는데 하나는 과일 키위 다른 하나는 새 키위 세 번째는 뉴질랜드인를 뜻하는 키위이다. 해남 양다래영농조합에서 생산되는 키위(양다래)는 뉴질랜드 수입 키위와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배기술의 노하우와 조합원들의 단합 그리고 경영의 건실함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농업의 현실을 살펴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적당한 기술로 고만한 농산물을 생산하여 제 가격을 요구하는 것은 울며 생떼 쓰는 철부지 아이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배우고 긍정적이고 사랑하고 즉, 최고의 기술을 익히고 현실을 비판하지 않으며 똘똘 뭉치면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것이 아닐까. 인생에 있어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인생을 아름다울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재화나 욕심을 최우선 목표에서 내려놓는 날 비로소 우리의 삶 또한 그만큼 가볍고 아름다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오랑이 피크(Aorangi Peak)’ 절경에서 내려다보이는 로토루아 호수에 전경이 한 폭 그림처럼 평온하게 다가오는 가운데 연수 일정을 정리해 본다.
‘에덴동산(Mt.Eden)’은 서울의 남산 같은 곳으로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분화구로 오클랜드항과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오클랜드는 숲과 도시가 잘 조화된 정원의 도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뉴질랜드에 정원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가 실제 있음.) 우리는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부수고 파헤쳐져 콘크리트 회색 도시와 국토를 만드는 일을 자랑으로 아는 우쭐함이라는 착각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시궁창 같던 통복천이 살아난 것을 보고 자연은 인간이 손대지 않으면 스스로의 복원 능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뉴질랜드 마지막 여행코스‘미션베이(misson bay)’는 오클랜드 대표적인 바닷가로 최고의 부촌지역이며 수영, 요트,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유명한 해변 휴양지인데, 날씨가 음산한 관계로 우리 일행이 방문했을 때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미션베이가 아이스크림 때문에 유명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벤픽(Movenpick)’ 아이스크림 샵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입에 문 아이스크림이 사르르 눈 녹듯 미각을 자극한다.
꿈꾸듯 감미로운 세상은 에덴동산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마음 한번 바꾸니 극락이 예있구나.”성철스님의 말씀은 너무나 간단명료한 진리이다. 행복이란 파랑새를 찾아 헤매다 결국에는 돌아와 보니 처마 밑에 파랑새가 있었다는 ‘마테르링크(Maurice Maeterlinck)’의 파랑새처럼 행복도 불행도 우리 내면에 있어 선택은 우리들 마음먹기에 달려있거늘 너무나 많은 것들을 멀리서 찾으려 했던 지난 나의 날들을 반성해 본다.
미션베이 해안을 산책하며 아이스크림 과자를 갈매기 참새들에게 던져준다. “옛다 너희들도 함께 먹고 살아야지!” 더불어 함께 살고 있다는 숨소리를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바람새마을을 만들고 싶다. 고형화 되어 전해주는 농촌 정서가 아닌 현대적인 의미에 맞게 함께 만들어가는 농촌의 정서가 풋풋하게 살아 숨쉬는...
본 평택 우수농업인 해외 연수를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깨달았다. 그래서 여행은 무조건 떠나고 보라는 말이 있나보다. 비록 낡은 구두와 음악은 준비하지 못하고 떠난 이번 여행이었지만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전반적인 감각과 흐름 느낌 등 또 하나의 세상에 눈떠가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가치 있는 얻음이 었다. 뉴질랜드는 ‘아오테아로아(Aotearoa)’라는 말로 불리기도 하는데 ‘길고 흰 구름의 나라’라는 뜻이다. 둥실둥실 흰구름 흘러가듯 6박8일의 일정은 순식간에 지나갔지만 연수단 일행들과 함께한 추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우리민족의 뜨거운 열정과 호주의 신기술 뉴질랜드의 순수한 영혼이 결합된 영농을 실현하는 우리 연수단원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여러 해 동안 평택 우수농업인을 발굴하여 해외연수를 통해 실태를 파악하고 견문을 높여 우리시 농업에 적용시킴으로써 최고의 슈퍼오닝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주신 관계담당자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향후 ‘베스트 인 베스트 농업인 대상’을 시에 제안한다. 그간 수상한 종목별 우수농업인 중에서 최고를 가려 평택 농업의 핵심 리더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인천 공항을 나서니 찬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만추가 어느덧 한겨울에 들어서 있음을 느낀다. 떠나기 전 간지럽던 콧속이 편해졌다. 우리 농업은 여전히 어렵지만 희망의 싹을 보았다. 여행에서 얻은 자심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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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넘 길어서 나눠읽어야 겟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은 낼 읽어야지
대단한 시련속의 견문을 넓히는 장이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