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이하경 칼럼] 윤석열 외교, 내부 설득 실패하면 물거품 된다
중앙일보
입력 2023.05.01 00:58
이하경 기자중앙일보 대기자
미국의 마음을 얻은 미 의회 연설
미국, IRA·반도체 후속조치 필요
일본, 진정성 있는 사과 표명해야
통합적 국정운영, 외교 성공 열쇠
윤석열 대통령 미국 의회 연설은 성공작이었다. 500여 명의 상·하원 의원은 글로벌 경제의 강자인 삼성전자·현대차·SK 총수와 함께 미국 땅을 밟은 한국의 지도자를 향해 43분 동안 23번 기립박수를 쳤다. 윤 대통령은 “내 이름은 몰라도 BTS와 블랙핑크는 알고 있을 것”이라는 ‘아이스브레이킹’ 농담으로 분위기를 장악했다. 최빈국 대한민국의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최강국 미국을 압박해서 쟁취한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의 백미(白眉)였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한·미 동맹을 더 강화하는 역사적 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한국 대통령이 정성을 쏟을 만한 특별한 나라다. 1950년 6·25 한국전쟁이 터지자 트루먼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도 받지 않고 즉시로 참전을 결정했다. 맥아더 사령관이 6월29일 도쿄 극동군사령부에서 전용기로 수원에 도착했다. 한국군 일등중사를 만났다. 참호에 서서 적을 노려보는 그는 무기가 없었다. 하지만 “죽는 순간까지 이곳을 지키겠다”고 했다. 맥아더는 감동했다. 선발대로 1개 연대를 급파했고, 합참에 요청해 지상군 2개 사단을 즉각 파병했다.(『6·25전쟁과 미국』 남시욱)
1950년 12월 중공의 참전으로 전황이 불리해졌을 때 영국의 애틀리 총리가 “한국에서 손 떼고 유럽 방위에 힘써 달라”고 했지만 트루먼은 단호하게 거부했다. 장진호 전투는 30만 중공군의 기습 인해전술, 영하 40도의 강추위에 맞선 지옥의 전장(戰場)이었다. 이때 부상당해 후송된 미군 병사들은 “다시 싸우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미국은 눈물겨운 혈맹(血盟)이었다.
윤 대통령의 5박 7일 국빈방문은 전 정권 때 흔들렸던 양국의 신뢰를 복원했다. 미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초로 한국과 확장억제를 논의하기 위한 상설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했다. 자체 핵무장이나 전술핵 배치를 요구해온 그룹은 불만이겠지만 북핵 위협에 빈틈없이 대비하려는 2인3각의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이젠 국내에서도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래야 대미 외교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하고 협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과 긴밀해져야 한다. 야당은 애초에 ‘반대하는 당(opposition party)’으로 설계된 존재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나의 불완전함을 메꿔줄 것이다. 야당을 기피하면 민주주의를 하지 말자는 것이다. 압도적 과반수 의석으로 입법권을 쥔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외교 성과는 물거품이 된다.
윤 대통령은 일본·미국 정상과 만난 뒤 “굴욕외교” “최악의 빈손 회담”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통 크게 내준 것에 비해 받아낸 것이 빈약했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은 미국에 화끈하게 투자하고 일자리도 많이 만들었다. 그러나 미국은 우리 기업에 타격을 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은 고치지 않았다. 오죽하면 미국 기자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핵심 동맹국에 피해를 주려는 게 아닌가”라고 물었을까. 성의 있는 후속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기시다 일본 총리가 7일 답방한다. 윤 대통령은 일제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을 일본 전범기업에 물리지 않는 제3자 대위변제를 결단했다. 기시다 총리도 “통절한 사과와 반성” 정도의 표현으로 호응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백 년 전 일로 무조건 무릎 꿇어라 할 수 없다”고 해서 호된 비판을 받았다. 이럴 때 기시다 총리가 “백 번, 천 번이라도 무릎 끓을 용의가 있다”고 하면 어떨까.
지금은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몸을 던지고 있는 윤 대통령을 각별히 배려해야 할 때다. 나치와 싸웠던 브란트 독일 총리는 나치 만행에 사죄하는 의미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비 앞에서 무릎 끓었다. 독일은 두 차례나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이지만 끝없는 사과로 세계의 신뢰를 얻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통일을 성취했고, 유럽의 리더가 됐다. 일본이 가야 할 길이다.
외교의 출발점도, 종착지도 내정(內政)이다. 국민 지지 없는 외교는 모래성이다. 내부 설득을 위한 통합적 국정운영은 필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진보였지만 집권 후 첫 통일부 장관에 강경보수인 강인덕을 임명해 보수를 안심시켰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멤버는 수석만 임동원으로 교체했을 뿐 전 정권 때 임명된 비서관·행정관 전원을 유임시켰다. 서독의 겐셔 외교부 장관은 제3당인 자민당 소속이었다. 그런데도 정파를 초월해 사민당·기민당 정권에서 18년간 재임했고, 독일 통일의 산파역이 됐다. 파격(破格)의 지도자인 윤 대통령이 숙고하기 바란다.
윤 대통령의 귓전에는 미 의회의 뜨거운 환호성이 맴돌 것이다. 아쉽겠지만 당분간 잊어야 한다. 싸늘한 반대자의 마음을 돌리는 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자기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 외교는 뿌리 없는 나무다. 내부 설득에 실패한 외교는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하경 대기자
huma****9분 전
언론부터 제대로 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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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1분 전
"싸늘한 반대자의 마을을 돌리는 데 전력..." 불가능한 말씀입니다. 최근의 행태가 이를 보여줍니다. 최근의 박지원 언급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윤대통령은 사이비와 싸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이비 민주세력입니다. 대한민국이 무너지는 데에 목적이 있는 듯 합니다. 대화불가합니다. 귀사는 자유기반의 정론으로서 대통령을 지원해야 합니다. 민주로 포장한 그들을 지적함이 먼저입니다. 윤대통령은 이들을 설득할 시간과 여력이 없습니다. 최우선은 암약하는 간첩, 마약, 조폭, 건전한 근로의식을 좀먹는 범죄 박멸에 힘쓰면 됩니다. 자신의 말처럼 공정과 법의 통치의 사회가 되도록 총력을 기울이면 됩니다. 언론은 이를 도와야 합니다. 급속히 펴져 나가고 있는 암적인 세력, 그 기반을 없에는 데 붓을 같이 하는 것이 정도일 것입니다. 정통언론의 책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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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29분 전
우선 헐뜯을 생각만하는 민주당을 상대로 뭘 어떻게 설득하죠? 직접 국민을 상대로 알기 쉽게,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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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ki****32분 전
발갱이 GSGG는 설득 당할 준비가 안된 북한것들과 동급임. 설득 안되면 안되는대로 뚜버뚜벅 걸어나가면서 북으로 이민 보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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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1시간 전
내부 설득? 국가안보와 국익을 위해 언론이 도와주어야 하는데 조선일보 빼고 모든 언론이 윤대통령의 방미에 대해 비판적인데 어떻게 내부를 설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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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2시간 전
이하경논리도 김관옥스타일이군 ! 미국 국빈방문은 듣고 보다싶히 환대받으며 성공했다 아무리 그래도 지구는 돌고 산은 산이고 물은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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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y****3시간 전
핵공유를 넘어서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한들, 작전권이 없으니까 그거 써도 되냐? 고 미국에게 먼저 물어 봐야 한다. 미국이 쓰라고 할까? 니들이 그냥 한방 맞고 참으라 할 것이다. 김태효과 주도한 연평포 포격전 처럼 말이다. 보수들은 상대를 보고 무슨 전략을 세우는 게 아니라 그저 자기 만족을 위해 사는 철 없는 노인들이다. 꽉 막혀 도저히 논리가 안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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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3시간 전
시의 적절한 외교는 국내 정치와 연결되게 국민과 같이하는 공감이 있어야 시너지 효과가 납니다. 국내의 산적된 문제 해결도 중요하겠죠! 내화외갈 內和外强!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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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hw****3시간 전
윤석열 정권을 실패로 몰고 가려는 군상들이 너무 많다. 중앙일보는 어떤지 스스로 돌아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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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sa****5시간 전
BTS 이야기로 미국 국회의원들을 웃겼다는 이야기 같은 것은 한개의 에피소드에 블과하다.—- 전 정권 때 흔들렸던 한미관계를 5박 7일 동안의 방문으로 복원했다는 이야기를 미국 관리들이 들으면, 코웃음 칠 것이다—미국이 우리에게 뭘 약속했나? —-한국과 미국은 핵 공동 보유국이 아니다는 싸늘하고 분명한 대답, 반도체 전기차 문제는 앞으로 “협의해 보자”는 말 외에 뭐가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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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n****6시간 전
대통령 혼자 흥분해 있지 않나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