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Ceremony or Goal Celebration (어느 말이 맞나?)
골 세레모니는 콩글리쉬, 골 셀레브레이션이 맞답니다.
축구에서 goal을 획득한 뒤 선수는 갖가지 기쁨의 제스처를 취한다. 히딩크 감독의 독특한 자세도 관심거리다. 이것을 방송에서, 신문에서 Goal Ceremony라고 일관되게(?) 말해왔다. 한 마디로 엉터리 표현, 콩글리쉬이다.
Goal은 '목표, 득점'의 뜻을 갖는데 goal ceremony는 '목표를 달성하여 축하를 하는 것'을 말한다. 회사나, 부서에서 목표만큼 판매을 했거나 매출을 이뤘다면 이들은 '목표 달성의 자축 행사'를 갖는다. 이를 goal ceremony라고 부른다. 어떤 기자는 되묻는다. 우리의 목표가 1:0이거나 1승였다면 그 자체가 목표(goal) 달성이기 때문에 결국 goal ceremony라고 할 수 있지 않느냐고. 이 때의 goal은 점수 획득이 아니라 '목표'를 말하고, 중요한 것은 어느 미국인, 어느 원어민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게 바로 단어 지식 보다 중요한 '용법'(Usage)이다. 단어 자체의 기본 뜻(prescriptive)보다 실제 활용되는 용례(descriptive)가 더욱 중요한 경우다.
그러면 goal celebration은 무엇인가. '점수 획득'(goal)을 하고 나서(=post-goal) 기쁨의 자세, 신나는 제스처를 취하는 것을 goal celebration라고 한다. 이에 대한 자료나 증거는 인터넷상에도 수십 만건 올라와 있다. 유럽 국가는 물론 축구(soccer)를 즐기지 않는 미국인들도 goal celebration라는 제목으로 승리의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 올리고 있다. 그 중에는 World Cup 경기때의 다양한 모습처럼 여러가지 goal celebration, 재미있는 광경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원어민도, 다른 나라의 어느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 말 '골 세리머니'를 오직 한국에서만 애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KBS, MBC는 물론 각 신문사에 이의 정정을 촉구한 바 있다.
1985년 경 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가 국내 뉴스에 소개될 때에도 오직 한국의 방송에서만 '에이-아이-디-에스'라고 발음했다. 앵커, 기자 모두 엉터리 발음을 했는데 이를 '에이즈'라고 시정하기 위해 여덟 번이나 방송사에 전화해서 시정한 기억이 난다. 두문자어(acronym)의 발음법을 모른 것은 이해가 되나 문제는 외래어, 외국어에 대한 이해 부족과 노력을 게을리하는 것은 걱정거리다. 작년 봄, 발신자 표시 장치를 CID로 표기한 한국 통신과 정통부의 용어에 대한 몰인식도 마찬가지다. 이미 십여 년 전에 국제적으로 정착한 용어 Caller ID를 K통신사 엔지니어가 골방 영어로 Caller Identity Delivery라고 자기 맘대로 명명하고 이를 다시 CID로 약칭한 것이야말로 언어가 갖는 사회적 파장을 이해하지 못한 심각한 경우였다.
Korea Fighting을 왜 영어로 해야되나. 외국인에게 알리기 위해 영어를 쓴다면 그 용법도 제대로 써야 한다. '골 세리머니'라고 말하기전에 우리말 상대어를 찾든지, 아니면 '골 셀리브레이션'(goal celebration)라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