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땜질 처방…보유세 부담 완화는 꼼수다

정부의 땜질 처방…보유세 부담 완화는 꼼수다                                                     [중앙일보 | 2022.03.27.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정책 펼쳐야 정부는 지난 23일 2022년 아파트의 보유세 과세기준이 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했다. 이번에 공시된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19.05% 대비 전국 17.22% 인상됐다. 정부는 1.83%p 덜 올랐다고 한다. 전년 상승률보다 낮으면 덜 오른 걸까? 2016-2020년 공시가격 변동률은 5%대였고 2015년은 3.1%, 2014년은 0.4%였다. 말은 덜 오른 것이라 했지만 정부도 국민들의 세부담 증가가 눈치 보이지 않을 리 없다. 그래서 꼼수 세부담 완화 조치도 같이 발표하였다. 1가구1주택에 한해 올해 발표된 2022년 공동주택공시가격이 아닌 2021년 공동주택공시가격을 적용해서 보유세 부담을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하고 고령자 등에 대해 상속이나 증여까지 납부를 유예하는 종합부동산세 납부유유 제도를 도입하며, 건강보험료 과표동결, 재산공제 확대 등의 조치도 하겠다고 한다. 애당초 합리적인 공시가격 인상을 했으면 굳이 이런 쓸데없는 세부담 완화방안을 만들 필요도 없었는데 너무 땜질 처방이다. 1세대1주택자가 아닌 나머지 다주택자들은 미실현이익에 대한 세금폭탄을 또 맞아도 된다는 것인가? 일시적2주택자도 보유세 인상을 피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불법을 한 것도 아니고 정부에서 내라고 하는 취득세 내고, 매년 재산세와 종부세 내고 팔 때 양도세도 내는데 무슨 큰 죄를 지었기에 매년 보유세 폭탄을 맞아야 하는 것일까? 집값 급등이 과연 다주택자만의 책임일까? 2016년 3208억원이었던 종합부동산세가 2021년 5조6789억으로 늘어나면서 초과세수 파티를 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내심 주택가격 상승을 즐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공평, 명확, 편의, 경비절약의 조세원칙에 어느 하나도 맞지 않는다. 불공평하고 뒤죽박죽 불편하면서 복잡하기도 하다. 다주택자는 2022년 공시가격, 1주택자는 2021년 공시가격을 적용하고, 같은 1주택자라도 보유세 부담이 작년보다 크지 않을 경우 작년이 아닌 올해 공시가격이 적용된다. 그럼 2023년 내년에는 어떤 공시가격을 적용할 것인가? 결론은 아무도 모른다. 올해 한시적으로 1주택자에 한해 작년 공시가격을 적용하겠다는 것인데, 이 마저도 해야 하는 것이다. 법 개정을 해야 하고 윤석열 정부는 2년전인 2020년 수준으로 공시가격을 환원하겠다고 한다. 종합부동산세 납부유예제도는 더 기가 막히다. 아무나 다 납부유예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1주택자 중 만60세이상, 총 급여 7000만원 이하, 세액이 100만원 초과하는 분이 대상이며 이 마저도 유예기간을 계산해서 가산세도 물린다고 한다. 마치 국민들이 정부에 돈 빌려다 쓴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개판도 이런 개판이 있나? 개들은 오히려 일관성이라도 있지 국민의 정부가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임시방편 땜질 처방만 남발해도 되는 것인가? 공시가격 현실화라는 명분으로 집값 상승보다 공시가격을 더 많이 올려 미실현이익에 대해 과도한 세부담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올해 공시가격 인상을 되돌릴 수 없었다면 적어도 땜질 식 처방이 아닌 윤석일 당선인 인수위와 협의하여 일관된 목소리라도 냈어야 한다. 국민의 혈세로 살림하는 정부가 적어도 합리적이고 상식적이며 일관성 있는 정책 정도는 해주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