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잘 표현한 그림책. 레이스 달린 원피스, 악세사리 등으로 치장하여 멋내기를 좋아하고 말할 때도 근사한 단어를 골라 쓰는 멋쟁이 낸시의 두 번째 이야기이다.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기로 하여 기쁨에 들떠 있는 낸시는 옆집 아주머니네 개처럼 앙증맞고 귀여운 '파피욘'이라는 종을 키우고 싶어 한다. 반면 부모님은 조그마한 개보다는 아이들을 위한 순한 개 종류를 추천한다.
- 그림을 보면, 아빠가 추천하는 종류인 그레이트데인이나 도베르만은 성견이 되었을 때 덩치가 꽤 큰 개들로, 아이들이 감당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엄마가 추천하는 골든 리트리버는 덩치는 커도 순한 종이라 무난할 듯.
우리집 아이들도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하여 작년에 지인에게 한 마리를 선물 받아 기르고 있다. 종류는 '말티즈'인데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키우는 소형견 말티즈보다 골격이며 덩치가 큰 편(1.5배 정도)에 속한다. 작고 앙증맞은 강아지를 보면 우리집 개가 너무 크고 못나 보이기도 하지만 아이들과 부대끼며 함께 놀기에는 적당하다 싶기도 하다. 사람을 잘 따르는데다가 산책 나가는 것을 좋아하고, 장난을 즐겨 함께 놀아달라며 인형이나 공을 물고 와서 보채기도 한다. 그동안 정이 들어서인지 아이들도 귀엽고 예쁜 개보다는 우리 집 강아지가 제일 좋다고 한다.
실제로 개를 키워보니 아이 하나 키우는 것만큼이나 손이 많이 가고 쉽지 않은 일이다. 예방접종도 시켜야 하고, 산책도 (매일 시키는 것이 가장 좋긴 하지만) 며칠에 한 번 정도는 시켜줘야 하고, 목욕시켜서 털 말려주고 빗질도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일로 꼽는 것인데 수시로 배설물도 치워야 한다. 아이들이 개를 키우고 싶어 한다면 이런 일들도 몸소 체험하면서 생명 있는 것을 돌보는 것은 잠깐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며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깨닫게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낸시네 옆집 아주머니의 개는 미용실에도 함께 데려가고 예쁜 옷도 사 입히고, 차도 함께 마시는데 그런 장면을 보면 여자 아이들이 딱 좋아할만한 스타일의 강아지처럼 보인다. 거기다 강아지에게 인형 옷도 입히고 품에 안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부러워할 만도 하다. 하지만 낸시는 옆 집 개 '주얼'을 잠깐 돌보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과 달리 예민한 성격의 파피욘은 자기네 집에 어울리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이 그림책은 멋내기를 좋아하는 낸시가 예쁜 것보다 개성 있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 속에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는 부모님의 배려와 사랑이 밑받침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화려한 그림들이 눈을 즐겁게 하여 예쁜 것을 좋아하는 여자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할 것 같다.
첫댓글 낸시처럼 귀여운 아이가 있을까요? ㅎ.ㅎ... 첫 권도 그랬고, 이 두번째 책에서도 낸시의 빛나는 감각!이 돋보입니다...ㅎ.ㅎ... 세번째 권이 내년에 나옵니다... 국민서관 그림동화 100 번 전후가 될 듯 싶은데요...^^....
그렇지 않아도 아이가 낸시 세번째 권이 있냐고 묻던데 내년을 기다려야겠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