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가 ‘탈세와의 전쟁’을 선포한 데 이어 최근에는 외국인들을 중점조사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중국 내 갑부’들과의 전쟁강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주 총리는 지난 3월에 이어 지난달 공개석상에서 “가장 훌륭한 민간기업은 세금 잘내는 기업이다. 그러나 중국 갑부들이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경고했고, 이후 전국 각지 세무국은 탈세조사를 대대적으로 진행 중이다.
홍콩 일간지 성도(星島)일보는 26일 “중국인뿐 아니라 중국 내 홍콩·대만기업가와 외국인도 중점 관리대상”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세무국은 그간 개인기업주, 대기업 하도급업체 대표, 건축업자, 연예인과 모델, 운동선수, 의사·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점 조사대상으로 분류했지만 이번에 외국인에게까지 총대를 들이민 것. 올해 중 외국인들을 포함한 새로운 세금정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주 총리의 ‘공개 경고’ 이후 세무당국은 갑부들과 전쟁에 돌입했다. 베이징 인민검찰이 국가세무총국의 고발로 지난달 19일 중국 유명 여배우 류샤오칭(劉曉慶·51)을 전격 구속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소득랭킹 45위인 그녀는 개인소득세와 베이징(北京) 류샤오칭실업 등 자신의 업체에서 세금을 빼돌린 혐의. 중국 관측통들은 유명연예인을 전격 구속함으로써 갑부들에 대한 ‘경고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각 도시 간 경쟁도 치열하다. 베이징시 세무국은 최근 “연간 수입 10만위안(약 1600만원) 이상 개인과 수입원이 다양한 경우, 외국 국적 보유자들을 중점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이(上海)시도 300여만명이 넘는 개인납세자들을 A~D 등 4단계로 일괄 분류하고, 최근 컴퓨터 자율신고제도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