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마지막 공연은 인천 고음악제 비버 '미스터리 소나타' 전곡 연주회였습니다
올 한해 많은 공연장에서 감동과 벅차오름을 느꼈지만 오늘 마지막 공연이 진정 대미를 장식했다 할 만큼
벅차오름과 진정한 예술가들의 세계에 동참한 제3의 연주자로서의 관객이 되었습니다
고전음악, 클래식....... 시공을 초월한 가치을 빛내는 우리의 덕질 재료인데요
그 중에서도 바로크 음악세계에 올해 많이 들어가 본 것이 큰 의미로 남습니다
결국 오래될 수록 좋은 것은 장맛이 아니라 음악이고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오래된 습관, 오래된 인연, 그리고 오래도록 아끼고 즐겨 온 덕질이 참 귀하게 느껴집니다
아트센터 인천에는 7층에 다목적홀이 있는데 이렇습니다 콘서트홀보다 아담하고 음향도 좋고 무엇보다 무대 뒤면이 유리로 되어 송도 전경이 비치는 구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PROGRAM-
Heinrich Ignaz Franz Biber- The Mystery(Rosary) Sonatas
THE JOYFUL MYSTERIES
I. The Annunciation
Praeludium /Aria (Allegro)-Variatio / Finale
II. The Visitation
Sonata/ Allaman/Presto
IIl. The Nativity
Sonata / Courente- Double / Adagio
IV. The Presentation of Jesus in the Temple
Ciacona
V. The Finding of Jesus in the Temple
Praeludium / Allaman / Guique / Saraban - Double
THE SORROWFUL MYSTERIES
VI.: The Agony in the Garden
Lamento/ [Aria]-Adagio
VII. The Scourging of Jesus
Allamanda -Variatio /Sarabanda - Variatio
VIll. The Crowning of Jesus with Thorns
Sonata: Adagio - Presto - [Adagio] / Guique - Double (Presto) -Double
IX. The Carrying of the Cross
Sonata /Courente - Double - [Double ll] / Finale
X. The Crucifixion
Praeludium / Aria - Variatio
THE GLORIOUS MYSTERIES
XI. The Resurrection
Sonata/ Surrexit Christus hodie / Adagio
XII. The Ascension
Intrada / Aria Tubicinum / Allamanda / Courente - Double
XIIl. The Descent of the Holy Spirit
Sonata/ Gavott / Guigue / Sarabanda
XIV. The Assumption of the Mary
[Praeludium] / Aria - Aria Il - Guigue
XV. The Coronation of the Marv
Sonata / Aria - [Variatio] / Canzon / Sarabanda
XVI. Passacaglia: The Guardian Angel Passacaglia
비버 미스터리 소나타는 다섯 개씩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Joyful Mysteries(기쁨의 신비)는 수태고지에서 성전에서 발견되심까지 예수의 잉태와 탄생의 기쁨을
Sorrowful Mysteries(슬픔의 신비)는 겟세마네의 고뇌에서 십자가에 못박히심까지, 예수의 수난을
Glorious Mysteries(영광의 신비)는 부활에서 성모승천과 성모대관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비버 미스터리 소나타는 1번 <수태고지>와 마지막 파사칼리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스코르다투라 조율법을 사용해서 연주하는 소나타여서 모두 15개의 다른 조율법이 등장하고 오늘 연주는 총 8개의 바이올린을 준비해서 조율이 달라질 때마다 김예솔 바이올리니스트가 무대뒤에서 바이올린을 들고와서 앨런 추에게 교체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얼핏 들어도 모두 다른 조율의 소나타를 연주하는 것이 연주자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일 것 같은데
오늘 정말 놀란 것은 앨런 추 바이올리니스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텐션과 열정이 전혀 흔들리지 않으면서 전곡연주를 클리어 해냅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앨런 추를 가운데로 하여 왼쪽에 조현근 첼리스트, 오른쪽에 크리스토퍼 요한 클라크 테오르보 연주자가 위치하고 그 뒤로 오르간에 아렌트 그로스펠트, 하프시코드에 이은지님이 위치해서 마치 앨런 추를 중심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자리잡고서 첫번째 소나타가 시작되는데
첫음부터 텐션이 확 끌어올려지고 리듬을 마치 고무줄로 끌어당기 듯 팽팽한 긴장감을 담뿍 담은 소리가 홀을 울립니다 기쁨의 신비에 해당하는 1번~5번 소나타는 시작부터 예수의 탄생을 기뻐하는 환희의 사운드로 꽉 차 오릅니다
3번(The Nativity, 탄생) 소나타에서는 벌써 울컥 모먼트가 작동해서 오늘 제 상태는 어떻게 전개될 지 걱정이 들기까지 합니다
앨런 추의 장력이 좋은 현의 컨트롤도 놀랍지만 그는 등장하자마자 중심에서 흡인력을 발휘하는 듯 콘티누오 악기들의 소리도 끌어들여 하나로 화합해 내고 관객의 모든 감각도 끌어다 놓습니다
Sorrowful Mysteries(슬픔의 신비)부분이 오늘 가장 큰 감동을 주었는데
6번 소나타 시작부터 가슴에서 불길이 일어나 눈으로 몰리더니 울컥 모먼트 가동되어 눈으로 물기가 몰립니다
7번 소나타에서는 바이올린과 테오르보의 나즈막하고 스윗한 대화가 너무 애처로우면서도 맴찟이고
8번 소나타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이중주로 시작하는데 선굵은 조현근 첼리스트의 첼로 소리 위로 가만히 미끄러지는 앨런 추의 바이올린 소리가 마치 가시면류관을 쓴 예수의 고통을 어루만지듯 처연합니다
9번 소나타, 여기부터 울컥이 시작되어
10번 Crucifixion(십자가에 못박힘)에 이르니 강렬한 현의 작정한 아우성인 듯 신내린 듯한 광기어린 보우잉과 리듬을 타고 쏟아지는 콘티누오와의 완벽한 협응을 이루어내는 앨런 추의 연주에 가슴이 터질 듯 합니다
두번째 짧은 인터미션 후 이제 Glorious Mysteries(영광의 신비)가 시작됩니다
11번(The Resurrection, 부활)의 환희와 기쁨이 느껴지는 서정적이면서도 밝은 에너지의 합주가
12번(The Ascension, 승천), 13번(Pentecost, 성령강림)에 이르기까지 점점 빌드업되다가
14번(The Assumption of the Mary, 성모승천)에서는 폭발적 에너지로 바이올린 독주와 합주가 연이어 무대를 강타하고 앨런 추, 그는 연주자인지, 무용가인지 정말 혼연일체된 소리와 동작의 시너지로 완벽한 공연예술을 완성합니다
15번 소나타를 끝으로 이 대장정의 막이 내리고 관객의 환호 속에 연주자들이 퇴장을 합니다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마치 모든 공연이 끝나고 앵콜을 하듯이 무대 위로 앨런 추가 혼자 등장합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16번 <파사칼리아> 를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올해 들었던 모든 바이올린 소리 중에서 가장 섬세하고 가장 강하고 질기며,
그리고 가장 인간적이면서 가장 천상인 소리로 그리고 그 모든 소리와 함께
그의 눈빛과 마음까지 꾹꾹 눌러담은 파사칼리아...........
이런 아티스트의 공연을 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2025년 특별한 이 마지막 공연으로 올해 음악으로의 여정을 진하게 마치게 되어 벅찬 밤입니다
첫댓글 이런 다목적홀에서 바로크음악을 들으셨다니 넘 좋았겠어요
그동안 terry님의 생생한 공연후기 감사했고 많은 도음이 되었습니다
새해 소망 이루시고 계속 후기 부탁드립니다
아트센터 인천 다목적홀이 생각보다 너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앨런 추의 비버 미스터리 소나타 전곡 공연을 들을 수 있었던 귀한 기회였고
비루한 후기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