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교역자회의를 황도교회에서 했습니다. 전에 교회에서 모이지 않고 다른 모임으로 대체했기에 근 5년 만에 갔지 싶습니다. 처음 목회 와서 그 교회를 갔을 때 밖에서 바라보면 그야말로 언덕 위의 아름다운 예배당이고, 2층 예배당 안에서 보면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는 예배당이었습니다. 현재 목사님은 다른 지방으로 가셨다가 다시 오셨습니다. 예전에 그 목사님의 초청으로 마당에서 대하를 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실컷 먹었던 적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후로 사적인 만남은 없어서 약간은 아쉽습니다. 교역자회의 그날, 마당에 도착해서 차에 내려 늘 하던 대로 2층 계단을 향하는데 사모님이 1층 교육관으로 들어가라고 하셨습니다. 전 교역자회의 장소를 교육관에서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들어갔습니다. 앉아서 기도를 하고 보니 앞에 전에 예배당에 있던 커다란 나무 십자가가 놓여 있었는데 사이즈가 영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나중에 좀 말씀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예배가 시작되고 목사님이 설교를 하시는 중에 왜 교육관에서 모였는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요즘 농촌교회 대부분이 그렇듯이 그 교회도 연령층이 고령인데 계단을 걸어서 2층으로 올라가시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1층을 예배당으로 하자고 해서 그렇게 했다는 것입니다. 예배당을 바꾼 이유가 얼마든지 이해는 됐지만 여러 가지로 씁쓸했습니다. 돌아오면서 함께 간 목사님과도 그 얘기를 나눴는데 농촌이나 도시도 상황이 비슷해서 2층에 예배당을 둔 교회들이 엘리베이터 설치는 부담이 돼서 곤돌라를 설치하거나 다른 처소를 찾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비싸게 엘리베이터를 설치해도 사후 관리비도 만만치 않아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감리사 협의회로 아산에 한 교회에 갔을 때 그 얘기를 들었습니다. 어르신들을 위해 곤돌라를 설치해서 운영하는데 사용할 만 하다고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정도 재정은 되기에 그 교회는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사회에서 재정이 부족하면 힘들 듯이 교회도 비슷한 아니 더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그래도 사회는 노약자나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꾸준히 늘어가고 있는데 교회는 아직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 싶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는데 처음 이 예배당을 지을 때 돈아 부족해서 2층으로 짓지 못한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 욕심을 부려 더 빚을 얻어 2층 예배당을 지었더라면 우리 교회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저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한 것으로 감사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