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175 서울 종로구 안국동 175-87번지 안국빌딩 B1(참여연대 옆) Tel. 02_720_9282
Magazine Vol. 2 ● 소포모어(Sophomore)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의 신선함이 사라지고 발전의 부담감이 더해진 2년차의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작년, 다섯 명으로 시작했던 『Magazine』展은 이제 꼭 두 배인 열 명의 꼭지를 안고 2회전을 맞는다. 미술원 조형예술과 전문사 동기라는 점 외에는 특별히 정해진 주제도, 조율도 없이 최대한 각자의 색을 보여주는데 천착했던 1회전은 2회전에 와서 개별적 독립성은 유지하되 보다 풍성해지고 섬세해지는 쪽으로 몸을 뻗었다. 제 소리를 내는 각각의 꼭지들의 묶음인 Magazine의 특성상, Magazine을 표방한 『Magazine』展이 주제전보다 개인적 탐색의 성격이 강한 것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1회전이 ‘묶음’의 의미가 강했다면, 이번 전시는 ‘이질적 풍경’이라는 특집호라 볼 수 있다. 평면 7점, 영상 2점, 설치 1점으로 이루어진 출품작들은 무언가 엇나가고 뒤틀린, 외면적이거나 내면적인 세계의 틈과 상흔을 슬쩍 노출시킨다. 그것은 평온해 보이는 일상적 세계 아래 들끓는 생존 경쟁과 감정의 소용돌이기도 하고, 현실과 허구 사이의 어딘가이기도 하며, 견고해 보이는 상식과 양식의 이데올로기 속의 모순과 치부이기도 하다. 각기 다르게 벌어지고 드러난 열 가지의 균열의 성찬 속에 관객들은 이 파열의 터져나감의 한가운데서 일상에 대해, 통념에 대해, 그리고 나라는 관념과 상식의 복합체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고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뭔가 아쉽다면? 여기, 잡지의 꽃인 부록도 있다. 각자의 작품 앞에 놓인 포트폴리오를 보시라. ■ 문혜진
강선영_1997. 5. 30_디지털 프린트_40×60cm_2005
시간의 흐름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화 한다. 매 순간 변화하는 모습 속에서 물질이 가지는 본질과 의미는 사라지고 어느 순간 수명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가진 기억이든 물질 자체의 기능이든 간에. 모든 것의 탄생에서 소멸까지의 동안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동반되는 물질의 끊임없는 변화의 순간순간들. 시간의 흐름에 의해 과거가 양산되고, 미래가 소멸되며, 동시에 새로운 기억이 창출된다. 내게 있어서 이미지란 흐르는 시간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기념(記念·紀念)화이다. 과거에 대한 기념이고, 일상에 대한 기념. 흘러가는 시간, 그 시간 속에 있는 물질, 그리고 그 물질이 존재하는 공간. 영속적이고 연속적인 시간, 물질, 공간 이 세 가지 의미를 재구성하고 그것을 이미지의 표면에 고착시킴으로써 지나간 시간을 상기하고, 불완전한 내 기억을 새롭게 재형성 하는 것이다. ■ 강선영
인간은 어떠한 일이든지,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존재라고는 하지만, 동시에 일정한 틀 속에서 허우적대고 떨어질 수 있는, 방황할 수 있는 무한의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는 인간은 홀로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갖추어진 사회의 틀 속에서 '나'를 만들어가야 함이고,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자신이 지니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에서 어떠한 요소를 제거하기도, 놓쳐버리기도 하면서 불확실한 나의 모습과 미래에 대해 좌절하기도 한다. ■ 김문정
류현미_코리아 패밀리Korea Family_디지털 프린트_23×18cm_2005
너무 믿지 마세요 / 그것이 자유로운 선택이었다고 너무 믿지 마세요 / 너무 믿지 마세요 / 그것은 단지 당신의 취향일 뿐이라고 너무 믿지 마세요 / 너무 믿지 마세요 / 그냥 즐겼을 뿐, 당신의 기나긴 인생과는 아무 상관없는 것이라고 / 너무 믿지 마세요 ■ 류현미
문성식_런치타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90cm_2005
박미경_빈 틈을 찾아 길을 떠나다_캔버스에 아크릴 채색_2005
내가 세상을 바라보면서 알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진실은 끝없는 중식에 의해 생성되고 소멸되는 과정의 연속선상에 잠시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다. 때론 편안하다고 친숙하며 침울 하기도 한 불확실한 기억들이 나를 상상과 현실의 모호한 환상 속으로 내몰기도 한다. 기억은 단지 여행으로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과거 진행형 현실이다. 이는 자신과 관련된, 마치 몸 속으로 끌려들어 몸과 연대한다, 그 연대는 존재에 대한 인식, 인식을 넘어서는 이미지, 그 이미지로 엮이는 새로운 세계,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욕망의 양식이요 표출이다. 물론 그러한 탈주의 욕망이 자신을 오히려 더 공허하게 만드는 건지도 모른다, 그 텅 비어있는 몸 속으로 무수한 풍경들이 들어왔다 그림이 되어 나가고 이제 다시 그곳을 채울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때 비로소 나는 밝고 환한 이미지가 곳곳에 널려 있으면서도 아련한 애조가 여린 틈으로 빠져 나오리라. ■ 박미경
심현희_머리 감기는 여자_나무판에 유채_47×56cm_2005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영화를 본 후의 감동을 그림으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하며, 책에서 얻은 지혜를 그림으로 표현할 줄 알아야하고, 친구와의 대화에서 얻은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할 줄 알아야한다. 또한 여행이 주는 숨 막힘도 표현 할 줄 알아야 하며 뉴스와 신문을 통해서 본 세상을 그릴 줄 알아야한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바른 모습이다. 이렇게 작가의 하루하루 속에서 태어난 모든 작업들이 모여서 작가의 솔직한 목소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나의 작업을 봐 주시길 바란다. ■ 심현희
안세권_살구나무 집 2005_3채널 비디오_8분_1995~2005
누구에게나 과거 어느 장소, 공간에 대한 순수한 기억들이 있다. 일상을 다듬고 보살피는 노모의 무의식적인 행위, 마당 쓰는 모습과 잘 가꾸어진 화분들, 그리고 마당에서 혼자 노는 어린아이... 오랜 시간의 추억을 간 직한 채 살구나무에 걸려있는 농구 대... 사소한 일상의 무의식적인 반복의 움직임과 행위, 체험들.. 특정한 장소, 시간의 기억들을 담고 있는 살구나무 집은 과거와 현실의 일상에 대한 진정한 가치와 의미에 대한 물음이다. ■ 안세권
From "The Clarity Project." This work is one of the images from "The Clarity Project." This was done this summer in collaboration with my friend Lindley Zerbe. Lindley had climbed Mount Everest earlier this year after training extensively for two and a half years with the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I was fascinated by the climb because it was a physical and mental feat that I could not fathom. Through interviewing him and looking at his pictures, I tried to document his experiences. From the interviews, I deduced "truisms," from Lindley, a series of one-line text that defined Lindley's anti-climatic return to 'normal life' while suffering from "post-Everest depression." From his photographs, I found the images that would later change his visual recollection of his experience. In my visual representation of the text as imagery, I am exploring the fine line between information and propaganda as well as private and public thoughts. But more importantly, I am showing through the juxtaposition of text and imagery, not only the fundamental ambivalence underlying the textual content, but the irony of the situation itself. Although it is called "The Clarity Project," the only thing really clear is that obtaining psychological clarity is a bigger feat than conquering Mount ■ 전순영
홍현주_수상한 상주기Johnson & Johnson pink-lotion
상주기-는 공인된 단체나 특정한 개인의 훌륭한 일이나 잘한 일을 기리기 위해 표적을 주는 일이다. 공공의 성격을 띠며 명예로운 사건으로 한 사회단위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다. 좋은 일을 격려하고 장려함으로서 타의 모범이 되는 예시를 들어주는‘좋은 일’이다. ■ 홍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