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밤을 받고
2024.10.16
오늘 요한 수녀님으로부터 밤을 받았다.
수녀원 수녀님중 공주출신 수녀님의 집에서 밤을 보내왔는데,
양이 많아 저희 집에도 보냈다는 것이다.
요한 수녀님과는 20년 넘게 연락하는 사이이고
여주로 이사간 것도 결국 통신성서 연수회에서
같은 조에 속해있던 수녀님의 말씀이 영향을 주었다.
당시 수녀님 말씀 중에 우리집(소임지) 주변은
가을이면 앞산, 뒷산이 온통 빨갛고 공기도 맑아 좋다고 하셨다.
2004년 12월31일 부로 회사퇴직을 하고 전원생활 할 곳을 물색했다.
2005년 2월부터 서울에서 가까운 덕소 양평 홍천 등을 알아보았지만
땅 값도 비싸고 물류창고 등이 들어서 있어 서울 외곽지역 같은 느낌을 주었다.
우리가 찾는 조건은
첫째, 신앙생활을 하기에 적합(성당이 가까워야 함)하고,
둘째, 오염이 덜 되어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이었다.
한 달 이상 찾아보았지만 적당한 곳을 찾지 못하고
서울에서 좀 더 살면서 천천히 찾자고 포기하는 순간 여주가 떠올랐다.
통신성서 연수회에서 같은 그룹이었던 한 수녀님이 나눔시간에
당신이 사는 곳은 가을이면 빨갛게 물든 단풍이 멋있고
사철 자연이 아름답다고 한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아내와 나는 집으로 돌아가다가
저녁무렵 차를 돌려 여주로 차를 몰았다.
고개를 빙글빙글 몇 번을 돌아 넘어가는데
귀양길 같이 험했고 약간 무서운 느낌도 들었다.
한참 고개를 넘어 바라보니 마을이 보이는데
산속에 호젓이 자리잡은 모습이 무릉도원 같았다.
마을에 가보니 수녀원도 몇 개가 있었고 공소도 있어
신앙생활하기에 적합할 뿐더러 서울에서 가까운 곳 중에서는
가장 오염이 안 된 곳이어서 우리가 찾던 곳이었다.
이렇게 하여 도전리에 정착하게 된 것이다.
이후 여주에서 가끔 뵙고
종신서원을 앞둔 시점에는 기도부탁도 하셨고
종신서원식에 우리 부부가 다녀오기도 했다.
그리고 가끔 영성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
메일을 주고 받고 지금까지 연락을 하고 있다.
+ 평화
좋은 봄볕이 나는 날이에요.
그 동안 안녕하셨어요.
저는 종신준비로 바쁘게 보내고 있어요.
멜을 확인하기가 힘들지만
가끔씩 보면 보내주신 멜에 감사 드리고 있어요..
참으로 열심히 사시는 것 같아요..
하느님께서도 기뻐하실 꺼예요.
저는 8박9일 피정에 다녀왔어요..
내적 작업하기에는 부족한 시간들이었지만
많은 은총과 제가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확신 할 수가 있어서 기뻤고,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왔답니다..
다음달 4월 29일부터- 6월 7일까지 40일간 피정에 들어가게 됩니다..
혼자 가는 여정이라 많이 힘들고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40일 동안 함께 기도해주시기를 간곡 히 부탁드립니다..
모든 것 그분께 의탁하면서 생활하려고 합니다..
벌써 종신이라니 놀랍고 감사하기만 합니다..
꼭 기도해주세요....
사도요한 수녀올림..
+ 평화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40일의 긴 여정을 마치고 갈릴래아로 돌아왔습니다.
하느님을 만나는 깊은 체험을 통해 마음안에 기쁨과 평화가 가득하지만
막상 일터로 돌아와 보니,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두려움이 앞서는군요..
그래도 그분께 희망을 두니, 용기가 생기는 것을 느껴봅니다.
결코 쉽지만은 않은 긴 여정을 무사히 마칠수 있었던 것은
기도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정말 감사인사드립니다..
기도안에서... 사도요한수녀드립니다..
+ 평화
흐린하늘이지만, 새로운 한 주간을 기쁘게 시작했습니다.
보내주신 좋은 내용들 정말 감사히 읽었습니다.
바쁘실텐데 이렇게 매번 보내주시니 너무나 감사합니다..
요즘.. 너무나 여유가 없이 바쁘기만 합니다..
기도를 제대로 못해서 속상하기도 하지만
순간 순간 예수님을 생각하고 기도하곤 합니다..
종신을 앞두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저를 지배하고 있어서
온 마음으로 주님을 내안에 모시지를 못합니다..
주님을 따르는 길이 참으로 어렵네요...
주님이 원하시는 이 길을 저는 가야만 하는데.
마음이 자꾸만 아파옵니다..
인간적인 애착을 끊기가 너무 힘이들어요...
지금은 피하고만 싶네요.
정말 주님은 저를 너무나 사랑하세요.......
누군가 날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에 많은 힘과 위안을 얻곤 해요...
자주 멜을 쓰진 못하지만, 기도중에 기억하고 있습니다..
삶을 기쁘고 아름답게 가꾸어 가시길 바라구요..
매일 변화된 모습안에서 모든이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하시길 기도할께요...
영,육으로 건강하세요...그리고,행복하세요*^^*
기도와 사랑안에서...사도요한수녀드림......
위의 글을 보면 종신서원을 앞두고
고뇌하시는 수녀님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종신서원 20년 넘도록 잘 지내고 계십니다.
▼ 2022년 받은 밤
++ 샬롬
빛나는 태양과 서늘한 바람, 시원한 소낙비기 한데 어울려
어느새 벼 이삭이 수줍게 피어나는 여름입니다.
형제님이 계신 그곳도 푸르름이 한창이겠지요?
좋은 시 감사 드립니다.
넘 감사해서 책을 보내드리고 싶은데요..
어디로 보내야 할는지.
주소를 알려주세요..
더운 여름 잘 보내시구요.
행복한 주일 보내세요..
사도요한수녀드림
☎ 이때 받은 '소명' 이라는 책자는
이후 나의 신앙생활에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수녀님과 주고 받은 책 중에서
<새벽은 새벽을 눈뜬 사람만이 볼 수 있다>,
<명상 에세이>, <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등이 생각납니다.
수녀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멀리 제주까지
공주의 알밤이 공수 되었군요
공부 밤 유명 한데
맛있게 잘 드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