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천하스카이워크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매주 월요일이 휴무라고 한다.
휴무 없이 개장하는 공간으로 알고 있어서 깜짝 놀랐지만 다행히 휴무일이 아니어서 이용할 수 있었다.
단양을 방문하는 인파들이 모두 모인 것 같았다.
만천하스카이워크로 진입하는 구간의 터널은 한 차선을 상행/하행 차량이 번갈아 이용하기에 꽤 많은 시간을 대기해야 했다.
더 사람이 많을 때에는 터널 전 주차장에 차를 대고 20분가량 강을 따라 걸어서 만천하스카이워크를 찾아가는게 낫다고 한다.
가는 길이 아름다워 경치를 볼 겸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오후가 넘은 시간, 터널을 지나 도착한 만천하스카이워크의 주차장이 만차였다.
입구 앞에서 차량을 통제하여 들어가지도 못하고 대기 시간을 가졌다.
다행히 들어가려는 사람만큼 보고 나오는 사람도 많아 오래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만천하스카이워크에서는 전망대 이용 외에도 짚와이어와 알파인코스터를 경험할 수 있다.
상당한 높이에서 시작되는 짚와이어는 보기에도 짜릿했다.
높은 곳과 속도를 좋아하지 않는 관광객이라면 부담 없는 알파인코스터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알파인코스터를 타는 모습을 보니 강화도 루지 생각이 들었다.
자유로운 운전이 불가능하고, 정해진 라인을 따라 내려가지만 속도와 스릴은 비슷할 것 같았다.
만천하스카이워크까지는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버스 인원이 다 채워지면 출발하며, 주차장에서 정상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대형버스가 올라가기 어려울 굽은 길들을 능숙하게 운전하시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굽이굽이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버스에서 내려 스카이워크가 눈앞에 보인다. 비스듬한 경사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야 한다.
경사로 시작점에서 짚와이어가 출발한다. 넋 놓고 보게 되는 신기한 광경이다.
막상 산 위로 올라오니 아래가 끝없이 보였다. 높이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모든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을 줄 알았지만, 가장 밖으로 튀어나온 부분을 제외하고는
구멍이 뚫려있는 쇠로 된 바닥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도로 빗물 배수구의 철판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의외로 전혀 튼튼한 느낌이 들지 않고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여서 발을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철판을 지나 유리로 된 부분으로 들어섰다. 사진을 남기려는 줄을 기다리고 유리 위로 발을 옮겼다.
생각보다 유리로 된 바닥은 공포심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얇은 한 장의 유리는 높이에 대한 사람의 두려움을 끊임없이 불러왔다.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린이들은 울면서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다 큰 어른들도 이상한 느낌인데 어린이들에게는 많이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망대 아래로 단양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막히지 않은 시야에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여백의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일까?
항상 빽빽한 도시의 모습만 바라보다 녹색이 더 많은 풍경을 내려보니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이끼터널
만천하스카이워크를 나와 조금 옆으로 가면 만나게 되는 이끼터널.
차도 양옆이 이끼로 뒤덮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이다.
실제로 차가 지나가는 도로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차량 유입이 많지 않다는 것.
인터넷을 통해 유명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끼터널을 계속해서 찾아왔다.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는 행동이지만 이끼를 긁어내어 이름, 날짜 등의 무언가를 새긴 흔적들이 가득했다.
잠깐의 사진을 위해 그들이 긁어낸 부분은 이끼가 자라지 않아 흉물스러운 모습이었다.
자연이 만든 걸작품 이끼터널을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도록 훼손하지 말자는 팻말이 이끼터널 앞에 있었지만,
팻말이 무색할 정도로 훼손되어 버린 이끼터널의 모습이 너무 아쉬웠다.
파릇한 이끼로 가득한 모습이어야 더 아름다울 텐데.
끝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며 신비한 분위기의 이곳을 즐겼다.
앉으며 서며 사진도 남기고
멀리서 차가 들어오는 것이 보이면 길 가로 비켜서 차가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 있도록 했다.
잘 보존되어 아름다운 단양의 사진스팟으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산
단양에는 가고 싶은 곳들이 아직 남아 있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몇군데 계획을 포기하고, 산 위에 있는 카페 겸 패러글라이딩 장소 가기로 했다.
카페로 올라가는 산길은 이미 차로 가득했다.
산 정상으로 이어진 외길을 따라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산을 올라가는 데에도 꽤 시간이 걸렸다.
체온 측정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진입했다.
산 위에는 이미 절벽을 따라 자리 잡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햇볕이 내리쬐고 있지만 덥지 않았다. 시원하고 강한 바람이 계속 불어왔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며 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스카이워크에서 보았던 전망보다 더 비현실적으로 넓게 트인 광경이었다.
더하여 특별히 안전을 위한 벽이나 담이 없다 보니 완벽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카페 안에도 사람들이 가득했다.
넓은 공간을 원했기에 카페에 앉아 있기보다 밖에 나가 풍경을 보는 것을 택했다.
하늘에는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이 둥둥 떠 있었다.
이렇게 강한 바람이라면 재미있게 바람을 탈 수 있어 보였다.
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하듯 연달아 하늘로 떠오르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오늘 나는 패러글라이딩을 하지 않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에 쌓인 독소가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함께 앉아 있는 사람들도 같은 생각일까? 모두가 특별한 말없이 홀린 듯 앞을 바라보며 앉아있었다.
걱정 근심 내려놓고 정신이 맑아지고 싶었던 단양을 찾은 이유를 정확하게 만족시키는 완벽한 마무리였다.
생각보다 단양은 오래 머물기 좋은 곳이었다. 짧게 즐기고 가는 여행보다는 천천히 느끼며 알아가는 여행에 알맞은 여행지로 느껴졌다.
시간이 부족하여 더 들리지 못했지만, 여행을 계획하면서 알아보았던 함께 가기 좋은 곳을 소개한다.
사인암, 고수동굴, 조덕수고택
함께 가기 좋은 도시를 소개한다.
청주, 영주
결이 같은 도시, 결이 같은 여행지.
혼자서 하는 여행도 추천한다. 회복되는 여행이 될 것이다. 걱정을 놓고 돌아오는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