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와 갯바위 그 너머!
(통영 소매물도 20230418)
첫 방문지로서의 소매물도가 아님이 분명하렸다.
그럼에도 첫 만남의 수려 장엄함으로 낯선 풍경이었다.
날씨가 순탄치 않았지만 차라리 더 화려한 순간의 만남
다른 지역은 풍랑주의보로 출항이 금지되었음에도
다행히 저구항에서 소매물도는 주의보 미발령 상태
본래는 12시부터 16시까지 소매물도에 머물려고 했지만
바다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 14시 30분까지만 머물러야 함이야.
그것도 10분 당겨 14시 20분까지 소매물도 선착장 대기
어쨌든 2시간 30분 정도면 소매물도 둘레길 완주 가능한 상황
즐겁게 하지만 마음 바쁘게 내달리듯 소매물도 둘레길로 진격!
그리어 남매 바위도 낯설었다. 소매물도를 둘러싼 장엄한 갯바위도
망태봉에서 내려다본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려 장엄함이여!
조심스럽게 바위를 타며 들랑날랑
망태봉을 지나 산릉에서 갯바위와 등대섬을 바라보려는데
어이쿠나! 두 마리의 독사(?)가 나를 꼬나보다가 슬그머니 도망!
그래 독사든 뭐든 소시적엔 어떤 상황에서도 피하지 않았다는 생각!
독사냐 화사냐의 판별은 머리와 꼬리부분에서 확연히 구분되는데
그래 조금은 철이 일러 구별이 쉽지 않았지만 독사임이 분명!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내려서자 독사 출현 주의 안내판이 있었다.
이 섬에 독사가 살고 있다니 나름 신통망통하다고 여기며
급한 내리막을 지나 안부 쪽으로 향하니 아름다운 소매물도 풍경
소매물도의 풍경이 이렇게 장엄 화려하다니 놀라울 뿐이었음이야!
다만 정경 곳곳을 막아놓아 접근 금지 지대로 만들어 두어 답답하였다.
그러든 말든 조금씩 파고들어 소매물도를 즐길 수는 있었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당연히 안전조치는 필요하다.
하지만 소극적인 방식이 아니라 적극적 지원행정이 아쉽다.
물론 긴급상황에서 막무가내로 틀어막을 수 있음이야!
책임 모면의 안이한 금지중심의 지원에 어디를 가든 답답!
하지만 그러기에 우리의 소매물도가 제대로 보전되고 있으리라 믿어본다.
등대섬을 돌고 아니 등대를 돌고 내려서며 바라보는 소매물도의 위용
수려 장엄함의 절정이었음이야! 그저 가지 못한 거기가 가고 싶었다.
돌출되어있는 여기저기 갯바위를 기어오르며 그 너머 달려드는 풍경이여!
바위에 매달리면 그저 한없이 편안하고 거친 면이 보드랍기만 하여라!
거기가 어디든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여기 금수강산이어라!
처음 14시30분까지 선착장이었는데 10분 당겨 20분까지
느긋한 마음을 거듭 재촉하는 분위기였지만 돌아야 할 건 대충 돌았다.
사실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바다에도 들어가 보려고 했는데
그건 여의치 않았다. 시간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 때문이었나보다.
다 돌고 돌아 선착장에 이르니 13시 50분, 30분 정도의 여유
남매 바위 쪽 방향의 등대를 바라보니 역시 화려한 갯바위
다시 바닷가로 내려서서 바위에 매달려 기어 기었다. 역시 멋있는 바위!
바위를 기어오르다 만난 방풍나물 새순을 뜯어먹으며 기고 기었다.
바위를 기어오르다 선착장을 바라보니 우리가 타야 할 배가 들어옴이야!
시간의 여유는 아직도 10분 정도, 하지만 바로 돌아섰다.
소매물도를 들어올 때 그 거친 풍랑에도 한가한 갈매기 떼
소매물도를 향하는 길이 이렇게 좋았던가....
배 띄워 떠나고 싶었다. 그곳이 어디든
늘 그렇다. 늘 새롭다. 세상이 정겹다.
내가 살아가는 이 땅이 자랑스럽고 아름답다.
어제 갔던 거길 오늘 간대도 마냥 좋음을 어쩌지
뭐든 선택의 여지가 없이 아무거라도 좋다는 건 문제가 있지만
그럼에도 좋다. 더러 가봤으니 싫다는 말이 이해되지 않는 이유이다.
파도 너머 거기도 세상 이야기가 넘치고
바위 너머 거기도 넘치는 세상 이야기로구나!
누구 하나 그 무어든 세상에 둘이 없음이야!
그러기에 알뜰살뜰 살뜰알뜰하거라.
어디서건 초연하게 서 있거라.
바람에 파도에 세월에도 당당하거라!
한 줌 흙이 된대도 내 몫이니 좋다.
존재는 그것이 뭐든 영원할 수는 없지!
하지만 저기 저 소매물도 갯바위처럼
초연하게 아니 처연하게 서 있고 싶어라!
계묘년 20230418 통영 소매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