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농구에 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어서 매년 드래프트는 끝난 다음에나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는 관계로 극히 피상적인 인상비평이라는 점 감안하고 봐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카일 앤더슨은 분명히 재능이 있는 선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른 해였다면 30번 픽으로 뽑기는 거의 불가능한 선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맨발로 205 정도의 신장에 리치는 220 정도로 3번으로 훌륭한 신체조건이고 프레임은 다소 얇지만 스몰라인업의 4번으로도 충분히 통할만 합니다.
작은 선수가 막을때 이런 체격적 이점을 살리는 방법을 압니다. 비교적 손쉽게 수비수 머리 위로 점퍼를 던지고 포스트업으로 요리할 줄도 알더군요. 수비시에도 운동능력이 좋지 않음에도 기럭지를 살린 스틸과 블럭을 할 수 있고 수비 리바운드도 곧잘 잡아냅니다.
슛은 괜찮습니다. 대학 3점 라인에서 오픈시 괜찮은 성공율을 기록하고 있고 캐치 앤 슛 능력도 있습니다. 릴리스가 느리다는 약점이 있긴 한데 조금 독특하게 뒤로 기울어진 각도로 던지는 자세와 우월한 기럭지가 합쳐져서 왠만큼 샷 컨테스트를 당하는 상황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공율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nba 수비수들의 샷 컨테스트를 당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될지는 의문이고 아마도 릴리스가 빨라지도록 교정해야 할 겁니다. 슛거리도 리그의 3점라인에 적응할 필요가 있겠구요. 플레이 스타일 상 3점능력이 반드시 필요한 선수입니다.
무엇보다도 독특한 점은 이정도 체격을 가진 선수들에게선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탁월한 드리블과 패스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패스는 일류 포인트 가드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탑에서 배급도 좋고 돌파해서 밖으로 빼주는 패스도 좋으며 속공전개능력도 좋습니다.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서 바로 코스트 투 코스트로 연결하는 장면은 키드를 연상시킵니다. 가장 많이 비교당하는건 디아우인데 일부에선 modern-day Magic Johnson 이라는 표현까지도 나올 정도...
이 선수는 빅맨이 아니라 가드라고 보는게 맞을거 같은게 수비시엔 3번이나 4번을 막지만 공격시엔 완전히 1번의 플레이를 합니다. 탑에 서서 공을 돌리고 나오는 공을 받아서 던지거나 돌파해서 다시 빼주고... 기본적으로 성향 자체도 포인트 가드, 그것도 슛퍼스트 1번이 아닌 정통파 1번의 마인드입니다.
장점만 나열하니 정말 최곤데, 단점도 아주 뚜렷한 선수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재능 풍년의 해라 해도 30번까지 내려올리가 없었겠죠.
기본적으로 이 선수의 모든 단점은 하나에서 전부 파생되는 거라고 보는데, 바로 형편없는 운동능력입니다.
파워도 스피드도 점프력도 모두 평균에 상당히 미달하는 수준으로 완연한 가드성향임에도 수비시엔 포워드와 매치업될 수 밖에 없는 것이 가드나 윙의 스피드를 못따라갑니다. 그렇다고 포워드 수비는 되는가 하면 힘에서 후달려서 피지컬을 활용할 줄 아는 선수에겐 그냥 쭉쭉 밀려버리고... 어떤 포지션으로 뛰어도 수비 문제가 발생하죠. 비교대상으로 많이 언급되는 디아우의 경우 피닉스시절엔 날렵하고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였고 살이 찐 지금은 점프력은 죽었지만 힘이 좋아졌고 민첩함도 나쁘지 않아서 스트레치형 4번 수비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비해서 앤더슨은 수비가 심각합니다.
운동능력의 부재는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도 문제를 만드는데 대학무대에선 높이의 우위와 좋은 핸들링으로 수비수를 뚫을 수 있었지만 nba의 수비수들 상대로는 애로사항이 꽃피리라 봅니다. 운동능력 좋은 수비형 윙들이 바싹 붙어 압박하면 아무것도 못하고 턴오버의 향연이 펼쳐질 겁니다.
스퍼스란 팀은 앤더슨의 장점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팀이고 여기에 뽑힌건 앤더슨의 행운입니다. 그러나 일대일에서 수비구멍이 되면 공격에서 정말 수퍼스타의 자질이 있지 않는한 어떤 시스템도 살려줄 수가 없습니다. 무조건 육체개조를 해서 근력을 대폭 향상시켜야 합니다. 슛거리도 늘려야 하구요. 그게 안되면 냉정히 말해서 그냥 사라질 선수입니다. 하지만 희박한 확율의 벽을 뚫고 그에 성공한다면 30번 픽으로 대박이 될지도 모릅니다.
첫댓글 저는 지금 스퍼스는 그린과 카와이의 에너지에 상당히 기대고 있다고 봅니다.
밀스나 조셉도 에너지를 불어넣어주는 선수구요. 스타일이 다른 캐릭터는 디아우 정도인데 재능만으로는 사실 넘사벽급 선수죠.
스퍼스의 빅3는 늙었고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롤플레이어들이 이 에너지를 채워줘야 합니다. 카일 앤더슨은 이게 전혀 안될거 같아보이더군요.
우리의 잠재적 라이벌은 이제는 히트가 아니라 썬더고 썬더를 제압할 방법을 고민해야 되는데 이런 느리고 BQ만 높은 선수는 도움이 안됩니다.
보너의 대체자 정도를 뽑은거 같은데 보너도 그랬지만 이런 류의 선수는 사람 만드는데 한참 걸립니다.
차라리 몸빵이랑 에너지 넘치는 바보 캐릭터나 한명 더 뽑는게 나았을거 같아요.
당장 써먹을 선수는 아니고 몇 년 후를 바라보는 거겠죠. 애초에 지금 로스터엔 파격적인 재능이 새로 가세하지 않는한 빈 자리가 없고 프런트 입장에선 던컨 후의 스퍼스도 생각해야 하니까요. 어차피 30번 픽으론 누굴 뽑든 그냥 사라질 확율이 높으니 뭐...
체지방을 줄이고 벌크를 해서 4번으로(윙수비는 죽어도 안될듯해요) 버틸 능력이 생긴다면, 4번자리에서 자신의 장기를 보여줄수 있다면 nba에서 버틸수 있을껍니다.
생각보다 볼컨트롤이 좋지 않아 턴오버가 많죠 대학에서 언더싸이즈 디펜더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샌안 특유의 피지칼리티에 약한 그런 모습입니다.. 일단 nba에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듯 하네요..
근력이 심각하게 부족해 보입니다. 그래서 드리블 치는 것도 쫀득하지 못하고 움직임이 초보처럼 느린 것 같고요. 매력은 느껴지는데 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본적인 피지컬 또한 재능이라 한다면 스퍼스의 노력으로 발전이 가능한 것인가 싶습니다. 피지컬이 사라지고 bq는 넘처나는 현 빅3 시대에서 필요로 하는 Contradanza님이 말씀하시는 에너지원이 아니기에 전력 플러스 요소는 없다고 봐야겠죠? 드래프트 참가자들 면면에 대해 무지해서 느긋한 입장으로 하는 말이지만 놓쳤다면 아쉬웠을 것 같기도하고 도박할만한 매력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선수 트위터 보닌까 먹는걸 너무 좋아하던데요... ㅎㅎ
슛릴리스도 상당히 느립니다. 칩코치의 레슨이 발휘할 때가 또 온 것 같스빈다.
센스는 S
신체능력은 F
앤더슨은 뭐 운동신경이 한정되어 있으니 아마 성장에 한계는 분명히 올 듯 합니다... 근데 그 Slo Mo라는 별명을 무려 중학교(!) 때부터 가졌었는데, 그때 당시에도 그렇게 뛰어나지 않은 운동신경으로 고등학교 전미 3~5등에 랭크되는 등 대학무대도 휩쓸었죠. 운동신경 만으로 이런 하위 리그들에서 성공을 거두는 선수들 중 프로에 와서 더 괴물들을 만나면서 무너지는 선수들이 많은데, 앤더슨 같은 경우에는 그 센스와 리더십은 NBA에서도 통하리라 믿습니다. 물론 그런 농구를 지향하는 샌안이 최고의 핏이란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고요!
앤더슨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거 같네요.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Timmy the Best 잘 아는 건 아니고요, 그냥 올해부터 대학농구 직관도 몇 번하고 토너먼트도 많은 경기를 봤는데 최소한 대학무대에서는 기량이 출중했고, 너무 유니크해서 응원하던 선수입니다. Duncan & Kidd 홧팅 님 글에 쓴 제 댓글을 좀 옮겨오자면...
@멜롱이 앤더슨은 코트 위 모든 공격의 facilitator이자 (패스는 최소한 제가 직관간 경기에서는 다른 그 어느팀 포인트가드도 따라갈 수 없는 센스고, 아저씨 돌파에 의한 앤드원 레이업, 간간이 터지는 3점까지...) 정신적 지주였죠. 좀 오바하자면 지금 마이애미의 르브론 역할이랄까요 ㅡ.ㅡ 물론 앤더슨급 운동신경과 그로 인한 수비로 인해 프로에서 그정도 롤을 받는건 불가능하겠지만, 올시즌 디아우나 과거 터코글루를 벤치마킹해야겠죠. "전국에서 가장 리바운드를 잘 잡는 가드이다" "전국에서 가장 패스를 잘하는 포워드이다" 이런 평을 동시에 받는다는 것은 뭐 포지션이 어정쩡하기도 하다는 것이지만 일단 다재다능하다는 것이니까요.
@멜롱이 개인적으로 샌안에 드래프트되서 무~척이나 다행이라 생각하고 (자신도 유스캠프 이런데 가서 아이들에게 샌안 경기를 꼭 보라고...예술이라고 추천하고 그랬죠), 포포비치나 던컨이 은퇴하기 전에 많은 비법을 전수해서 오래 남았으면 좋겠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