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7세기경 초원의 서쪽에서 한 무리의 유목민족이 세력을 키워가기 시작한다. 볼가 강을 건너 흑해 북부 연안으로 이동하면서 원주민을 몰아내고 그 지역을 차지한 이들의 이름은 이란계 유목민족인 스키타이다. 스키타이는 기록으로 남아 있는 최초의 기마민족이며 오늘날 러시아 남부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중앙아시아의 스텝 지역을 장악했던 최초의 유목 제국이다.
한편 스키타이의 동쪽 몽골고원에는 또 다른 유목 민족이 발흥하고 있었다. 흉노족이다. 튀르크, 몽골, 만주 퉁구스계의 부족연합이었던 흉노는 몽골고원과 주변 초원을 지배한 최고의 유목민족이다.
디지털 유목민은 삶을 영위하는 방식에서 원격 통신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국가와 국경에 얽매이지 않으며 고정된 사무실에서 일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그리고 사무실이 아닌 카페나 공공 도서관 등의 공간에서 원격으로 일하며 인생을 살아간다. 어딘가 묶여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들은 과거 유목 민족의 긍정적인 유산을 그댈 물려받은 존재다. 그 외에도 디지털 유목민은 정보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유목민족의 가치관에 맞는 통치 체계와 생활양식 등을 갖춘 집단이 출현하면 기꺼이 투항하여 일원이 되는 측면에서도 공통점을 보인다.
역사 서술의 주도권이 서구로 넘어가면서 초원 유목민족들의 역사는 헝클어지고 윤색되었으며 일부는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인간은 멈추어 있기 보다는 이동하는 존재다. 초원 유목민들은 그것을 땅에서 실현했고 우리는 지금 네트워크상에서 실현하는 중이다. 유목민족의 역사는 끝났지만 유목민족의 삶의 방식은 우리의 삶에 그대로 녹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