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나고서야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사랑은 말이 아닌 결심과 행동으로 이루어가는 과정이라는 것.
저자 이진휘는 열정가, 모험가, 도전가, 몽상가. 경제 매체 기자이자 장애인 활동지원사. 주중에는 기사를 쓰고 주말에는 아픈 연인을 보살핀다.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글을 쓰며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힘쓴다
여친 수경의 뇌출혈로 응급실 수송. 10시간이 넘는 대 수술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나기는 하지만 끝없는 간호와 재활이 시작된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 버텼지만, 2년간의 치료와 노력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수경의 2년간의 병원 입원 생활을 접고 고향 청주로 내려가면서 수경의 부모는 진휘에게 수경을 포기하라고 강하게 권유한다.
여행에서 만나 함께 세상을 누비자고 했던 그녀, 수경이 바랐던, 이제는 아득히 멀어진 꿈, 그 미완의 꿈이 가끔씩 나를 찾아와 괴롭힌다. 수경은 온갖 복잡한 의료장비와 기구들 사이, 구석진 자리의 좁다란 침대 위에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이제는 걷는 것보다 누워 지내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표현하기보다 참는 것이 익숙해져버렸다. 40여개 나라를 여행했던 기억이 마치 낯선 누군가의 빛나는 공연이었던 것처럼, 조명이 꺼진 그곳엔 주인공도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도 없다.
수경이 갑작스럽게 쓰러졌고,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수경은 지난 10년 간 침묵 속에서 한결같이 미동이 없다. 그녀를 되돌리기 위해 매달렸던 노력들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동안 우리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움 한번 재대로 틔우지 못하고 맥없이 쓰러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