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박정안 그린이 | 차상미
분량 | 109쪽 가격 | 13,000원 판형 | 185*240 (무선)
ISBN | 979-11-90869-83-6 73810
발행일 | 2024년 1월 5일
분야 | 어린이 > 국내 창작동화
주제키워드 | 반려동물, 가족애, 책임감, 용기, 모험, 기후변화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 앞에
남겨진 위기의 동물들
날씨가 건조해지면 산불 사고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순식간에 마을까지 번진 불로 집과 논밭, 축사 등이 잿더미가 되지요. 안타까운 인명 피해까지 생기기도 하고요. 급박한 상황 속에 자기 몸 하나 대피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지요. 이런 갑작스러운 사고는 산불 말고도 기후 변화 때문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태풍이나 폭우, 폭설, 폭염이 발생해 지구 곳곳이 시름시름 앓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위기 앞에 가장 취약한 것은 바로 동물들입니다. 영문도 모른 채 축사 안에 갇혀 있거나, 묶인 목줄 때문에 뜨거운 불이 바로 눈앞까지 다가와도 대피할 수가 없지요. 사람이 대피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해 축사 문을 열어 줄 수 없기도 하고, 대피소의 환경이 열악해 사람조차 편히 지낼 수 없어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는 경우도 있어요. 심지어 동물을 생명이 아닌 재산으로만 생각해 풀어줄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는 일도 있습니다.
집 안과 밖에서 사람과 함께 지내는 동물들은 사람의 도움이 있기 전까지는 온몸으로 고스란히 재난 상황을 맞닥뜨려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목줄을 풀어 주거나 집 밖으로 내보내기만 해도 동물들은 위험한 곳을 피해 도망칠 수 있었을 거예요. 때때로 동물들이 달아날 수 있도록 풀어 준 사람들의 이야기가 기사화되기도 합니다. 다시 만나게 될 수는 없더라도 애지중지 키운 동물들이 불 속에서 고통스럽게 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지요.
무시무시한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다은이와 로트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안녕, 로트》의 주인공인 사냥개 로트는 창문을 통해 들려오는 뉴스를 듣게 됩니다. 마을에 슈퍼 태풍이 다가오고 있으니 서둘러 대피하라는 내용이었지요. 로트의 주인이자 가족인 다은이네도 부지런히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어요. 로트는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자기 역시 가족과 함께 어디론가 피신을 가게 되리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로트의 기대와 달리 다은이네는 로트를 마당 안에 남겨 둔 채로 떠났습니다. 심지어 나무에 목줄까지 단단히 묶어둔 채로요. 어린 다은이만이 로트도 함께 가야 한다고 울면서 말했지만, 아빠와 엄마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어요. 처음부터 데려갈 생각이 없었던 거예요. 홀로 남겨진 로트는 큰 상심에 빠질 수밖에 없었어요.
사람들이 모두 대피한 마을에는 로트처럼 집에 남겨진 동물 친구들만 남았지요. 동물들은 서로를 도우며 태풍이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마침 우연히 듣게 된 뉴스 속보는 다은이네가 대피한 동네로 태풍이 강타했다는 소식이었어요. 비록, 로트를 버리고 떠난 가족들이지만 로트는 단 한 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다은이를 향해 달려갑니다. 위험에 빠진 다은이를 구해 내기 위해서 말이죠. 아무리 미워도 ‘가족’이니까요.
▶ 작가 소개
글 박정안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하면서 동화를 쓰게 되었고, 눈높이 아동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습니다. 재미있으면서도 울림이 있는 동화를 쓰려고 합니다. 쓴 책으로는 단편 동화집 《버릇없는 노랑이를 신고합니다》와 장편 동화 《기묘한 가족사진》, 《지구는 고양이들이 지킨다》, 《개들의 별 바온행성》, 《냥냥이 박스 카페》, 《골드가 금이라니!》, 《어느 날, 우리 집 고양이가 말했다》, 《귀신 강아지 초롱이》가 있습니다.
그림 차상미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였고 현재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책과 영상 등 다양한 매체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일상의 모습과 감정에서 영감을 주로 얻으며, 잔잔하고 따뜻한 느낌을 좋아합니다. 그린 책으로 《꽝 없는 뽑기 기계》,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5월의 1학년》, 《봄날의 곰》 등이 있습니다.
▶ 차례
작가의 말 · 4쪽
1. 슈퍼 태풍, 하마 · 9쪽
2. 데려가야지 · 17쪽
3. 로트와 몽이 · 24쪽
4. 사고뭉치 장돌이 · 32쪽
5. 수상한 차 · 40쪽
6. 로트, 서둘러! · 48쪽
7. 몽이 형을 부탁해 · 56쪽
8. 깜돌이를 닮은 고양이 · 64쪽
9. 길이 없어졌어 · 72쪽
10. 뉴스에서 본 것처럼 · 80쪽
11. 다은이를 향해서 · 89쪽
12. 안녕, 로트 · 97쪽
▶ 책 속으로
슈퍼 태풍 하마가 매우 빠르게 한반도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내일 새벽이 가장 위험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동쪽 끝에 있는 진강시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오니 진강시 시민 여러분들은 서둘러 대피하십시오. 무더위로 인한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태풍 하마의 힘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___9쪽
“아빠! 로트도 데려가야지!”
“진짜 안 데려갈 거야? 그럼, 목줄이나 풀어 주고 가지.”
다은이 엄마도 차창을 내리고 말했어요. 다은이 아빠는 로트를 힐끔거렸어요.
“저 녀석, 영리하고 힘이 아주 좋아. 비싸게 팔 수 있다고.”
“그러니까 데려가든지 풀어 주든지 해야지.”
“은행나무에 묶어 뒀으니 태풍이 와도 괜찮을 거야. 길에서 떠돌면 누군가 잡아갈 수도 있는데 어떻게 풀어 줘?” ___18쪽
“다은이 외가가 양조장을 하는 거 알지? 뉴스에서 그러는데 하얀 플라스틱 막걸리병이 솜뭉치처럼 굴러다니고 있대. 리포터가 무너진 이층집 앞에 서 있다고 하는데, 그 집은 다은이 외가일 가능성이 커.”
“그래서 뭐? 너를 버린 사람들인데.”
“다은이는 나를 데려가고 싶어 했잖아. 어린애가 무슨 힘이 있겠어. 혹시 다은이가 무너진 집 안에 있다면 천식이 있어서 빨리 구조해야 해.”
몽이는 고개만 끄덕였어요. 결코 로트를 말릴 수 없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 꼭 구해서 돌아와.” ___60쪽
“저기, 저기요. 혹시 지금 철수하려고 하는 건 아니시죠? 저희 개가 아직 저기에 있는데요.”
다은이 아빠가 구조대원들에게 물었어요.
“죄송합니다. 구조 요청이 밀려들고 있네요. 옆 동에서도 붕괴 사고가 있다고 해서 빨리 가 봐야 합니다.”
“그럼, 저희 개는요?”
“저희도 지금으로서는 대답을 드릴 수가 없어요. 다른 붕괴 현장에 가 보고 일찍 끝나면 다시 돌아오도록 하지요. 개가 아주 영리해서 어쩌면 스스로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희 개도 살아 있는 생명이에요. 이대로 그냥 가시면 안 되잖아요!” ___1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