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年歲歲花相似(세월이 흘러도 꽃은 변하지 않는데)
歲歲年年人不同(세월이 흐르니 사람은 같지 않구나)
십년전이나,오늘이나...
칭다오의 봄.
역시 온통 진달래와 개나리의 계절입니다.
휴일 느긋한 마음으로 집 앞에 잘 가꾸어진 꽃밭을 자주 거닐게 됩니다. 아마 일년 중 제일 많이 나서는 길 일겁니다.온갖 꽃들에 눈이 다 부시고, 한껏 물 오른 나무의 어린 잎사귀는 빨리빨리 커서 곧 다가 올 땡볕을 잘 막아 줄 것입니다. 오늘은 무엇보다 여기저기 온 천지에 널려진 진달래 꽃밭에 강아지와 함께 한참을 앉았습니다. 나는 꽃향기를 맡고, 강아지는 그 밑둥에 거름을 주고..
갑자기 진달래 꽃말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강아지를 나무에 매어 놓은 채 후다닥 집 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고, 또 들어 간 김에 사진기도 챙겨 와서 지나가는 꽃들을 담아 보자고 했습니다..
아하~~진달래는 그래서 진달래라 하는가 보구나!
'사랑의 기쁨' 그리고 '신념.청렴.절제'...
후딱 내려와 다시 향기를 맡으니 조금 전과는 또 다른 향내입니다.
꼭 첫사랑의 연인을 만난 듯.
돌고 돌아 태어 난 첫 자리로 돌아온 듯.
그저 반갑고 그리운 마음의 향기가 되어 돌아옵니다.
아차..꽃말을 외우느라 그만 사진기는 깜빡하고 내려왔군요.
진달래를 다른말로 두견화라고도 합니다.
중국 촉나라때 임금 망제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서 그 넋이 변해 두견새가 되었다고 합니다.그래서 두견새는 항상 '귀촉.귀촉'(歸蜀-즉,고향 촉나라로 돌아가고 싶다.)'하며 울었는데, 그 한이 너무 짙어 눈물이 피가 되어 땅에 흘렀는데, 그 핏물로 자란 꽃이 진달래(두견화)라 합니다.그래서 저리 붉은가 봅니다.두견새 한번 울면 진달래 꽃 한 송이가 떨어진답니다.
귀촉(歸蜀)
저는 어릴때 고향 풍경을 아직 눈에 담고 삽니다. 지금은 개발되어 없어진 지 오래되었지만, 내 눈속의 그 풍경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것 같습니다.아쉬운 것은 부모님이 다 돌아가시고 난 뒤에는 돌아 갈 마음의 고향도 함께 사라지고 짚시같은 내 인생만 남았다는 것입니다. 8남매의 맏이가 되다보니,이제 내 스스로 또 다른 고향을 만들어야 합니다..왜 그래야 할까?
요즘 사람들은 자식들이 다 커면 분가를 시킵니다. 그들은 또 다른 사회집단에서 전쟁터와 다름없는 그들만의 삶의 터전을 가꾸어 갑니다. 이때까지 키워 준 부모님을 돌보아 줄 정신적 여력이 없는 각박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부모를 버린 자식들이 자꾸 늘어가고, 이렇게 변한 환경에 놀란 부모님은 노후대책을 서둘러 마련하느라 빠르면 30대 부터 벌써 준비를 합니다. 그리곤 자식에 의지 하지 말자고 맹세를 합니다. 그놈들 스스로 잘 살거나 못 살거나 다 하늘이 정해준 팔자일진대, 내가 짐이 되어서야 되겠냐.이것이 요즘 부모 마음입니다.
늙은 부모와 함께 생활하려는 며느리,사위가 점점 줄어듭니다. 노인들을 위한 복지시설만 자꾸 늘어만 갑니다. 그 시설에 조차 들어가지 못하는 부모님은 아버지는 아들네에 어머니는 딸네에 이렇게 떨어져 사는 집도 많습니다.한 평생을 자식 키우는데 올인한 부모의 환경이 이렇습니다. 그래서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말자고, 서둘러 노후대책을 마련하게 됩니다.자식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 스스로를 위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하나 잊은게 있습니다. 바로 '귀촉' 말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찬란하고, 돌아 다닐 곳도 많다고는 하지만, 부모 없는 곳은 고향이 아닙니다. 경제생활에 휘둘리며 돌다가 지친 마음을 내려 놓을 쉼터가 바로 부모가 있는 곳입니다. 돌아갈 곳 없는 사람은 참 불행한 인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자식에게 수만냥의 황금을 물려주는 것도 좋지만, 그들이 돌아와 쉴 수 있는 마음의 고향 즉,터를 만들어 놓는 것 또한 노후대책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아마 자식을 가진 부모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입니다.자식들이 힘들고 어려울 때 손짓하며 들어 와 쉬라고,짚시같이 그렇게 떠 돌아 다니지 말라고,,,, 오늘 진달래 꽃을 보니 반드시 그래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기특한 상념으로,
꽃잎 하나 입에 물고, 집으로 들어 왔는데,,..
아차...
이번엔 나무에 묶어 놓은 강아지를 그만 잊고 들어 와 버렸네..
(오늘이 아니고 5년 전 딱 이맘때 그랬습니다.ㅎㅎ)
첫댓글 타국 생활 늘 고향이 눈에 서리게 되고
그리움이란 이루 말 수 없는게 우리네 인생인 것 같습니다..
늘 타국 생활에서 느끼는 애향심은
찌는 생활 먹고 사는 노력에서 더욱 더 간절 할때가 있지요?
타국 생활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자 노력하는 것 인것 같습니다..
가슴이 뭍어나는 글 잘 보왔습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
여기서 너무 오래 보냈나 봅니다.^^
아파트 조경이 훌륭합니다.
이 단지는 조경 하나는 알아줍니다.
^^ 고향 진달래?
흑흑...찍어 오셨네...
"사랑의 기쁨" 진
진달레 꽃잎 물고 오늘 수요홉 오세요.ㅎㅎ
꽃이 너무 이쁘네요 ~ 칭다오에는 길가마다 꽃들이 많이 피니까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지는거 같네요^^
봄도 좋지만 뭐니해도 청도는 곧 다가올 여름의 동네입니다.좋은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