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번 산행 때 부족함 반성문
아, 이번에는 설악산 신선봉 산행이지..
지난번 모란역에 산수정버스를 5분 기다리게 한 것이 마음에 걸려서 전날 배낭을 꾸렸다.
2014. 11. 12 목요일 새벽 1시 30분 취침 -> 4시 30분 기상
군대도 아니고 설레어서도 아닌데..
갑자기 배낭을 다시 꾸림.
코펠 안에 라면 3봉지 + 동절기 가스통 + 가스버너..
배낭 안에 2 L 물 1통 + 구스다운
(지난번 천관산 산행때 가져갔어야 했다.)
모란역 5시 40분 도착
(산수정 버스 도착 시간 15분전)
2. 반가운 얼굴과 그리운 얼굴
필자가 주말에 찾는 영장산 총무님이 금번 신선봉 산행에 전격 동참의사를 극적으로 밝힌 것은 이틀 전..
(무슨 북한 귀순용사도 아니고..)
지난 주말 하산후 술한잔 하면서 산수정에서 필자와 산행하겠다고 말했을때 흘려 들었다.
(필자도 술좌석에서 산수정 이야기 하다가 오게 되었음 -> 산수정 가입 동기)
영장산 총무님의 등장은 반가운데..
종헌 형님 관리종목은 보이지 않는다.
아쉽기는 형님뿐 아니라 필자도 산수정 회원들도 그러리라..
반면 필자 옆에는 영장산 총무님 통로 건너 나영씨 + 석순이님 그리고 전날 조상묘 이장하고 오는 길에
필자를 찾은 병택사부(육회로 술안주하며 산수정 목요산행 산행이브 추카..!!)
옥에 티는 통로 의자를 갖고 나타난 이성일 산대장..(내 옆 통로에 앉는다.. 내가 좋은가?)
3. 입산통제 제도에 걸린 산수정
전국 국립공원은 11월 초순부터 중순 사이 등산로별로 부분적 입산금지에 들어간다. 그런데 강원도 전역은
전에 산불이 크게 나서 매번 이 시기가 오면 산림청 소속 직원들은 비상에 걸린다.
단속을 피해서 올라가는 등산꾼과 단속해야 하는 직원들 간 실랑이로 끝나지 않고 벌금을 물린다.
단속시 적발된 개인은 벌금 20만원 단체는 1인당 10만원..
미시령 코스로 산수정 회원이 30 여명 이상 올라가는데 이를 신고한 매점 여주인
이를 보고 엄회장에게 긴급 알려준 병택사부 결국 회원 전부 퇴각명령을 내린 긴박한 순간이었다.
몇차례 긴급안과 회원들의 긴급동의를 구하는 엄회장님과 고문님 회원들간의 갈등을 엄회장님의 1표를 보태고
13표 대 13표 동표를 만들고 회장직권으로 설악동을 통한 울산바위행으로 결정했다.
산수정이 가는 길은 험했다. 이미 설악산 신성봉으로 가는 중에도 산수정 버스 옆을 싸이렌 소리가 울리며
지나가는 구급차 소리가 들리고 멀리 터널 안에서 교통사고가 나서 거의 1 여시간 지체를 했다.
4. 낭만시인 추억의 도시 속초를 가다
필자는 산수정을 만나기 전에 속초에 자주 가는 편이다.
지금이야 산장에서 자고 산행도 제대로 즐기지만 전에는 지금처럼 하지 못했다.
가족들 하고 아니면 지인들하고 속초에 허름한 콘도가 있어서 일년에 두어번 어쩌다 하루 이틀 묵어가고는 한다.
그때마다 꼭 속초 중앙시장에 들러서 털게나 전복치 등 먹고는 돌아갔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병택사부가 예약한 중앙시장 앞 로데오거리 집에서 깔끔하게 식사를 했다.
모두가 울산바위 흔들바위는 자주 가보았다고..(변명)
오늘은 바람이 심해서 산행하시는 분들 모두 고생이 심할 텐데..
일행들이 하산후 식사할 88생선찜 식당 옆에서 기다렸다.
그러다가 무단이탈 사라진 한쌍을 찾아서 헤매기도 하고..
** 속초 커피전문점에서 찾다**

석홍님은 처음에 뭔가 생각하는 것 같더니..

뭐라고 말을 던졌는지 나영씨는 수줍어 하다가..

석홍님 입은 대~박~~ 나영씨는 고개 숙이고 애써 웃음을 참는다.

흠.. 이 정도면 먹혀 들었어..ㅎㅎ
낭만시인은 위 광경을 보면서 가슴이 쓰렸다.
마음 아파서 시를 쓴다.
속초행 버스
2014. 11. 14 池 石 박진수
꼭두새벽부터
모란역으로 가야 하는 준비가 서툴러서
쌓았던 등산배낭 짐을 풀고
다시 탑처럼 쌓습니다
잠에 취해서
꿈에 나타난 그 사람 버리고 가는 것 같아서
그리움을 한 허리 꺾어다가
배낭에 넣고 닫습니다
벽에는 달력이 마지막 한장만 남기고
외롭게 울고 있는데
오늘도 내 사랑은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지난 여름 화려하게 핀 목백일홍도 지고
나는 꽃무덤에 주저앉아서
그리움에 떨었지만
그 사람 굳게 다문 입술처럼 묶은 배가
파도가 일렁거려도 출항하지 않고
갈매기 두 마리가 맴돕니다
내 사랑을 찾아서
설악산 언저리를 배회하다가
생선 비린내 가득한 속초를 찾을겁니다
그곳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퇴색한 희미한 기억 속에
그 사람 흔적이 남았으리라 기대하며
속초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시간을 거슬리지는 못해도
차창 밖 풍경이 자꾸 뒤로만 가는 것이
버스에서 내리면 반겨줄
그 사람이 웃고 있을 것 같습니다
속초행 버스를 타면
언제나 설레임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날 속초 앞바다는 파도가 출렁거려서
가슴울림이 너무 커서 슬펐습니다
술 취한 하늘은 조금 흐렸지만
커피점 샵 윈도우 앞에
두 사람이 앉아서 웃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한다면 기다림부터 배워야 한다고
이별은 너무 아파서 빨리 잊으라고
누군가 말해주더군요
내 사랑아
그래도 무작정 기다리려고 하니
가슴이 휑하다
P. S.
이날 서광일 홍보위원장님이 식사경비를 지원하셨는데.. 감사!
영장산 총무님은 엄회장님이 챙기셨다는데.. 감사!
불법 무단산행신고 알려준 병택사부.. 감사!
종헌형님 홀로서기 성공.. 감사!
한결총무님 무조건.. 감사!

그날 속초에서 낭만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