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모랑마는 에베레스트의 티베트 이름이다. 초모랑마는 세상의 어머니라는 뜻이다. 초모랑마는 생명을 잉태하고 양육하는 어머니 산이다. 네팔에서는 이 초모랑마를 서걸마타라고 한다. 서걸은 세계라는 뜻이요 마타는 지붕이라는 뜻이니 서걸마타는 세계의 지붕이라는 뜻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영성의 지붕. 여기에서 바람이 불면 세계로 불어가고 여기에서 영성이 흐르면 세계로 흘러간다. 그러니 이 얼마나 위대한 영봉인가? 네팔의 에베레스트 캠프는 초모랑마의 남쪽캠프이고 티베트의 초모랑마는 에베레스트의 북쪽 캠프이다. 네팔의 에베레스트는 히말라야 산군 중심에 있고 티베트의 에베레스트는 초모랑마가 홀로 우뚝 솟아있다. 티베트 쪽에서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것이 조금 쉽다고 해서 많은 산악인들은 이곳을 통해서 세계의 지붕에 오른다. 베이스캠프 정도라고 해서 쉽게 함부로 보아서는 안 된다. 몇 년 전에 한 산악회 회장이 에베레스트 등정대를 응원차 방문했다가 여기에서 살아 돌아가지 못했다. 나는 티베트 라사에서 이곳을 통해서 네팔로 넘어온 적이 있다. 지금 티베트는 중국의 통제로 인해 들어온 곳으로 나가야 하지만 옛날엔 한국에서 라사를 통해 들어왔다가 네팔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처음에 나는 여기 해발 5,000미터 롬북에서 한숨도 잘 수가 없었다. 자리에 들어누우면 숨이 막혀서 꼬박 나무침대에 앉아 밤을 새웠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베이스캠프에 오르니 초모랑마의 붉은 태양이 하얗게 타오르고 있었다. 자연은 힘든 만큼 위대한 속살을 보여준다. 가지 않았는데 느낄 수가 없고 오르지 않았는데 볼 수가 없다. 간만큼 느끼는 것이고 오른 만큼 보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산이 거기에 있기에 오른다고 하지만 나는 신성을 보기 위해서 산에 오른다. 간만큼 보는 것이고 걸은 만큼 느끼는 것이니 언제나 그가 나를 부르고 계신다. 그리고 그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것이다.
위대하신 아버지여! 당신에게서 이 몸이 나왔습니다. 나에게 삶을 주셔서 이 길을 걷게 하셨으니 무한 감사를 드리나이다. 생명의 어머니여! 나를 잉태하시고 나에게 목숨을 주셨으니 나는 언제나 당신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우리가 같은 부모를 통해서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사랑과 연민으로 살아갈 뿐입니다. 앞서 가신 스승이여! 당신은 두 번째 부모이고 새 하늘을 열어주셨으니 당신의 길을 따르나이다. 수행의 도반들이여! 삶이 수행인 것이고 하늘의 뜻을 이루는 여정인 것이니 그대는 보이지 않는 의지의 기둥입니다. 삶의 친구들이여! 우연한 만남은 없는 것이고 필연의 인연으로 살아가는 것이니 서로의 힘이 됩니다. 평화의 생명들이여! 우리는 한 시대에 같이 살아가는 우주의 한 부분들이니 하나로 연결되어 조화를 이룹니다. 뜻을 발원합니다. 나를 드려 세상을 밝히겠으니 나를 들어 이 땅의 빛을 삼으소서! 그것을 위해 나의 삶을 바치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