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발 재건축 규제의 ‘풍선효과’로 시작된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집값 상승세가 최근 해당 비인기지역은 물론 서울 영등포구와 강서구 등지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4일 이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학군’ 메리트가 떨어지는 목동 일대 비인기지역 아파트들은 이달 들어 매물이 급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목동의 명문학원 접근성이 좋은 영등포·강서구 일대 주요 아파트들도 올들어 최고 1억원가량 치솟았다.
■목동 ‘비인기 단지’ 동반 상승
양천구에서 인기지역인 목동신시가지 2단지와 인접해 있으면서 그동안 학군이 다르다는 이유로 찾는 이가 없어 가격은 2단지의 절반 수준이던 금호베스트빌은 최근 2개월새 가격이 1억원가량 올랐다. 이 아파트 49평형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5억4000만원 안팎이었다. 그러나 최근 목동 일대 유명 학군 주변의 아파트 매물이 소진되면서 2개월 만에 6억5000만원까지 치솟았고 일부는 호가가 7억원에 이르고 있다.
단지 인근 독일부동산 관계자는 “매물이 워낙 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치가 올라갔을 뿐만 아니라 그간 학군은 그렇다치더라도 학원인접성 등 메리트가 저평가된 부분이 최근 재평가를 받으면서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학군소외 지역이라는 이유로 몇 년째 가격이 답보 상태에 있던 신정동의 신트리지구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길하나를 사이에 두고 목동아파트 11단지와 마주보고 있지만 신트리아파트 4단지 21평형은 한달 전까지만 해도 매매가는 1억5000만원 안팎이었던 데 비해 목동 11단지 20평형의 시세는 2억8000만∼3억원 정도로 2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같은 격차가 차츰 좁혀지고 있다. 신트리 25평형의 경우 최근 한달새 2000만∼3000만원 뛰었고 33평형도 올해 초 3억7000만∼4억원에서 최근 4억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층과 향이 좋은 일부 매물은 5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인근 믿음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목동 일대의 아파트 매물품귀로 이 지역까지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신정뉴타운 개발 추진에 따른 이주수요까지 일고 있어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영등포·강서구까지 상승세 확산
목동 일대 비인기 지역의 매물이 ‘싹쓸이’ 현상을 보이면서 풍선 효과는 인접지역인 영등포와 강서구 일대까지 확산되고 있는 조짐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강서구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 2월 0.74%에서 3월 0.83%, 4월 들어 1.12%로 급상승했다. 영등포구도 2월 0.82%에서 3월 1.63%, 4월 1.68%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등포구 당산동 일대 일부 아파트는 목동아파트의 시세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올랐다. 당산동 삼성 래미안 4차는 평당 매매가가 최고 2200만원대를 호가할 정도다. 이 아파트 48평형의 현재 시세는 로열층 기준 10억원을 호가한다. 58평형은 올해 초에 비해 2억원가량 올랐고 33 평형도 1억원 정도 상승했다. 이밖에 문래동과 양평동 등 주변 지역 아파트 역시 올들어 2000만∼5000만원 정도 올랐다.
당산동 K공인 관계자는 “목동신시가지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변지역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최근에는 인접해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작은 아파트를 선호하는 추세에다 목동의 학원수요까지 옮겨 오면서 매물이 급속도로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서구 일대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가양동 대아동신아파트(1단지) 37평형은 올해 초 3억7000만∼4억원 수준이었으나 현재 1억원 안팎 올라 5억∼5억5000만원 수준을 호가할 정도다. 가양동 한강(한강타운)아파트 31평형은 올해 초 3억∼3억3000만원에서 현재 4억∼4억4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