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에 효정이네 고향에 다녀 왔다. 얼핏 본 들녘에 가을이 와 있었다. 아주 조금, 영화에서 술상을 벌려 놓고 기생을 옆에 끼고 술을 한 잔 먹다보면 주인공 기생이 들어올때 보면 버선발이 먼저 살짝 들어오고 뒤이어 기생의 속옷자락이 살짝 따라들어오면서 몸으로 이어져 얼굴이 잡힌다. 그렇듯 기생의 속옷 자락만큼 가을이 와있었다. 그래서 가을을 낚으러 가기로 하였다. 그래서 가능하면 북쪽 산을 잡았다. 경기 가평과 포천에 걸쳐 있는 운악산이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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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악산에는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3층 석탑이 있다. 아주 오래되었음 이라고 씌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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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등사 극락전은 신라 법흥왕때 인도의 승려 마라하미를 위하여 창건하였다고 한다. 신라 말기에 도선이 중창하고 다시 고려 희종(熙宗) 때 지눌이 재건하여 현등사라 이름하였다. 보조국사가 폐허화한 가람을 발견했을 때 절간은 황폐했지만 석등의 불빛만은 여전히 밝게 비치고 있어서 '현등(懸燈)'이라 이름붙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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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악산은 경기의 금강으로 소문이 난 산이다. 운악산을 오르다보면 나오는 병풍바위다. 가을에 이길을 오르면 병풍바위 골골에 단풍이 들어 금실 타래를 늘어 놓은 것 같아 보인다. 죽이는 풍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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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오르면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눈 둘곳이 없을 정도로 현란한 기암이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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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963미터인가 하는 표지석이 서 있고 뒤있는 바위에는 비호결사대 어쩌고 이곳은 6.25동란때 저쩌고 하는 낙서가 있다. 정상에서 증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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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섰다. 멀리 도봉산, 북한산, 불암산, 남산, 수락산, 관악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날은 눈길이 밝아서 그런지 남산의 남산타워라는 콘크리트 탑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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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등사가 내려다 보인다. 산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다 다른 맛이다. 그런데 오늘같은 여름의 끝자락을 끌고 가을의 초입에 들어설 때는 혼자서 가는 산 맛이 그럴듯 하다. 봄에는 만물이 불끈 불끈 솟구쳐 여기서 저기서 재잘거린다. 그 때는 개나 소나 때로 몰려 가도 산 냄새를 물씬 맡을 수 있다. 겨울은 몇이 어울려 소근 거리며 가는 산 멋이 있다. 오늘과 같은 가을의 초입에는 혼자서 발소리까지 죽여가면서 걷는 맛이 일미이다. 그럼 여름은 하고 묻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여름에는 집에 있는 것이 제일 상책이다. 더워 죽겄는디 뭔놈의 산은 산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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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악산 만경대는 금강산을 노래하고... 어쩌고 저쩌고라고 씌어 있다. 다알려고 하지 말고 직접가서 봐야 쓰것다. 이렇게 중얼거리면 한 바퀴를 도니까 댓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하늘을 한 번 보았다. 하늘 좋다. heaven과 sky의 차이를 알것다. 서울의 하늘은 sky 이곳 운악산의 하늘은 heaven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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