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9월6일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
밤새 빗소리가 나의 꿈속에서 놀았다. 토닥토닥 창문을 두드리다가 굵은 빗소리가 들리곤 했다, 에어컨도 돌아가지 않고 선풍기만 약하게 침대 머리맡에 두고 자고 있다. 얇은 이불로 배만 가리고 잠을 청하니 너무 행복해서 싱글벙글하면서 이리저리 뒤척인다. 무더위를 겪고 나니 선선한 바람이 반갑고도 반갑다.
수건을 홈쇼핑에서 20장을 샀다. 수건도 벼르고 별러 큰마음 먹고 저지른 일이다. 수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백일 기념 수건부터 현장 준공식 수건, 문학기행 기념 수건, 등등 스토리가 있는 수건이 화장실 수건 수납장에 차곡차곡 쌓여있다. 세탁을 많이 해서 말린 황태포처럼 뻣뻣한 수건도 버리지 못하고 사용한다. 수건이 어디 찢어지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서 낡아도 깨끗이 세탁해서 사용하다 보니 ‘새것으로 바꿔야지’ 라는 생각은 하는데 쉽지가 않다.
수건을 주문하고 나니 마음이 넉넉해졌다. 화장실 두 곳에 새 수건으로 바꿀 생각에 가슴이 뛴다. 새 것은 그대로 두고 뻣뻣한 수건은 시골집에 가져가서 허드렛일할 때 사용하면 된다. 흙투성이라 걸레가 많이 필요하다. 하나씩 집 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새로 바꾸니 그냥 행복해진다. 살림을 하는 맛을 알아간다고 할까?
하루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조금은 습한 날이었지만 좋은 벗들과 전화로 안부를 전하면서 박하사탕 같은 기분의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