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이의 글을 읽으면 어느새 옛 추억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것은 성철이가 글재주가 있다는 것......... 혹시 일기를 잘 쓴다고 칭찬해 주지 않았니? 잘하는 것은 한 가지씩은 꼭 칭찬을 해 주려고 노력했는데......
정말로 회충약을 먹는 시범을 보였겠지. 기억해줘서 아주 고맙고.. 옛날에는 채변 봉투를 꼭 재적수와 같게 내라고 성화였고 명령(?)이었지. 아침밥을 안먹어서 가져오지 못했다는 아이들을 휴지를 쥐어주며 화장실에 다녀 오도록 했으니 얼마나 비교육적인 일이었나 반성이 된다. 어쩔 수 없었지만.. 선생님들은 그 날이 되면,변이 든 비닐 봉투를 제대로 불로 지져 막아오지 못해서 냄새가 고약한 채변 봉투들을, 또 어느 것은 겉에 슬쩍 지문이 찍힌 것도 참아내며 숫자를 세어가며 차곡차곡 담았던 기억이 새롭다. 우습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지금 만약 이 상황이라면, 학부모와 교사들의 항의가 공존하리라...... 그래도 묵묵히 참았던 그 때가 더욱 인간적이라고 생각이 든다.
또 한가지, 94년도인가? 장티푸스 예방약을 돈 주고 사서 먹이는 것인데, 우리 반에 지능이 많이 떨어지는 자폐증을 앓는 아이가 옆에 서서 잘 쳐다보고 있기에 무엇인가 열중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내가 다른 애 약을 먹이는 잠깐 틈을 타서 약을 한 웅큼 빼앗아 어쩌면 그렇게 빨리 수돗가로 달려가서 한 입에 털어 넣고 먹고 말았는지. 다른 애들 약을 보건실을 통해서 여기저기서 주문해서 먹이는 일이 힘들었고 무엇보다 그 아이에게 해로울까 봐 걱정이 되어 병원으로 알아 본 결과 괜찮다고 해서 안심을 한 적이 있지. 너무나 당황스러웠던 일이야. 그 녀석은 다음날도 아무 일 없다는듯이 싱글벙글 웃으며 학교에 왔고, 나는 그 녀석이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약간의 안도감이 들었던 일이 기억난다.그 부모에게 전화했더니 약값은 보내주겠다고 하면서 해로워도 괜찮으니 걱정 마시라고 하는데 그 말이 참 슬프게 들렸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해로워서는 안될텐데......
*사실은 성철이 글 밑에 댓글을 달았는데 잘못했나 봐. 내용은 날라가고 이름만 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