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지역의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가운데 경상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위원장 고우현)는 지난 21일 밀양 신공항 입지 후보지를 둘러보고 있다.
공항관계자들과 항공관련 전문가들은 신국제공항 입지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문제로 △항공기 운항 여건(공역, 장애물, 기상조건) △환경(항공기 소음, 토지침해 정도) △공사비 △지상접근교통 등 네 가지를 들고 있다.
이처럼 직·간접적인 영향권역과 입지 고려사항들을 전제로 신공항 입지로 거론된 곳은 부산 가덕도 해상, 경남 밀양, 경남 하동 등 20여곳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최근 `해안이냐, 내륙이냐?`라는 논쟁으로 폭이 좁아지면서 사실상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으로 입지 대상이 좁혀지고 있다.
사통팔달 교통망으로 접근성 탁월
김해공항과 동시 운영 가능
공사비·소음·안전성 면에서도 유리
◇경남 밀양 VS 부산 가덕도
우선 안정성에서 밀양은 김해공항과 동시 운영 가능성은 물론, 진입표면 장애 구릉을 절취해 부지 성토용으로 활용할 수 있고 인근 주남저수지와도 6km 떨어져 있어 유리하다.
이에 비해 가덕도는 김해공항과 진입표면이 중복돼 있어 군사시설을 옮겨야 하는 등 동시운영이 불가능하다.
또 가덕수도의 이설이 검토되고 신항 및 공항 기능이 동시에 위축될 가능성이 크고 낙동강 하구 철새 서식지가 인접해 있다.
경제성에 비춰볼 때 밀양은 남부 경제권 전역에서의 접근성이 쉽고 2025년 2천189만여명의 여객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장래 확장부지 확보는 물론 공항도시와 배후단지 및 조성부지 확보가 유리해 12조여원의 공사비가 투입되면 된다.
가덕도는 남부 경제권에서의 접근성이 불리하고 가덕대교가 유일해 공항 접근성도 쉽지 않으며, 2025년 1천937만여명의 상대적으로 적은 여객수요와 21조여원의 많은 공사비가 투입돼야 한다.
가장 어렵고 중요하게 여기는 환경성에서도 밀양은 소음영향권 내 소규모 마을이 산재해 있어 소음이 적고 공항 마스터플랜에 따라 지역개발과 주거시설은 공항도시 이전 추진이 가능하다.
생태계 부문은 진입표면 절취에 따른 산지 훼손 때 절취 토사를 공항 부지 및 배후단지 성토용으로 활용하고 상위법령에 저촉되는 점도 없다.
가덕도는 소음영향권 내 집단 취락지가 적어 군용기, 비행절차 및 운용 기종에 따른 소음영향권의 변화가 예상된다.
또 주변지역 토취장 확보문제와 대규모 매립으로 인한 해양오염이 발생해 어민 및 환경단체의 반발이 예상되고 가덕도 동측 해상의 자연환경보전지역, 생태계보전지역, 습지보호지역의 피해와 후보지가 신항대기정박지와 중복돼 군항 보호구역 해제 절차가 어려워진다.
한편 김해공항의 확장은 우선 민간 독립 운영이 곤란한 군사공항으로 제2관문공항 기능을 수행하기는 불가능하고 공항 주변지역은 고질적 항공기 소음으로 민원이 남아 있어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하며 공항 주변 기존 장애물을 피할 수 없어 안전성 확보에도 곤란하다.
영남권 주민 연 243만명 인천공항 `왔다 갔다`
신공항 개항 5년후엔 10여조원 생산유발 효과
대구·경북 “국제공항 없으면 미래 없다” 강조
◇왜 밀양공항인가
결과적으로 현재 김해국제공항을 `남부권 거점공항`으로 사용하기엔 시설 자체의 한계와 안전 위험이 남아 있어 신공항 건설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와 있다.
경남발전연구원에 따르면 면적 대비 밀양은 밀양시 하남읍 하남평야 면적 1천750만㎡, 가덕도는 부산 가덕도 남측 해안 1천56만㎡이며 활주로 대비 밀양은 4.2km × 폭 60m 2본, 가덕도는 3.8km× 폭 60m 2본으로 공항면적이나 활주로 길이에서 밀양이 단연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
밀양은 김해공항의 공군부대를 이전할 필요가 없지만, 가덕도는 공군부대를 이전해야 하므로 군사, 안보적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고 진입표면에 가덕수도가 있어 높이 45m 이상의 대형 선박 운항 때 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에 남해안 주요 항구와 신항의 입출항 선박을 제한해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된다.
특히 접근성 부문에서 밀양과 가덕도는 비교되지 않는다.
밀양은 반경 100km 이내 영남권 5개 시도 중간에 있어 이용하기 쉽고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KTX와 연계한 장기적 항공수요도 탁월하며 대전, 충남, 호남 일부까지 항공수요 흡수가 가능하다.
밀양은 사통팔달의 편리한 교통망으로 연결돼 영남권 주요도시에서 1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하고 공항 이용에 따른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또 호남권 일부 지역까지 아우를 수 있어 1천520만 명 이상의 항공 이용 인구권역 형성이 가능하고 부산, 경남, 울산은 물론 항공화물 수요가 많은 대구·경북에서도 접근이 쉽다.
또한, 뭐니뭐니해도 밀양은 내륙공항으로 가덕도보다 공사비가 현저하게 적게 들고 연계교통망이 잘 구축돼 SOC 구축을 위한 추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밀양은 주변에 미개발 가용 토지가 많아 주변지역에 공항도시 및 복합물류단지 건설로 지역개발 파급 효과가 극대화 되나 가덕도는 입지적 여건상 영남권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신공항의 경제효과
국제공항이 없어 인천공항을 대신 이용하고 있는 영남권 주민들은 연간 243만명에 이른다.
부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동남권 지역의 국제선 이용자는 2006년 기준 461만8천명으로 전국 대비 14%를 차지하는데 이들 중 52.5%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용도 만만찮다. 부산발전연구원이 동남권 국제여객의 김해공항 대비 인천공항 이용에 따른 추가 접근비(시간가치 포함) 계산에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1조3천127억원이나 됐다.
2007년에서 2025년까지는 9조8천326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돼 신공항 건설비와 유사한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공항이 가져다주는 경제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대구·경북연구원은 2020년 신공항이 개항되면 5년 뒤인 2025년에는 공항을 이용하는 국제선 여객수요가 1천66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영혁 항공대 교수는 “신공항 개항 5년 후면 2조8천210억여원의 직접적인 편익과 12~17조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하고 30년 뒤에는 17조여원의 직접 편익을 얻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18만~26만 명의 고용 유발 효과와 2, 3조 원에 이르는 임금유발 효과 등 신공항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엄청나다는 분석이다.
◇관계기관 입장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영남권 신공항 유치를 위해 `1천만인 서명운동`과 함께 공개토론회와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영남인의 의지를 하나로 결집해 나가고 있음을 밝히고, 하늘길을 열어 세계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달라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강력히 건의했다.
임경호 대구상의 조사부장은 “버스로 4시간 걸리는 인천국제공항에 가는 시간과 비행기로 4시간이면 홍콩이나 마닐라, 방콕에 갈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바이어나 세계적인 석학을 지역으로 데려오기 쉽지 않다”고 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타지역은 세계화에 성큼 다가서고 있는데 대구는 이를 뒤받쳐 줄 변변한 국제공항이 없다 보니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기업·외자 유치도 불가능에 가깝다”며 “국제공항이 없으면 지역의 미래도 없다”고 강조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동남권역 전체에서 1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곳으로는 중심에 해당하는 곳이자 건설비용이나 접근성, 편리성 등을 종합한다면 밀양이 최적지이다”며 “가덕도의 경우 동·서부 경남권역 주민들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져 입지로서 어려운 점이 많다”고 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