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찌할지 모르겠습니다.
강부선 집사님이 요양원에 입원해 계십니다. 입원하신 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동안 잠깐 기도해 드리고 혹시나 해서 말을 걸어보고 손을 잡아드리고 돌아오곤 합니다. 늘 어떤 기도를 해드려야 하나 고민이지만 그 순간 마음에 담기는 기도를 합니다. 그런데 지난 목요일에 요양원을 나오면서 다음엔 맘이 아파서 그만 와야 하나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날, 기도를 하고 절 알아보지 못하시는 집사님을 보면서 ‘초원교회 목사에요.’하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얼굴이 밝아지면서 하시는 말씀이, ‘집에 가자구! 아이 좋아라!’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번 ‘집에 가자구!를 외치셨습니다. 얼마나 간절하신지 알기에 속상하고 그래도 집보다 요양원이 낫기에 모신 것이어서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가 너무 크지 싶습니다.
2. 깜빡 또는 모르고 가셨을 것입니다.
지난 목요일에 카페에서 책을 보면서 약속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주 가던 카페에 요즘에는 어르신들이 자주 오십니다. 앞 테이블에 어르신 네 분이 차와 빵을 시켜서 담소를 나누시고, 오른편에는 저보다 아래인 사람들이 동호회의 문제 때문에 좀 시끄럽게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큰지 본의 아니게 그 동호회 회장님이 왜 화가 났는지 알게 됐습니다. 주변의 많은 소리를 최대한 무시하면서 책에 집중을 하고 있었습니다. 프랑스 여행에 관한 책인데 언제 가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읽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앞에 계신 어르신들이 자리를 떠나시는 움직임을 소리로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한결 조용해졌구나 하면서 책을 보다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앞을 보니 탁자에 차와 빵 접시가 쟁반에만 정리해 놨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손님들도 그 자리를 보기만 하고 지나치고, 알바생도 몇 번 그냥 지나쳤습니다. 누군가 있는 자리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약속 시간이 돼서 일어날 때까지 그대로 놓여 있었습니다. 저녁이었기에 아마 영업시간이 끝날 때까지 그대로 있지 않나 싶습니다. 카페를 나오면서 그분들이 깜빡했거나 아니면 요즘 카페에서 정리해서 지정된 장소에 가져다 놓는다는 것을 모르셨지 싶었습니다. 저도 가끔은 새로운 것에 대해 두려운 이유가 몰라서 실수하지 않을까 하는 기우 때문입니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쌓이는 것도 있지만 쌓을 수 없는 것도 있음을 알아야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