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하원칙이 없는 삶이 있을까 싶다.
6하윈칙은 뉴스 기사 작성할 때 주로 쓴다.
'누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왜'이다. 순서를 살짝 바뀌어도 본질은 같다.
경찰수사에서는 6하 원칙 이외에 8하 원칙를 적용하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지, 누구와 함께 등을 더 묻는다.
남의 글을 읽으면 많은 정보와 지식, 지혜, 방법 등을 얻는다.
나는 딱딱한 책과 글을 읽었고, 단단하게 길들여진 조직체에서 근무한 탓일까? 때로는 무척이나 논리적으로 행동한다.
더러는 시골태생답게 인정과 감성으로 접근하지만 본질은 과학적이고 실증적인시각으로 접근한다. 즉 의문점을 갖고 반대의 상황도 가정하면서 맥을 집는다.
이런 습성이 남아서일까? 생활에서 보고 듣는 것, 일하는 것 위주로 생각하고 쓴 남의 글을 좋아한다. 또 나도 이런 류의 글을 쓴다. 나한테는 아무 것이나 다 글 소재가 된다. 어쩌면 시시껍절한 잡동사니인데도 글감 소재으로 본다.
그런데 문학카페에 들어와서 남의 글 읽으면 고개가 가우뚱한다.
문학카페이기에 글 길이가 긴 소설은 오르지 않는다. 단편, 중편, 장편, 대하소설은 카페에 오를 성질이 전혀 아니기에 길이가 아주 짧은 시(시조, 동시 등), 평론, 수필(산문), 일기 정도나 오른다.
이 가운데 내가 이해 못하는 것은 詩이다. 어떤 시는 불과 20자도 안 되고, 100자 미만도 많고, 대부분은 200자 이내이다. 300자 넘는 장편 시는 거의 없다고 본다.
평균 150자 정도의 짧은 글에서 나는 어떤 경험, 정보, 지식, 방법 등을 얻어낼 재간이 없다.
그냥 하나의 느낌과 영감에 불과하지 그 시 속에서는 어떤 실체, 실상을 꺼집어내지 못한다.
특히나 반복하는 단순 단어이다. 사물의 형상을 그려내는 물질단어가 아니라 감성, 느낌 등 추상적인 표현이 대부분이다.
요즈음의 내 삶에는 6하원칙이 거의 없다.
아흔일곱 살을 막 맞이한 어머니를 흙속에 묻고는 처자식이 있는 서울로 올라와서 사는데 서울은 나한테 할 일이 없다. 직장, 직업도 없다. 일거리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고, 갈 곳도 없기에 날마다 그냥 방안에 쑤셔박혔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가 뚜렷하지 않다. 무의미한 동작이다. 마치 고장난 녹음 테이프마냥 똑같이 반복된다. '제발 좀 바깥에 나가 바람이라도 쐬세요'라고 아내한테 지청구를 숱하게 들어도 할 일이 없이는 바깥에 공연히 나가고 싶지 않다.
예전 직장 다닐 때에는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를 날마다 업무일지에 남겨서 위에 보고해야 했다. 늘 변화가 있는 직장생활이었기에 보고서가 첩첩히 쌓였다.
그러나 퇴직한 뒤의 활동범위와 움직임은 똑같다. 언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가 거의 생각이 나지 않고, 특징이 전혀 없는 생활이 주는 무기력증이 늘어만 간다. 기억할 것이 적으니 추억거리도 회상할 건더기도 없다.
요즘 내가 하는 일이라고는 고작 컴퓨터를 켜서 인터넷 뉴스를 잠깐씩 들여다본다.
별 것도 아니다. 똑같은 판박이 수준의 내용이다. 6하원칙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쓴 기사들이 대부분이다. 얼렁뚱땅 그럴 듯하게 구색을 갖추나 의구심을 가지고 기사내용을 찬찬히 파고들면 헛구멍뿐이다. '했다더라' 수준이다. 남한테 들은 풍월을 다시 한번 옮겨 쓴다는 수준이다.
이런 뉴스를 보고도 어떤 영감이 떠오르면 다행이다.
어떤 힌트를 얻어서 나도 잡글 하나 쯤을 쓸 수 있기에.
아쉽게도 내가 쓰는 글이란 삶이 없고, 6하원칙이 들어 있지 않은 내용들이다. 실체가 없으니 군더기를 잔소리, 쓸데없는 단어만 길게 늘여서 쓴다.
나잇살 먹었으니 남한테 가르치려 드는 내용이 고작이다.
혼자 세상이치를 다 아는 것처럼 남한테 가르치고, 훈수하는 수준이다.
물기 마른 수건을 쥐어짜 봤자 맹물 몇 방울수준으로 자판기를 눌러서 잡글이나 긁적거긴다.
지친다.
왜 이렇게 재미없는 곳에서 놀지? 하는 회의가 자꾸만 든다.
남의 글과 사진으 보면 어떤 착느낌, 착상, 연상, 아이디어, 새로운 방법 등이 떠올라야 하는데 이런 것이 없다면?
이쯤 쓰고, 자야겠다.
첫댓글 아침이면 신문을 읽지요
예전에는 딱딱한 사설 까지 몽땅 읽었지만 요즘은
그리 못하지만요
글이 좋아서지요
우리나라 조간신문, 석간신문, 주간신문, 지역신문 등이 몇 종류인지는 짐작도 안 되네요.
아마 300종류도 훨씬 넘겼지요. 일간신문지만해도 200개가 훨씬 넘으니까요.
이 가운데 내가 보는 것은 1 ~2종류. 신문사마다 기사 쓰는 방향이 정해져서.... 편견일 수도 있지요.
저는 대학시절에 보기시작했던 동아일보를 아마 30년도 더 넘게 보다가 어느 순간에는 집어치웠지요. 친일신문, 친여신문이라는 게 자꾸만 드러나서... 지금은 다른 신문으로 바꿨지요.
신문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성향에 다르겠지요.
저는 따치고 파고 드는 성격이라서 늘 의문을 캐려고 하지요. 그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고요.
문학글도요.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