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균은 2005년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였던 호주의 배리 마셜 박사가 출연한 유산균 음료의 광고로 인해 대중에 많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 균이 발견된 이후 많은 연구들을 통해 여러 질병들과 연관성이 있음이 보고되었는데, 전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 성인의 감염률은 약
60~70% 정도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특히 헬리코박터균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인 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헬리코박터균을 1급 발암 요인으로 규정하고 있어 제균 치료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하는데요. 그렇다면 헬리코박터균의 치료만으로 위암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일까요?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모든 사람들이 제균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
사실 헬리코박터균이 급성 및 만성 위염, 비궤양성 소화불량,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 여러 위장관 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었으나, 위암과의 관련성은 아직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또한 모든 헬리코박터균이 질병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특정 헬리코박터균만이 질병을 일으킬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균에 감염되어 있다 할지라도 감염자 모두가 일괄적으로 제균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으며, 아래의 상황에 있는 경우에 한해 선별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어 있으면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이 있는 경우
▶ 변연부 B세포 림프종을 앓는 경우
▶ 위암 절제술을 한 환자의 경우
또한 위염이 심하거나 소화불량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담당의사의 판단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으며, 조기 위암을 진단받은 환자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어 있다면 암에 대한 치료 전, 또는 치료 후에 제균 치료를 받을 것이 권장됩니다.
위암 예방에는 정기적인 검진과 올바른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
헬리코박터균이 위암 발병 인자로 알려지면서 위암의 예방 및 재발 방지를 위해 2008년부터 법정 비급여 치료로 인정되기 시작하였으나, 위암을 예방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정기적인 검진과 올바른 생활습관을 잘 유지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40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2년에 한 번씩은 내시경이나 위 조영술 같은 방법으로 위암 검진을 받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2010년 통계에 따르면 검진 대상자 중 약 40% 정도만이 검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검진을 잘 받는 것만으로 위암의 예방뿐만 아니라 위암이 발생하더라도 완치율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반드시 받아야 하겠습니다.
또한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기름진 음식, 불에 탄 음식, 부패한 음식, 질산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어릴 때부터 삼가도록 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포함하는 균형적인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흡연자가 위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에 비해 3~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을 하도록 합니다.